타임 표지 등장한 젤렌스카 여사 광폭 행보…“국민 상처 치유해야”

입력 2022.07.16 (08:03) 수정 2022.07.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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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차림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여성의 흑백 사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인사를 표지 인물로 선정하는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달 25일(현지시간) 발간 예정호 표지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실었습니다.

그는 전쟁 초기, 러시아의 암살 시도에 대비해 두 자녀를 데리고 은신처에 머물렀지만, 전쟁 10주 차부터는 외국 언론과 잇달아 인터뷰를 하는 등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 젤렌스카 여사 타임 표지 등장…"국민 트라우마 치유해야"

지난달 20일 인터뷰를 진행한 타임은 '그녀의 사적 전쟁'이라는 제목을 달고 전쟁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국민을 치유하려는 그의 노력을 조명했습니다.

남편이 서방의 지원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젤렌스카 여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5월부터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상담 전화도 개설하면서 심리치료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1,500만 명이 정신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침공 이후 70만 명으로 늘어난 군인 중 다수도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끝나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치료하지 않으면 국가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소련 체제에서 우크라이나인은 트라우마를 숨기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그때는 알아서 해결하고 극복해야지, 불평하면 약한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부부도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매일 그들(국민)의 소식을 접하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심리 상태도 온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전쟁을 4개월간 치른 시점에서 그 누구도 괜찮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 트위터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 트위터

■ 트위터 활동 시작…"러시아 범죄 세계에 알릴 것"

젤렌스카 여사는 9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소셜 네트워크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그는 첫 트윗으로 "전차와 미사일에 앞서 항상 선전과 허위 정보가 선행된다"며 "오늘날 우리의 주요 임무는 가능한 모든 도구를 이용해 러시아의 범죄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카 여사의 트윗에 대해 "러시아는 전쟁터뿐 아니라 언론 공간에서도 막대한 자원을 동원해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생산·유포하는 등 전면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소통 채널을 사용해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지금부터 영부인의 정보 전선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트위터에 한국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핵무기로 위협하는 이웃과 사는 것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전쟁에서 살아남아 기적 같은 경제 성장을 이뤄낸 한국은 나에게 용기를 준다"고 적었습니다.


■ 아시아 언론 최초 KBS와 인터뷰…"'남의 전쟁'이란 없다"

젤렌스카 여사는 12일, KBS와 화상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아시아 언론으로는 최초였는데, 그는 "진실한 보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군사적 전쟁뿐 아니라, 정보전도 함께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터뷰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여전히 우크라이나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며 민간인 주거 시설이 매일 폭격을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건 국민들의 전쟁 트라우마입니다. 특히 평화 속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K팝 연예인들의 사진이 있는 공책에 러시아 점령 하의 생활에 대한 일기를 쓰고 있다며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돕는 것이 어른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 물에 빠지면 죽거나 헤엄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헤엄쳐 나갈 겁니다"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남의 전쟁'이라는 것은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중단으로 촉발된 식량난 등 전쟁은 결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전문] “‘남의 전쟁’이란 없다…트라우마 치유에 한국 기술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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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임 표지 등장한 젤렌스카 여사 광폭 행보…“국민 상처 치유해야”
    • 입력 2022-07-16 08:03:00
    • 수정2022-07-16 08:03:17
    세계는 지금

정장 차림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여성의 흑백 사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인사를 표지 인물로 선정하는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달 25일(현지시간) 발간 예정호 표지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실었습니다.

그는 전쟁 초기, 러시아의 암살 시도에 대비해 두 자녀를 데리고 은신처에 머물렀지만, 전쟁 10주 차부터는 외국 언론과 잇달아 인터뷰를 하는 등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 젤렌스카 여사 타임 표지 등장…"국민 트라우마 치유해야"

지난달 20일 인터뷰를 진행한 타임은 '그녀의 사적 전쟁'이라는 제목을 달고 전쟁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국민을 치유하려는 그의 노력을 조명했습니다.

남편이 서방의 지원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젤렌스카 여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5월부터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상담 전화도 개설하면서 심리치료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1,500만 명이 정신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침공 이후 70만 명으로 늘어난 군인 중 다수도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끝나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치료하지 않으면 국가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소련 체제에서 우크라이나인은 트라우마를 숨기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그때는 알아서 해결하고 극복해야지, 불평하면 약한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부부도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매일 그들(국민)의 소식을 접하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심리 상태도 온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전쟁을 4개월간 치른 시점에서 그 누구도 괜찮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 트위터
■ 트위터 활동 시작…"러시아 범죄 세계에 알릴 것"

젤렌스카 여사는 9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소셜 네트워크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그는 첫 트윗으로 "전차와 미사일에 앞서 항상 선전과 허위 정보가 선행된다"며 "오늘날 우리의 주요 임무는 가능한 모든 도구를 이용해 러시아의 범죄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카 여사의 트윗에 대해 "러시아는 전쟁터뿐 아니라 언론 공간에서도 막대한 자원을 동원해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생산·유포하는 등 전면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소통 채널을 사용해 전쟁의 진실을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지금부터 영부인의 정보 전선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트위터에 한국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핵무기로 위협하는 이웃과 사는 것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전쟁에서 살아남아 기적 같은 경제 성장을 이뤄낸 한국은 나에게 용기를 준다"고 적었습니다.


■ 아시아 언론 최초 KBS와 인터뷰…"'남의 전쟁'이란 없다"

젤렌스카 여사는 12일, KBS와 화상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아시아 언론으로는 최초였는데, 그는 "진실한 보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군사적 전쟁뿐 아니라, 정보전도 함께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터뷰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여전히 우크라이나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며 민간인 주거 시설이 매일 폭격을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건 국민들의 전쟁 트라우마입니다. 특히 평화 속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K팝 연예인들의 사진이 있는 공책에 러시아 점령 하의 생활에 대한 일기를 쓰고 있다며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돕는 것이 어른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 물에 빠지면 죽거나 헤엄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헤엄쳐 나갈 겁니다"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남의 전쟁'이라는 것은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중단으로 촉발된 식량난 등 전쟁은 결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전문] “‘남의 전쟁’이란 없다…트라우마 치유에 한국 기술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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