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 언제 끝날까?…동쪽 막아 선 ‘고기압 장벽’ 주목

입력 2022.07.20 (18: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 날씨 참 희한하다 생각하는 분들 많으시죠?

7월 날씨는 장마가 이어지다 폭염으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인데요. 올해는 정반대입니다.

이달 초만 해도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경북 경산은 38도, 3일에는 서울 강동이 37.6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무렵 낮에는 전국 곳곳 35도를 넘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며 밤낮없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비도 오락가락했습니다. 장마철인데 비는 며칠을 빼고는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장마가 끝났나?'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많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최근, 날씨 경향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비가 잦아지고, 특히 중부 지방의 폭염은 한풀 꺾였는데요. 이렇게 7월 날씨가 역주행하는 이유가 뭘까요?

■ '블로킹'이 가져온 '역주행 날씨'

바로 대기의 흐름이 한 곳에 정체되는  '블로킹 현상' 때문입니다.

중위도 상공의 공기 흐름은 일반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릅니다. 하지만 대기의 흐름이 느려지는 '블로킹' 현상이 생기게 되면 공기의 흐름이 남북으로 출렁이면서 한 자리에 머물게 되는데요. 이럴 경우 한 지역에서 계속 비슷한 날씨가 이어지게 됩니다.

이 블로킹 때문에 세계 각국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최근 북반구 전반적으로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는 강한 폭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맑은 날씨 속에 뜨거운 공기가 블로킹에 막혀 한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입니다. 우리나라 블로킹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요.


위 그림에서 보듯 한반도 먼 북동쪽 러시아 캄차카 반도 부근에 고기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이 고기압이 장벽처럼 공기 흐름을 막아서면서 한반도에는 오히려 찬 성질의 저기압이 파고 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블로킹, 요즘 정점에 달해있는데, 위력도 다른 나라보다 강력합니다. 이렇다 보니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계속해서 우리나라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요즘 중부지방에서 폭염이 한풀 꺾인 이유입니다.


이번에는 장마 상황을 보겠습니다.

최근 위성 영상을 보면 장마 전선은 중국 남부에서 일본 열도까지 내려가 있는데요. 이달 초 북한까지 올라갔던 장마전선이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에 밀려 장마 끝자락에 오히려 더 남쪽으로 내려가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올해 장마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 올해 장마 언제 끝나나?

일단 이번 주 장맛비 상황부터 점검해 보겠습니다.

지난 월요일 이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장맛비는 오늘(20일) 밤부터 내일(21일) 오전까지 전국에 내립니다. 장마전선에 동반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충청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는데요.


충청권 남부,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20~70mm, 남해안에는 많게는 80mm를 넘게 내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충청 북부와 경북 북부는 5~30mm,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도는 5mm 내외가 예상됩니다.

특히, 내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남해안을 중심으로는 돌풍과 함께 벼락을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겠습니다. 안전 사고와 시설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맛비는 내일 오전 대부분 소강상태를 보이다 주말에 한 차례 더 장맛비를 뿌립니다.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 사이에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내일과 주말 모두 비가 주로 밤사이에 내리고, 낮에는 기온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겠습니다.

정리하면, 주말까지 비→더위→비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마 기간은 많이는 아니지만, 예년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은 중부와 남부, 그리고 제주 지역으로 나누어서 분석합니다.

제주의 평년 장마 종료일은 7월 20일입니다. 제주도에는 주말에도 장맛비가 예상되기 때문에 최소 4일은 길어지는 건데요.

중부와 남부 지역의 평년 장마 종료일은 각각 7월 26일과 24일입니다. 오늘 기준으로 기상청의 30일까지의 중기 예보 상으로는 남부 지역은 이번 주말까지, 중부 지역은 27일인 다음 주 수요일에도 비가 오고 이후로는 비 예보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이 전망대로라면 다음 주 수요일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뒤덮으면서 장마가 끝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부 지역은 장마철이 평년보다 하루 더 길어지게 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블로킹 현상은 일반적인 대기의 흐름에서 벗어난 형태이기 때문에 수치 예보 모델의 정확도가 매우 낮아지게 됩니다.

장마 종료일도 중요하지만,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발생하는 이번 장마철, 마지막까지 비 피해, 폭염 피해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올해 장마 언제 끝날까?…동쪽 막아 선 ‘고기압 장벽’ 주목
    • 입력 2022-07-20 18:31:07
    취재K

요즘 날씨 참 희한하다 생각하는 분들 많으시죠?

7월 날씨는 장마가 이어지다 폭염으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인데요. 올해는 정반대입니다.

이달 초만 해도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경북 경산은 38도, 3일에는 서울 강동이 37.6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무렵 낮에는 전국 곳곳 35도를 넘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며 밤낮없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비도 오락가락했습니다. 장마철인데 비는 며칠을 빼고는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장마가 끝났나?'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많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최근, 날씨 경향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비가 잦아지고, 특히 중부 지방의 폭염은 한풀 꺾였는데요. 이렇게 7월 날씨가 역주행하는 이유가 뭘까요?

■ '블로킹'이 가져온 '역주행 날씨'

바로 대기의 흐름이 한 곳에 정체되는  '블로킹 현상' 때문입니다.

중위도 상공의 공기 흐름은 일반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릅니다. 하지만 대기의 흐름이 느려지는 '블로킹' 현상이 생기게 되면 공기의 흐름이 남북으로 출렁이면서 한 자리에 머물게 되는데요. 이럴 경우 한 지역에서 계속 비슷한 날씨가 이어지게 됩니다.

이 블로킹 때문에 세계 각국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최근 북반구 전반적으로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는 강한 폭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맑은 날씨 속에 뜨거운 공기가 블로킹에 막혀 한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입니다. 우리나라 블로킹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요.


위 그림에서 보듯 한반도 먼 북동쪽 러시아 캄차카 반도 부근에 고기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이 고기압이 장벽처럼 공기 흐름을 막아서면서 한반도에는 오히려 찬 성질의 저기압이 파고 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블로킹, 요즘 정점에 달해있는데, 위력도 다른 나라보다 강력합니다. 이렇다 보니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계속해서 우리나라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요즘 중부지방에서 폭염이 한풀 꺾인 이유입니다.


이번에는 장마 상황을 보겠습니다.

최근 위성 영상을 보면 장마 전선은 중국 남부에서 일본 열도까지 내려가 있는데요. 이달 초 북한까지 올라갔던 장마전선이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에 밀려 장마 끝자락에 오히려 더 남쪽으로 내려가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올해 장마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 올해 장마 언제 끝나나?

일단 이번 주 장맛비 상황부터 점검해 보겠습니다.

지난 월요일 이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장맛비는 오늘(20일) 밤부터 내일(21일) 오전까지 전국에 내립니다. 장마전선에 동반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충청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는데요.


충청권 남부,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20~70mm, 남해안에는 많게는 80mm를 넘게 내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충청 북부와 경북 북부는 5~30mm,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도는 5mm 내외가 예상됩니다.

특히, 내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남해안을 중심으로는 돌풍과 함께 벼락을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겠습니다. 안전 사고와 시설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맛비는 내일 오전 대부분 소강상태를 보이다 주말에 한 차례 더 장맛비를 뿌립니다.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 사이에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내일과 주말 모두 비가 주로 밤사이에 내리고, 낮에는 기온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겠습니다.

정리하면, 주말까지 비→더위→비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마 기간은 많이는 아니지만, 예년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은 중부와 남부, 그리고 제주 지역으로 나누어서 분석합니다.

제주의 평년 장마 종료일은 7월 20일입니다. 제주도에는 주말에도 장맛비가 예상되기 때문에 최소 4일은 길어지는 건데요.

중부와 남부 지역의 평년 장마 종료일은 각각 7월 26일과 24일입니다. 오늘 기준으로 기상청의 30일까지의 중기 예보 상으로는 남부 지역은 이번 주말까지, 중부 지역은 27일인 다음 주 수요일에도 비가 오고 이후로는 비 예보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이 전망대로라면 다음 주 수요일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뒤덮으면서 장마가 끝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부 지역은 장마철이 평년보다 하루 더 길어지게 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블로킹 현상은 일반적인 대기의 흐름에서 벗어난 형태이기 때문에 수치 예보 모델의 정확도가 매우 낮아지게 됩니다.

장마 종료일도 중요하지만,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발생하는 이번 장마철, 마지막까지 비 피해, 폭염 피해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