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李 빼고 다 뭉치자”…후보들에게 물었더니

입력 2022.07.21 (17:32) 수정 2022.07.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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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을 8·28 전당대회.

최대 관심은 내후년 총선을 지휘할 당권을 누가 쥐느냐일 겁니다. 후보로는 박용진, 김민석, 이동학, 이재명, 강훈식, 강병원, 박주민, 설훈(기호순) 등 8명이 등록했습니다. 당 대표 선거는 오는 28일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3명이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컷오프를 일주일 앞둔 오늘(18일), 단일화 제안이 나왔습니다.

대세론을 형성 중인 이재명 의원에 맞서 "나머지 후보들이 예비경선 이후 단일화를 미리 약속하자"는 제안으로,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인 강병원 의원이 꺼냈습니다.

■ 입장 엇갈린 '양강양박'

이런 제안에 이재명 의원을 뺀 다른 후보들 입장은 엇갈렸습니다.

우선 '97그룹' 안에서도 온도 차가 있었습니다. 이른바 '양강양박'이라 불리는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은 오늘 '재선 의원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단일화엔 모두 열려 있다"면서도 시기와 방법에는 이견을 보였습니다.

먼저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의원은 우리 당의 혁신 주체가 아닌 쇄신 대상"이라며 단일화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강훈식 의원은 "지금은 비전을 낼 시간이라 본다.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맞는지 모르겠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다만 "컷오프 이후에는 열어놓고 논의해볼 수 있다"며 여지를 뒀습니다.

박주민 의원도 "컷오프를 못 박고 무조건 (단일화) 하자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개인적인 판단은 아직 좀 이른 것 같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 사진 왼쪽부터 후보자인 박주민, 강병원 의원, 사회를 맡은 정춘숙 의원, 후보자인 강훈식,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 사진 왼쪽부터 후보자인 박주민, 강병원 의원, 사회를 맡은 정춘숙 의원, 후보자인 강훈식, 박용진 의원.

■ 설훈은 '찬성'…김민석·이동학은 반대

97그룹 외 나머지 후보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먼저 이낙연계인 설훈 의원과 '86 그룹' 김민석 의원. 두 사람은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방법과 시기를 두고는 이견을 보였습니다.

설훈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전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예비경선 전 단일화에 동의하는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한다면 참석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예비경선이 일주일 남아 물리적으로 단일화가 어렵겠지만, 그 전에라도 할 수 있다면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반면 김민석 의원은 SNS를 통해 "지금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컷오프 전 단일화’라는 말을 듣도 보도 못했다"며 "컷오프가 두려우면 출마를 안 하는 것이 맞다"며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김 의원은 특히 "97그룹이 단일화를 전제로 나왔으면 자체적으로 먼저 하면 된다"며 "출마의 명분과 전제였던 97 단일화 문제도 정리 못 하고, 툭 던지듯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습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누군가를 반대할 목적의 '공학적' 단일화는 당원들과 국민께 어떤 감동과 희망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컷오프 이후 단일화'는 제안자인 강병원 의원을 포함해 박용진, 설훈 의원 등 3명의 동의를 얻고 있는 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 이재명은 침묵…李 측 "파급력 없을 것"

이와 관련해 이재명 의원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은 현재 의정 활동 등 최소한의 공식 일정을 수행하며, 예비경선의 당락을 결정할 중앙위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를 하더라도 각 후보 간 비전이나 지향하는 점이 달라 파급력이 없을 것"이라며 "예비경선부터 단일화 움직임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재명 대세론'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또 "이재명 의원이 이기는 건 상수고, 어떻게 이기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무난하게 이겨선 개혁 동력을 얻지 못할 거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이기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본선에서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1대 1 구도'는 선명해질 겁니다. 이 경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깨뜨릴 수 있다는 게 비(非) 이재명계 의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인포그래픽: 원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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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1 17:32:47
    • 수정2022-07-21 17:34:43
    여심야심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을 8·28 전당대회.

최대 관심은 내후년 총선을 지휘할 당권을 누가 쥐느냐일 겁니다. 후보로는 박용진, 김민석, 이동학, 이재명, 강훈식, 강병원, 박주민, 설훈(기호순) 등 8명이 등록했습니다. 당 대표 선거는 오는 28일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3명이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컷오프를 일주일 앞둔 오늘(18일), 단일화 제안이 나왔습니다.

대세론을 형성 중인 이재명 의원에 맞서 "나머지 후보들이 예비경선 이후 단일화를 미리 약속하자"는 제안으로,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인 강병원 의원이 꺼냈습니다.

■ 입장 엇갈린 '양강양박'

이런 제안에 이재명 의원을 뺀 다른 후보들 입장은 엇갈렸습니다.

우선 '97그룹' 안에서도 온도 차가 있었습니다. 이른바 '양강양박'이라 불리는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은 오늘 '재선 의원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단일화엔 모두 열려 있다"면서도 시기와 방법에는 이견을 보였습니다.

먼저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의원은 우리 당의 혁신 주체가 아닌 쇄신 대상"이라며 단일화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강훈식 의원은 "지금은 비전을 낼 시간이라 본다.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맞는지 모르겠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다만 "컷오프 이후에는 열어놓고 논의해볼 수 있다"며 여지를 뒀습니다.

박주민 의원도 "컷오프를 못 박고 무조건 (단일화) 하자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개인적인 판단은 아직 좀 이른 것 같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 사진 왼쪽부터 후보자인 박주민, 강병원 의원, 사회를 맡은 정춘숙 의원, 후보자인 강훈식, 박용진 의원.
■ 설훈은 '찬성'…김민석·이동학은 반대

97그룹 외 나머지 후보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먼저 이낙연계인 설훈 의원과 '86 그룹' 김민석 의원. 두 사람은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방법과 시기를 두고는 이견을 보였습니다.

설훈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전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예비경선 전 단일화에 동의하는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한다면 참석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예비경선이 일주일 남아 물리적으로 단일화가 어렵겠지만, 그 전에라도 할 수 있다면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반면 김민석 의원은 SNS를 통해 "지금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컷오프 전 단일화’라는 말을 듣도 보도 못했다"며 "컷오프가 두려우면 출마를 안 하는 것이 맞다"며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김 의원은 특히 "97그룹이 단일화를 전제로 나왔으면 자체적으로 먼저 하면 된다"며 "출마의 명분과 전제였던 97 단일화 문제도 정리 못 하고, 툭 던지듯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습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누군가를 반대할 목적의 '공학적' 단일화는 당원들과 국민께 어떤 감동과 희망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컷오프 이후 단일화'는 제안자인 강병원 의원을 포함해 박용진, 설훈 의원 등 3명의 동의를 얻고 있는 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 이재명은 침묵…李 측 "파급력 없을 것"

이와 관련해 이재명 의원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은 현재 의정 활동 등 최소한의 공식 일정을 수행하며, 예비경선의 당락을 결정할 중앙위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를 하더라도 각 후보 간 비전이나 지향하는 점이 달라 파급력이 없을 것"이라며 "예비경선부터 단일화 움직임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재명 대세론'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또 "이재명 의원이 이기는 건 상수고, 어떻게 이기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무난하게 이겨선 개혁 동력을 얻지 못할 거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이기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본선에서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1대 1 구도'는 선명해질 겁니다. 이 경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깨뜨릴 수 있다는 게 비(非) 이재명계 의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인포그래픽: 원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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