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변이’ 확진자 3명째…정말 이게 전부일까?

입력 2022.07.22 (15:47) 수정 2022.07.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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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타우로스’ 변이 첫 발견지 인도‘켄타우로스’ 변이 첫 발견지 인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75 변이 국내 확진자가 1명 추가로 확인됐다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14일 국내 첫 BA.2.75 확진자가 나온 뒤 세 번째 사례입니다.

■ '켄타우로스 변이'…면역 회피성·전파력 높아

'켄타우로스 변이'라고도 불리는 BA.2.75는 5월 26일 인도에서 최초로 확인됐습니다. 현재는 영국, 캐나다, 미국 등 10여 개 국가로 퍼진 상황입니다.

주목할 것은 바이러스 껍질인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변이 숫자입니다. 변이 숫자가 36개인데,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렸던 BA.2보다 8개나 많습니다. 이렇게 많은 단백질 변이 때문에 기존 바이러스와 다르다는 의미로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많을수록 백신이나 감염으로 얻은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이 강합니다.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이미 코로나에 걸렸었던 사람도 다시 걸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재유행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BA.5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확산 속도는 BA.5 변이의 3.24배에 달했습니다.

면역 회피성이 높고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재유행이 더 큰 규모로,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BA.2.75가 기존 변이보다 얼마나 위중증이나 사망을 더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분석이 진행 중입니다.

■ 국내 감염사례 3건 불과하지만…추가 감염 사례 가능성 커

지금까지 국내에는 총 3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국내 BA.2.75변이 첫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60대였습니다. 이달 8일 증상이 나타났고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질병청은 확진자가 감염 가능 기간 중 해외여행력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BA.2.75 변이에 감염된 다른 확진자에게 옮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 사례는 청주에 사는 외국인으로 5일 인도에서 입국해 이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2주 후에 BA.2.75 감염자로 분류됐습니다. 첫 번째 확진자보다 먼저 감염됐음에도 뒤늦게 그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그리고 오늘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50대가 추가 확인됐습니다. 이달 18일 증상이 나타나 다음 날인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는 가벼운 증상을 보여 현재 재택치료 중입니다.

방역 당국은 BA.2.75 감염 사례 3건의 역학적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각자 다른 경로로 감염됐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3명의 확진자 말고도 더 많은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퍼져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이렇게 이미 BA.2.75 변이가 지역 사회에 퍼지고 있는데도 제대로 감지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 변이 확인에 2주 걸리는 이유는?

실제로 BA.2.75 변이 확인 속도는 더딥니다. 두 번째 확진자의 경우 확진 후 약 2주가 지나서야 변이가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확인 속도가 느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질병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변이 분석은 방법은 3가지입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3만 개를 전수 검사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 그리고 바이러스의 껍질 부분인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 4천 개를 분석하는 '타겟 유전체 분석', 마지막으로 '변이 PCR 검사법'이 그것입니다.

변이 PCR 검사의 경우 지역 각지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가능하지만, 알파, 델타, 오미크론 등 '큰 줄기'의 변이 확인만 가능합니다. 오미크론 변이라는 것은 알아도 BA.2 변이인지 BA.5 변이인지 BA.2.75 변이인지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전장 유전체 분석과 타겟 유전체 분석의 경우 오미크론의 세부 계통 변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두 검사는 충북 오송에 있는 질병관리청에서 대부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국, 각 지역에서 확보된 표본을 질병청으로 보낸 뒤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통상 2주 정도 걸리는 겁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확진자와 세 번째 확진자의 경우 2~3일 만에 BA.2.75 변이에 감염된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두 확진자 모두 '인천'에서 확진됐다는 데 있습니다.

인천과 광주의 보건환경연구원에선 전장 유전체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역 보건소에서 받은 검체를 신속하게 검사해 확진자가 감염된 바이러스가 BA.2.75라는 것을 비교적 빨리 알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인천과 광주 외의 대다수 지역에서 변이 분석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변이 분석을 좀 더 빠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질병청 관계자는 "지역 보건소에서 BA.2.75 등 주요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확진자의 검체를 질병청에 직접 보낸다면 보다 빠른 변이 분석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역 보건소의 인력 사정과 보건소의 주된 기능이 확진자 관리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변이 분석 더 많이 할 수는 없나?

속도를 빨리할 수 없다면, 변이 검사량이라도 늘려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현재 질병청은 매주 1,500~1,600개의 검체를 가지고 변이 분석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기 분석량을 늘려 검사하면 BA.2.75 등 변이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퍼졌는지 더 정확히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질병청 관계자는 "하루 확진자 수와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럽 CDC에서 권고한 검체 분석량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매주 1,500건 정도"라며 "현재 유행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변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변이 분석을 하는 질병청 직원은 5명"이라면서 "무작정 변이 분석량을 늘리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변이 분석 검체의 '대표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PCR 검사에 사용된 검체만 변이 분석에 사용하고 있는데, 많은 확진자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는 만큼 이를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질병청 관계자는 "변이 검체를 추출할 때 연령별 확진자 비율과 동일하게 검체를 추출하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만, 질병청은 해외유입 확진자에 대한 변이 분석은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취재 결과 현재 질병청은 해외유입 확진자 검체의 50~70% 정도에 대한 변이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BA.2.75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인도 입국자 확진자 검체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질병청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이미 지역사회에 BA.2.75 변이가 퍼져있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BA.2.75 변이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2주 걸리는 변이 분석 과정에 들어가 있는 검체 중에서도 BA.2.75 변이 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코로나 재유행 상황에서 BA.2.75 변이까지 확산한다면, 유행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자율적인 방역과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이 함께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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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켄타우로스 변이’ 확진자 3명째…정말 이게 전부일까?
    • 입력 2022-07-22 15:47:39
    • 수정2022-07-22 15:48:07
    취재K
‘켄타우로스’ 변이 첫 발견지 인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75 변이 국내 확진자가 1명 추가로 확인됐다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14일 국내 첫 BA.2.75 확진자가 나온 뒤 세 번째 사례입니다.

■ '켄타우로스 변이'…면역 회피성·전파력 높아

'켄타우로스 변이'라고도 불리는 BA.2.75는 5월 26일 인도에서 최초로 확인됐습니다. 현재는 영국, 캐나다, 미국 등 10여 개 국가로 퍼진 상황입니다.

주목할 것은 바이러스 껍질인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변이 숫자입니다. 변이 숫자가 36개인데,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렸던 BA.2보다 8개나 많습니다. 이렇게 많은 단백질 변이 때문에 기존 바이러스와 다르다는 의미로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많을수록 백신이나 감염으로 얻은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이 강합니다.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이미 코로나에 걸렸었던 사람도 다시 걸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재유행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BA.5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확산 속도는 BA.5 변이의 3.24배에 달했습니다.

면역 회피성이 높고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재유행이 더 큰 규모로,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BA.2.75가 기존 변이보다 얼마나 위중증이나 사망을 더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분석이 진행 중입니다.

■ 국내 감염사례 3건 불과하지만…추가 감염 사례 가능성 커

지금까지 국내에는 총 3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국내 BA.2.75변이 첫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60대였습니다. 이달 8일 증상이 나타났고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질병청은 확진자가 감염 가능 기간 중 해외여행력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BA.2.75 변이에 감염된 다른 확진자에게 옮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 사례는 청주에 사는 외국인으로 5일 인도에서 입국해 이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2주 후에 BA.2.75 감염자로 분류됐습니다. 첫 번째 확진자보다 먼저 감염됐음에도 뒤늦게 그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그리고 오늘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50대가 추가 확인됐습니다. 이달 18일 증상이 나타나 다음 날인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는 가벼운 증상을 보여 현재 재택치료 중입니다.

방역 당국은 BA.2.75 감염 사례 3건의 역학적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각자 다른 경로로 감염됐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3명의 확진자 말고도 더 많은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퍼져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이렇게 이미 BA.2.75 변이가 지역 사회에 퍼지고 있는데도 제대로 감지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 변이 확인에 2주 걸리는 이유는?

실제로 BA.2.75 변이 확인 속도는 더딥니다. 두 번째 확진자의 경우 확진 후 약 2주가 지나서야 변이가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확인 속도가 느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질병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변이 분석은 방법은 3가지입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3만 개를 전수 검사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 그리고 바이러스의 껍질 부분인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 4천 개를 분석하는 '타겟 유전체 분석', 마지막으로 '변이 PCR 검사법'이 그것입니다.

변이 PCR 검사의 경우 지역 각지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가능하지만, 알파, 델타, 오미크론 등 '큰 줄기'의 변이 확인만 가능합니다. 오미크론 변이라는 것은 알아도 BA.2 변이인지 BA.5 변이인지 BA.2.75 변이인지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전장 유전체 분석과 타겟 유전체 분석의 경우 오미크론의 세부 계통 변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두 검사는 충북 오송에 있는 질병관리청에서 대부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국, 각 지역에서 확보된 표본을 질병청으로 보낸 뒤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통상 2주 정도 걸리는 겁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확진자와 세 번째 확진자의 경우 2~3일 만에 BA.2.75 변이에 감염된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두 확진자 모두 '인천'에서 확진됐다는 데 있습니다.

인천과 광주의 보건환경연구원에선 전장 유전체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역 보건소에서 받은 검체를 신속하게 검사해 확진자가 감염된 바이러스가 BA.2.75라는 것을 비교적 빨리 알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인천과 광주 외의 대다수 지역에서 변이 분석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변이 분석을 좀 더 빠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질병청 관계자는 "지역 보건소에서 BA.2.75 등 주요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확진자의 검체를 질병청에 직접 보낸다면 보다 빠른 변이 분석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역 보건소의 인력 사정과 보건소의 주된 기능이 확진자 관리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변이 분석 더 많이 할 수는 없나?

속도를 빨리할 수 없다면, 변이 검사량이라도 늘려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현재 질병청은 매주 1,500~1,600개의 검체를 가지고 변이 분석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기 분석량을 늘려 검사하면 BA.2.75 등 변이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퍼졌는지 더 정확히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질병청 관계자는 "하루 확진자 수와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럽 CDC에서 권고한 검체 분석량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매주 1,500건 정도"라며 "현재 유행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변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변이 분석을 하는 질병청 직원은 5명"이라면서 "무작정 변이 분석량을 늘리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변이 분석 검체의 '대표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PCR 검사에 사용된 검체만 변이 분석에 사용하고 있는데, 많은 확진자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는 만큼 이를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질병청 관계자는 "변이 검체를 추출할 때 연령별 확진자 비율과 동일하게 검체를 추출하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다만, 질병청은 해외유입 확진자에 대한 변이 분석은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취재 결과 현재 질병청은 해외유입 확진자 검체의 50~70% 정도에 대한 변이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BA.2.75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인도 입국자 확진자 검체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질병청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이미 지역사회에 BA.2.75 변이가 퍼져있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BA.2.75 변이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2주 걸리는 변이 분석 과정에 들어가 있는 검체 중에서도 BA.2.75 변이 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코로나 재유행 상황에서 BA.2.75 변이까지 확산한다면, 유행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자율적인 방역과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이 함께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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