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참극 막아라’…사고 예방 활동에도 ‘안전불감증’ 여전

입력 2022.07.22 (16:19) 수정 2022.07.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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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경찰단이 22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렌터카 사고 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제주자치경찰단이 22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렌터카 사고 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전띠 매셔야 합니다!"

제주에서 연이어 렌터카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현장에선 안전띠를 매지 않는 등 안전 불감증이 여전합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오늘(22일)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교통 예방 활동에 나섰습니다. 지난 20일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에서 렌터카 전복 사고로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치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입니다. 당시 탑승자들은 정원을 초과하고, 안전띠도 매지 않아 부상 정도가 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날 예방 홍보 현장에서도 안전띠를 매지 않은 관광객과 제주도민들이 잇따라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자치경찰단은 '속도를 줄이면 제주가 보인다'며 운전자들에게 안전띠 착용과 과속운전 금지 등을 연신 당부했습니다.

제주자치경찰단이 22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렌터카 사고 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제주자치경찰단이 22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렌터카 사고 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치경찰단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렌터카 사고는 603건으로 전체 자동차 사고(4,373건) 가운데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국 렌터카 교통사고 비율 5%보다 2.8배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제주는 과속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제주의 과속운전 사망률은 25.5%로 전국 과속 사망률 18.9%보다 7%p가량 더 높았습니다. 이 가운데 렌터카 과속 운전이 3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순호 자치경찰단 교통생활안전과장은 "제주는 과속운전 사망률이 일반사고보다 14배 높게 나타나고 있어 규정 속도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안전띠는 생명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며 "안전한 제주여행을 위해 안전띠 착용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20대 운전자가 렌터카 사고 절반 가까이 차지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9, 2020, 2021년) 동안 경찰에 접수된 렌터카 교통사고는 1,700여 건에 이릅니다. 사고 원인별로 보면, 안전운전 의무 위반이 780여 건으로 가장 많고, 안전거리 미확보와 신호 위반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20대 운전자의 사고가 42.8%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일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지난 20일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렌터카 사고 대부분이 지리 미숙이나 운전 부주의로 인한 것인 만큼, 전문가들은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안전 운전 지침을 준수할 것을 강조합니다. 오승익 제주경찰청 안전계장은 "들뜬 마음에 운전하다 보면 초행길에 운전 부주의가 많고, 특히 내비게이션을 보거나 주변 환경을 구경하다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특히 코로나 이후 전세버스보다는 소규모 관광객이 늘며 렌터카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설 개선을 비롯해 예방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경미한 사건 포함하면 3년간 4만 4,000여 건 발생

한편 제주렌터카공제조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에서 조합에 접수된 렌터카 관련 사고는 4만 4,000여 건에 이릅니다. 이 같은 수치는 사고가 경미해 보험 청구를 포기하는 등 경찰에 접수되지 않은 사건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지역 렌터카 사고 다발 장소로는 제주국제공항 인근을 비롯해 동문시장, 함덕해수욕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성산일출봉, 한담해변 인근 등이 꼽힙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렌터카공제조합 등이 2016~2018년도에 일어난 사고를 토대로 만든 '렌터카 사고 위험지역'에서도 제주국제공항과 동문시장이 사고가 잦은 곳으로 지목됐습니다. 또 함덕 우회도로와 월정리, 제주시 번영로와 곽지해수욕장 인근 등도 사고 다발 장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주렌터카공제조합 측은 보험계약을 맺을 때 운전자 연령을 26세 이상으로 하는 등 운전 경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관련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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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렌터카 참극 막아라’…사고 예방 활동에도 ‘안전불감증’ 여전
    • 입력 2022-07-22 16:19:05
    • 수정2022-07-22 16:20:18
    취재K
제주자치경찰단이 22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렌터카 사고 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전띠 매셔야 합니다!"

제주에서 연이어 렌터카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현장에선 안전띠를 매지 않는 등 안전 불감증이 여전합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오늘(22일)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교통 예방 활동에 나섰습니다. 지난 20일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에서 렌터카 전복 사고로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치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입니다. 당시 탑승자들은 정원을 초과하고, 안전띠도 매지 않아 부상 정도가 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날 예방 홍보 현장에서도 안전띠를 매지 않은 관광객과 제주도민들이 잇따라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자치경찰단은 '속도를 줄이면 제주가 보인다'며 운전자들에게 안전띠 착용과 과속운전 금지 등을 연신 당부했습니다.

제주자치경찰단이 22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렌터카 사고 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치경찰단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렌터카 사고는 603건으로 전체 자동차 사고(4,373건) 가운데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국 렌터카 교통사고 비율 5%보다 2.8배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제주는 과속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제주의 과속운전 사망률은 25.5%로 전국 과속 사망률 18.9%보다 7%p가량 더 높았습니다. 이 가운데 렌터카 과속 운전이 3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순호 자치경찰단 교통생활안전과장은 "제주는 과속운전 사망률이 일반사고보다 14배 높게 나타나고 있어 규정 속도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안전띠는 생명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며 "안전한 제주여행을 위해 안전띠 착용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20대 운전자가 렌터카 사고 절반 가까이 차지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9, 2020, 2021년) 동안 경찰에 접수된 렌터카 교통사고는 1,700여 건에 이릅니다. 사고 원인별로 보면, 안전운전 의무 위반이 780여 건으로 가장 많고, 안전거리 미확보와 신호 위반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20대 운전자의 사고가 42.8%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일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렌터카 사고 대부분이 지리 미숙이나 운전 부주의로 인한 것인 만큼, 전문가들은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안전 운전 지침을 준수할 것을 강조합니다. 오승익 제주경찰청 안전계장은 "들뜬 마음에 운전하다 보면 초행길에 운전 부주의가 많고, 특히 내비게이션을 보거나 주변 환경을 구경하다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특히 코로나 이후 전세버스보다는 소규모 관광객이 늘며 렌터카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설 개선을 비롯해 예방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경미한 사건 포함하면 3년간 4만 4,000여 건 발생

한편 제주렌터카공제조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에서 조합에 접수된 렌터카 관련 사고는 4만 4,000여 건에 이릅니다. 이 같은 수치는 사고가 경미해 보험 청구를 포기하는 등 경찰에 접수되지 않은 사건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지역 렌터카 사고 다발 장소로는 제주국제공항 인근을 비롯해 동문시장, 함덕해수욕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성산일출봉, 한담해변 인근 등이 꼽힙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렌터카공제조합 등이 2016~2018년도에 일어난 사고를 토대로 만든 '렌터카 사고 위험지역'에서도 제주국제공항과 동문시장이 사고가 잦은 곳으로 지목됐습니다. 또 함덕 우회도로와 월정리, 제주시 번영로와 곽지해수욕장 인근 등도 사고 다발 장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주렌터카공제조합 측은 보험계약을 맺을 때 운전자 연령을 26세 이상으로 하는 등 운전 경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관련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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