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헌재 힘겨루기에 ‘끝나지 않는’ 소송

입력 2022.07.22 (21:43) 수정 2022.07.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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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무려 '19년째' 끝나지 않는 재판이 있습니다.

하나의 소송을 놓고 대법원이 판결을 내리자, 헌법재판소가 이를 뒤집는 결정을 했는데, 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사이 힘겨루기라는 의견도 나오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4년, GS 칼텍스는 법인세 700억 원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냅니다.

관련법 개정으로 과세 근거가 사라졌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에서는 일단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 2심에 이어 대법원도 "세금 부과는 정당했다"고 판결했습니다.

GS칼텍스는 이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냈는데, 헌재의 판단은 다르게 나왔습니다.

대법원이 법을 잘못 해석한 거라며, '한정 위헌' 결정을 내린 겁니다.

여기까지가 벌써 8년.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GS칼텍스는 헌재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는데, 서울고등법원에서 기각됩니다.

그러자 헌재는 어제(21일) 이 법원 판결 자체를 취소해버렸습니다.

헌정 사상 세 번째 '재판 취소' 사례.

그 다음도 또 '안갯속' 입니다.

GS칼텍스가 다시 한번 재심을 청구한다 해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지난달 헌재가 또 다른 사건에서 재판을 취소했을 때도, 대법원은 "법률 해석권은 법원에 있다. 최고법원의 판단을 외부기관이 뒤집을 수 없다" 라고 못박았습니다.

두 최고법원의 힘겨루기 속에 19년을 끌어온 재판.

사건 당사자들은 어느쪽 얘길 들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박상수/대한변협 부협회장 : "굉장히 무의미한 희망 고문만 하게 되고 또 법에 대한 신뢰, 법원에 대한 신뢰까지도 이게 흔들릴 수 있는..."]

헌재는 비슷한 사유로 KSS해운 등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도 취소했습니다.

두 사법기관의 양보 없는 다툼은, 거의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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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헌재 힘겨루기에 ‘끝나지 않는’ 소송
    • 입력 2022-07-22 21:43:55
    • 수정2022-07-22 22:05:12
    뉴스 9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무려 '19년째' 끝나지 않는 재판이 있습니다.

하나의 소송을 놓고 대법원이 판결을 내리자, 헌법재판소가 이를 뒤집는 결정을 했는데, 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사이 힘겨루기라는 의견도 나오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4년, GS 칼텍스는 법인세 700억 원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냅니다.

관련법 개정으로 과세 근거가 사라졌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에서는 일단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 2심에 이어 대법원도 "세금 부과는 정당했다"고 판결했습니다.

GS칼텍스는 이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냈는데, 헌재의 판단은 다르게 나왔습니다.

대법원이 법을 잘못 해석한 거라며, '한정 위헌' 결정을 내린 겁니다.

여기까지가 벌써 8년.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GS칼텍스는 헌재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는데, 서울고등법원에서 기각됩니다.

그러자 헌재는 어제(21일) 이 법원 판결 자체를 취소해버렸습니다.

헌정 사상 세 번째 '재판 취소' 사례.

그 다음도 또 '안갯속' 입니다.

GS칼텍스가 다시 한번 재심을 청구한다 해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지난달 헌재가 또 다른 사건에서 재판을 취소했을 때도, 대법원은 "법률 해석권은 법원에 있다. 최고법원의 판단을 외부기관이 뒤집을 수 없다" 라고 못박았습니다.

두 최고법원의 힘겨루기 속에 19년을 끌어온 재판.

사건 당사자들은 어느쪽 얘길 들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박상수/대한변협 부협회장 : "굉장히 무의미한 희망 고문만 하게 되고 또 법에 대한 신뢰, 법원에 대한 신뢰까지도 이게 흔들릴 수 있는..."]

헌재는 비슷한 사유로 KSS해운 등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도 취소했습니다.

두 사법기관의 양보 없는 다툼은, 거의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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