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회사 떠나는 MZ”…부장님은 모른다 그 속내

입력 2022.07.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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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2월 17일 방송 '추적 60분'
”직업을 고르는 게 아니고 나를 써줄 수 있는 어떤 데든지, 월급이고 내가 좋아하는 거고 그런 거 상관없이 어디든지 들어가 가지고 거기서 돈을 벌고 어떤 사원이라는 이름 하에 정착하고 일을 하고 싶어.“

1998년 10월 21일 방송 '시사포커스'
”어떤 회사에 원서를 내 볼 계획입니까?“
”어떤 회사 지금 고를 때가 아니고요. 들어오는 대로 바로바로 내야 한다는 상태입니다.“

2003년 8월 20일 방송 '수요기획'
“회사라면 어떤 곳이든 상관없습니까?”
“예,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거나, 그냥 아무거나 다.”

2022년 여름
A 업체 "최근 4~5개월 정도는 공고를 냈는데도 지원서가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고 있어요."
B 업체 "두 달 전부터 계속 구인을 하고 있는데 그 뒤로 아예 지원조차,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지원조차 없기 때문에…."
C 업체 "너무 없어요. 진짜 너무 힘든 상황이긴 해요."

2022년, 우리 사회에 낯선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구인난'.
취업난이 아니라 사람이 구해지지 않는다는 '구인난'이요.

통계가 보여줍니다. 올해 1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이 1년 전보다 22.3%나 늘었습니다. 적극적으로 구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구해지지 않은 인원을 뜻하는 '미충원인원'은 70.2%나 증가했습니다.

이상하죠? 매달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데(6월 기준 62.9%),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다는데 그런데도 왜 사업체에선 사람이 없다고 할까요?


■ 누가 회사에 오지 않는가?

구인난을 호소하는 업체들은 하나같이 '젊은 직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젊은 직원들이 마치 물이 새는 것처럼, 그만 두고 어디론가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분석해봤습니다. 최근 3년 동안 2030 일자리,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먼저 눈에 띈 건 1인 자영업자가 12% 증가했다는 겁니다. 회사원이 아닌 독립된 주체로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업종별로는 운수 창고업이 41.1%나 늘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배달, 택배 운송 같은 직업들로 청년층이 대거 이동한 거죠. 이 업종에서 일하는 청년의 상당수가 1인 자영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왜 자영업자 규모가 늘었는지도 이해가 됩니다.

전체 일하는 청년의 수는 비슷한데, 한 업종이 40% 넘게 증가했다면, 어디선가 사람이 빠져나갔겠죠. 그 업종은 어디일까요?


■ 어떤 회사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조업·도소매업·숙박음식점업 등입니다. 원래 청년을 많이 고용하던 업종들에서 청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의 계곡'을 지나는 동안 고용을 인위적으로 많이 줄였는데, 이제 상황이 나아져 다시 불러들이려다 보니 불러도 오지 않습니다.

김유빈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청년층이 플랫폼 노동을 경험하면서, 예전보다는 훨씬 더 근로 시간이라든지 경제적 종속성, 장소적 종속성, 그러니까 어떤 한 곳에서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종을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전처럼 일 시킬 거면, 회사로 다시 안 돌아가겠다. 차라리 배달을 하든 스튜디오 운영을 하든 유튜브를 하든,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하겠다.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 "이유나 좀 알자, 왜 떠나는데? 어떻게 해야 돌아올 건데?"

그래서 공부해봤습니다. 청년들의 마음을요. '시사기획 창'은 고용정보원과 함께 최근 2년 이내 자발적 퇴사 경험이 있는 2030들을 상대로 퇴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봤습니다. '퇴사'하면 떠오르는 말, 무엇인가요? 회사를 얼마나 다니고 퇴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외환위기를 거친 뒤 입사한 지금의 '부장님'들은 아마 결과를 보면 놀랄 겁니다. 지금 책상 너머에 앉아있는 신입사원의 마음은 예전 세대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 "나는 안다" 자부하지만…

청년들을 어떻게든 사업체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사장님들은 안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이러이러해서 떠나는 거야" 임금? 회사의 규모? 그런데 정작 같은 직종에서 퇴사한 20대에 그게 맞냐고 물어보니 첫마디 대답이 "아닌데요"입니다. 뭔가 오해가 있습니다. 그럼 청년이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야 좋은 일터를 만들고, 좋은 일터를 만들어야 좋은 사람이 옵니다. 좋은 사람이 많이 오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그들의 마음, 7월 26일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MZ, 회사를 떠나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사기획 창 'MZ, 회사를 떠나다' KBS1TV 26일(화) 밤 10시

#MZ#90년대생#퇴사#이직#사표#구인난#퇴사소취#현실그잡채#직장인#자영업#창업#엔잡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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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회사 떠나는 MZ”…부장님은 모른다 그 속내
    • 입력 2022-07-25 07:00:16
    취재K

1998년 12월 17일 방송 '추적 60분'
”직업을 고르는 게 아니고 나를 써줄 수 있는 어떤 데든지, 월급이고 내가 좋아하는 거고 그런 거 상관없이 어디든지 들어가 가지고 거기서 돈을 벌고 어떤 사원이라는 이름 하에 정착하고 일을 하고 싶어.“

1998년 10월 21일 방송 '시사포커스'
”어떤 회사에 원서를 내 볼 계획입니까?“
”어떤 회사 지금 고를 때가 아니고요. 들어오는 대로 바로바로 내야 한다는 상태입니다.“

2003년 8월 20일 방송 '수요기획'
“회사라면 어떤 곳이든 상관없습니까?”
“예,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거나, 그냥 아무거나 다.”

2022년 여름
A 업체 "최근 4~5개월 정도는 공고를 냈는데도 지원서가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고 있어요."
B 업체 "두 달 전부터 계속 구인을 하고 있는데 그 뒤로 아예 지원조차,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지원조차 없기 때문에…."
C 업체 "너무 없어요. 진짜 너무 힘든 상황이긴 해요."

2022년, 우리 사회에 낯선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구인난'.
취업난이 아니라 사람이 구해지지 않는다는 '구인난'이요.

통계가 보여줍니다. 올해 1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이 1년 전보다 22.3%나 늘었습니다. 적극적으로 구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구해지지 않은 인원을 뜻하는 '미충원인원'은 70.2%나 증가했습니다.

이상하죠? 매달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데(6월 기준 62.9%),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다는데 그런데도 왜 사업체에선 사람이 없다고 할까요?


■ 누가 회사에 오지 않는가?

구인난을 호소하는 업체들은 하나같이 '젊은 직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젊은 직원들이 마치 물이 새는 것처럼, 그만 두고 어디론가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분석해봤습니다. 최근 3년 동안 2030 일자리,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먼저 눈에 띈 건 1인 자영업자가 12% 증가했다는 겁니다. 회사원이 아닌 독립된 주체로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업종별로는 운수 창고업이 41.1%나 늘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배달, 택배 운송 같은 직업들로 청년층이 대거 이동한 거죠. 이 업종에서 일하는 청년의 상당수가 1인 자영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왜 자영업자 규모가 늘었는지도 이해가 됩니다.

전체 일하는 청년의 수는 비슷한데, 한 업종이 40% 넘게 증가했다면, 어디선가 사람이 빠져나갔겠죠. 그 업종은 어디일까요?


■ 어떤 회사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조업·도소매업·숙박음식점업 등입니다. 원래 청년을 많이 고용하던 업종들에서 청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의 계곡'을 지나는 동안 고용을 인위적으로 많이 줄였는데, 이제 상황이 나아져 다시 불러들이려다 보니 불러도 오지 않습니다.

김유빈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청년층이 플랫폼 노동을 경험하면서, 예전보다는 훨씬 더 근로 시간이라든지 경제적 종속성, 장소적 종속성, 그러니까 어떤 한 곳에서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종을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전처럼 일 시킬 거면, 회사로 다시 안 돌아가겠다. 차라리 배달을 하든 스튜디오 운영을 하든 유튜브를 하든,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하겠다.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 "이유나 좀 알자, 왜 떠나는데? 어떻게 해야 돌아올 건데?"

그래서 공부해봤습니다. 청년들의 마음을요. '시사기획 창'은 고용정보원과 함께 최근 2년 이내 자발적 퇴사 경험이 있는 2030들을 상대로 퇴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봤습니다. '퇴사'하면 떠오르는 말, 무엇인가요? 회사를 얼마나 다니고 퇴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외환위기를 거친 뒤 입사한 지금의 '부장님'들은 아마 결과를 보면 놀랄 겁니다. 지금 책상 너머에 앉아있는 신입사원의 마음은 예전 세대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 "나는 안다" 자부하지만…

청년들을 어떻게든 사업체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사장님들은 안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이러이러해서 떠나는 거야" 임금? 회사의 규모? 그런데 정작 같은 직종에서 퇴사한 20대에 그게 맞냐고 물어보니 첫마디 대답이 "아닌데요"입니다. 뭔가 오해가 있습니다. 그럼 청년이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야 좋은 일터를 만들고, 좋은 일터를 만들어야 좋은 사람이 옵니다. 좋은 사람이 많이 오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그들의 마음, 7월 26일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MZ, 회사를 떠나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사기획 창 'MZ, 회사를 떠나다' KBS1TV 26일(화) 밤 10시

#MZ#90년대생#퇴사#이직#사표#구인난#퇴사소취#현실그잡채#직장인#자영업#창업#엔잡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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