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개장 두 달여 만에 5번째 멈춰…왜?

입력 2022.07.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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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올해 5월 5일, 강원도 춘천 중도에 레고랜드테마파크가 문을 열었습니다. 만12살 이하의 어린이들을 주고객층으로 하는 놀이동산입니다. 당초 강원도의 관광산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국내 놀이동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란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개장 2달만에 기대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끊임없는 사고 때문입니다. 각종 놀이기구가 갑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이어진 것입니다.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사고만 다섯 번. 테마파크 운영사인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는 안전 확인이 필요할 경우에는 수시로 기구가 설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말 맞는 이야기인지, 왜 그런 건지 KBS가 살펴봤습니다.

레고랜드 놀이기구 전망대에 갇힌 이용객들이 구조되고 있다. (2022. 7. 21.)레고랜드 놀이기구 전망대에 갇힌 이용객들이 구조되고 있다. (2022. 7. 21.)

■ 레고랜드 5번째 멈춤사고…"또요?"

놀이기구가 멈췄다는 소식을 들은 대부분 사람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왜 이렇게 자주?' '또?' 멈췄냐는 것입니다. 개장 두 달 만에 놀이기구가 5번이나 멈춰섰기 때문입니다. 5월에 3번, 7월 초에 한 번 놀이공원의 '드래곤코스터'라는 롤러코스터가 멈춘 적이 있습니다.

지난 21일 사고 당시, 취재진이 현장에 가봤습니다. 25m 높이의 공중에 전망대형 놀이기구가 멈춰있었습니다. 멈춘 놀이기구에는 소방차 사다리가 연결되어 있었고, 안전벨트를 맨 이용객들이 한걸음 한 걸음씩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구가 멈춘 지 두 시간 반 만에 19명의 이용객이 모두 구조됐습니다.

당시 고립된 이용객들은 취재 제한으로 인터뷰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놀이기구 탑승을 기다린 일부 이용객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한 이용객은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곳인데, 이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서 불안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객은 멈춤사고가 빈번해 다음에 또 해당 놀이동산에 오게 될지 망설여진다고 답했습니다.

멈춤 사고 현장에서 구조를 끝낸 사다리차가 내려오고 있다. (2022. 7. 21. )멈춤 사고 현장에서 구조를 끝낸 사다리차가 내려오고 있다. (2022. 7. 21. )

■ 멈추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레고랜드코리아측에서는 빈번한 멈춤 사고에 대해 안전센서가 민감하게 작동해 일어난 일이라고 말합니다. 더 큰 인명피해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약간의 이상 기류만으로도 기구가 멈추게 설계되어 있단 겁니다. 일단은 기계를 멈춰 이용객을 대피시킨 후 이상 신호의 원인을 찾는 것이 '매뉴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놀이기구를 탔던 이용객들에게 요금 환불과 입장권 제공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레고랜드코리아는 놀이기구가 멈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전에 기구가 멈췄을 때는 기계에 빗물이 차거나, 나뭇잎이 끼이거나 승객이 떨어트린 물건에 센서가 반응하는 등의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레고랜드뿐만아니라, 멈춤사고가 궁극적인 안전을 위해선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진 시민들도 있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호들갑이다", "해외에도 안전센서에 의해 멈추는 일이 흔하다"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춘천 중도에 들어선 레고랜드 전경이다.춘천 중도에 들어선 레고랜드 전경이다.

■ 놀이동산 업계 전문가 "2개월 안에 안정화했어야"

'호들갑' 일까? 취재진은 이런 멈춤 사고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 놀이공원에서는 그만큼 '덜' 민감한 센서를 이용해, 작은 위험은 '간과'하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한 전문가는 이런 멈춤사고는 보통 '운영 안정화 단계'에서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놀이기구는 굉장히 예민한 센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속도, 회전값, 온도 등을 어떻게 조작하느냐에 따라 멈출 수도 있다는 겁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보통 운영 안정화 단계는 2개월 정도면 충분하다고 답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영 노하우가 쌓이게 된다는 겁니다. 즉, 또다시 이런 멈춤 사고가 일어나는 건 더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 겁니다. 레고랜드도 개장한지 이미 2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멈춤 사고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사소한 이유'라도 놀이기구가 멈춘다면, 이용객들은 기구에 고립돼 최소 몇십 분에서 몇 시간씩 있어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주 이용고객이라 사고가 났을 때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이번 '멈춤 사고'가 마지막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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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랜드, 개장 두 달여 만에 5번째 멈춰…왜?
    • 입력 2022-07-26 06:00:14
    취재K
올해 5월 5일, 강원도 춘천 중도에 레고랜드테마파크가 문을 열었습니다. 만12살 이하의 어린이들을 주고객층으로 하는 놀이동산입니다. 당초 강원도의 관광산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국내 놀이동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란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개장 2달만에 기대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끊임없는 사고 때문입니다. 각종 놀이기구가 갑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이어진 것입니다.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사고만 다섯 번. 테마파크 운영사인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는 안전 확인이 필요할 경우에는 수시로 기구가 설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말 맞는 이야기인지, 왜 그런 건지 KBS가 살펴봤습니다.
레고랜드 놀이기구 전망대에 갇힌 이용객들이 구조되고 있다. (2022. 7. 21.)
■ 레고랜드 5번째 멈춤사고…"또요?"

놀이기구가 멈췄다는 소식을 들은 대부분 사람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왜 이렇게 자주?' '또?' 멈췄냐는 것입니다. 개장 두 달 만에 놀이기구가 5번이나 멈춰섰기 때문입니다. 5월에 3번, 7월 초에 한 번 놀이공원의 '드래곤코스터'라는 롤러코스터가 멈춘 적이 있습니다.

지난 21일 사고 당시, 취재진이 현장에 가봤습니다. 25m 높이의 공중에 전망대형 놀이기구가 멈춰있었습니다. 멈춘 놀이기구에는 소방차 사다리가 연결되어 있었고, 안전벨트를 맨 이용객들이 한걸음 한 걸음씩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구가 멈춘 지 두 시간 반 만에 19명의 이용객이 모두 구조됐습니다.

당시 고립된 이용객들은 취재 제한으로 인터뷰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놀이기구 탑승을 기다린 일부 이용객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한 이용객은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곳인데, 이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서 불안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객은 멈춤사고가 빈번해 다음에 또 해당 놀이동산에 오게 될지 망설여진다고 답했습니다.

멈춤 사고 현장에서 구조를 끝낸 사다리차가 내려오고 있다. (2022. 7. 21. )
■ 멈추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레고랜드코리아측에서는 빈번한 멈춤 사고에 대해 안전센서가 민감하게 작동해 일어난 일이라고 말합니다. 더 큰 인명피해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약간의 이상 기류만으로도 기구가 멈추게 설계되어 있단 겁니다. 일단은 기계를 멈춰 이용객을 대피시킨 후 이상 신호의 원인을 찾는 것이 '매뉴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놀이기구를 탔던 이용객들에게 요금 환불과 입장권 제공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레고랜드코리아는 놀이기구가 멈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전에 기구가 멈췄을 때는 기계에 빗물이 차거나, 나뭇잎이 끼이거나 승객이 떨어트린 물건에 센서가 반응하는 등의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레고랜드뿐만아니라, 멈춤사고가 궁극적인 안전을 위해선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진 시민들도 있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호들갑이다", "해외에도 안전센서에 의해 멈추는 일이 흔하다"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춘천 중도에 들어선 레고랜드 전경이다.
■ 놀이동산 업계 전문가 "2개월 안에 안정화했어야"

'호들갑' 일까? 취재진은 이런 멈춤 사고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 놀이공원에서는 그만큼 '덜' 민감한 센서를 이용해, 작은 위험은 '간과'하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한 전문가는 이런 멈춤사고는 보통 '운영 안정화 단계'에서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놀이기구는 굉장히 예민한 센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속도, 회전값, 온도 등을 어떻게 조작하느냐에 따라 멈출 수도 있다는 겁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보통 운영 안정화 단계는 2개월 정도면 충분하다고 답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영 노하우가 쌓이게 된다는 겁니다. 즉, 또다시 이런 멈춤 사고가 일어나는 건 더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 겁니다. 레고랜드도 개장한지 이미 2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멈춤 사고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사소한 이유'라도 놀이기구가 멈춘다면, 이용객들은 기구에 고립돼 최소 몇십 분에서 몇 시간씩 있어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주 이용고객이라 사고가 났을 때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이번 '멈춤 사고'가 마지막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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