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의 비밀…외국인계절근로제 실태보고
입력 2022.07.26 (08:18)
수정 2022.07.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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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를 겪는 우리 농어촌에서 외국인들의 노동력은 이제 필수가 됐죠.
농어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입니다.
KBS는 오늘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제 운영 실태를 추적하는 연속 보도를 시작합니다.
김호, 이성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가을, 고구마 수확이 한창인 전남 영암의 한 밭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일손이 부족한 영농철에는 한시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는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대 다섯 달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지난해 천 8백 여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6천 명 넘게 참여했습니다.
비교적 입국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단기 고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인데, 현장에선 제도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요?
먼저 프로그램 운영의 시작점인 외국 지자체와의 허술한 업무협약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흥지역에서 외국인 14명이 잠적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흥에서 발생한 네팔 출신 계절근로자들의 무단이탈 사건.
고흥군은 주한 네팔대사관을 통해 현지 자치단체와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들여오려면 현지 자치단체와 업무협약, MOU가 필수인데 이 과정을 주한 네팔 대사관을 거쳐 진행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주한 네팔대사관 측은 KBS와 통화에서 "고흥군과 카나카이시의 업무협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고흥군과 네팔 자치단체의 MOU는 어떻게 맺어진걸까.
KBS는 취재를 통해 민간인 신분의 홍 모씨가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홍씨는 지난해 여름 주한 네팔 대사관을 통해 외국 지자체를 연결해주겠다며 고흥군에 접근했고, 이후 홍씨의 안내에 따라 네팔 카나카이시와 업무협약이 체결됐습니다.
고흥군은 홍씨의 말대로 대사관에 이메일까지 보냈지만 실제 MOU는 대사관과는 무관하게 홍씨와 그가 알고 지내는 네팔 현지인이 추진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고흥군은 뒤늦게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고흥군 관계자/음성변조 : "네팔 쪽에서 답변이 와서 추천을 해주셨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죠."]
홍 씨는 향후 개인 사업을 위해 네팔 자치단체를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홍○○/음성변조 : "제가 오해받기 싫어서 그런거예요. (어떤 오해요?) 제가 괜히 걔네들(계절노동자)한테 돈을 받고 어쩌고 그런 거시기(소문)가 날까 싶어서…."]
네팔 현지에서 계절근로자 알선비용 등 금전 거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고흥군은 민간인 개입에 따른 MOU 취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 절반이 무단이탈…자치단체마다 ‘몸살’
코로나19로 입국이 끊겼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지난해 5월, 강원도 양구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백93명이 입국했습니다.
지독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던 농촌에 단비 같은 인력이었지만, 도움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전체 193명 가운데 73%인 백41명이 무단이탈했습니다.
[김경환/강원도 농업인력팀장 : "미리 계절근로자 본국에서 계획하거나 입국해서 기존 알던 친인척 통해서 임금을 더 많이 주는 사업장으로 가는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모두 외국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진행됐지만, 지난해 입국한 전국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무단이탈율은 56%, 5백 59명 가운데 3백16명에 달합니다.
올해 상반기 입국한 5천2백여명 가운데서도 고흥군 사례처럼 강원도에서만 백 명 가까이 사라지는 등 집단 잠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군 공무원들이 무단이탈을 막는 건 불가능합니다.
[김정관/전남도 농업정책과 : "현실적으로 MOU체결·비자 문제 이와 더불어 외국인 관리까지 모두 전담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외국 지자체와의 협약부터 무단이단 방지까지 지자체에게 떠넘겨진 계절근로제도, 자칫 외국인 불법체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김선오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를 겪는 우리 농어촌에서 외국인들의 노동력은 이제 필수가 됐죠.
농어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입니다.
KBS는 오늘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제 운영 실태를 추적하는 연속 보도를 시작합니다.
김호, 이성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가을, 고구마 수확이 한창인 전남 영암의 한 밭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일손이 부족한 영농철에는 한시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는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대 다섯 달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지난해 천 8백 여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6천 명 넘게 참여했습니다.
비교적 입국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단기 고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인데, 현장에선 제도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요?
먼저 프로그램 운영의 시작점인 외국 지자체와의 허술한 업무협약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흥지역에서 외국인 14명이 잠적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흥에서 발생한 네팔 출신 계절근로자들의 무단이탈 사건.
고흥군은 주한 네팔대사관을 통해 현지 자치단체와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들여오려면 현지 자치단체와 업무협약, MOU가 필수인데 이 과정을 주한 네팔 대사관을 거쳐 진행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주한 네팔대사관 측은 KBS와 통화에서 "고흥군과 카나카이시의 업무협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고흥군과 네팔 자치단체의 MOU는 어떻게 맺어진걸까.
KBS는 취재를 통해 민간인 신분의 홍 모씨가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홍씨는 지난해 여름 주한 네팔 대사관을 통해 외국 지자체를 연결해주겠다며 고흥군에 접근했고, 이후 홍씨의 안내에 따라 네팔 카나카이시와 업무협약이 체결됐습니다.
고흥군은 홍씨의 말대로 대사관에 이메일까지 보냈지만 실제 MOU는 대사관과는 무관하게 홍씨와 그가 알고 지내는 네팔 현지인이 추진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고흥군은 뒤늦게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고흥군 관계자/음성변조 : "네팔 쪽에서 답변이 와서 추천을 해주셨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죠."]
홍 씨는 향후 개인 사업을 위해 네팔 자치단체를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홍○○/음성변조 : "제가 오해받기 싫어서 그런거예요. (어떤 오해요?) 제가 괜히 걔네들(계절노동자)한테 돈을 받고 어쩌고 그런 거시기(소문)가 날까 싶어서…."]
네팔 현지에서 계절근로자 알선비용 등 금전 거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고흥군은 민간인 개입에 따른 MOU 취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 절반이 무단이탈…자치단체마다 ‘몸살’
코로나19로 입국이 끊겼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지난해 5월, 강원도 양구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백93명이 입국했습니다.
지독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던 농촌에 단비 같은 인력이었지만, 도움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전체 193명 가운데 73%인 백41명이 무단이탈했습니다.
[김경환/강원도 농업인력팀장 : "미리 계절근로자 본국에서 계획하거나 입국해서 기존 알던 친인척 통해서 임금을 더 많이 주는 사업장으로 가는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모두 외국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진행됐지만, 지난해 입국한 전국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무단이탈율은 56%, 5백 59명 가운데 3백16명에 달합니다.
올해 상반기 입국한 5천2백여명 가운데서도 고흥군 사례처럼 강원도에서만 백 명 가까이 사라지는 등 집단 잠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군 공무원들이 무단이탈을 막는 건 불가능합니다.
[김정관/전남도 농업정책과 : "현실적으로 MOU체결·비자 문제 이와 더불어 외국인 관리까지 모두 전담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외국 지자체와의 협약부터 무단이단 방지까지 지자체에게 떠넘겨진 계절근로제도, 자칫 외국인 불법체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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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7-26 08:18:49
- 수정2022-07-26 08:50:14
[앵커]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를 겪는 우리 농어촌에서 외국인들의 노동력은 이제 필수가 됐죠.
농어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입니다.
KBS는 오늘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제 운영 실태를 추적하는 연속 보도를 시작합니다.
김호, 이성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가을, 고구마 수확이 한창인 전남 영암의 한 밭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일손이 부족한 영농철에는 한시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는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대 다섯 달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지난해 천 8백 여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6천 명 넘게 참여했습니다.
비교적 입국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단기 고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인데, 현장에선 제도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요?
먼저 프로그램 운영의 시작점인 외국 지자체와의 허술한 업무협약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흥지역에서 외국인 14명이 잠적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흥에서 발생한 네팔 출신 계절근로자들의 무단이탈 사건.
고흥군은 주한 네팔대사관을 통해 현지 자치단체와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들여오려면 현지 자치단체와 업무협약, MOU가 필수인데 이 과정을 주한 네팔 대사관을 거쳐 진행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주한 네팔대사관 측은 KBS와 통화에서 "고흥군과 카나카이시의 업무협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고흥군과 네팔 자치단체의 MOU는 어떻게 맺어진걸까.
KBS는 취재를 통해 민간인 신분의 홍 모씨가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홍씨는 지난해 여름 주한 네팔 대사관을 통해 외국 지자체를 연결해주겠다며 고흥군에 접근했고, 이후 홍씨의 안내에 따라 네팔 카나카이시와 업무협약이 체결됐습니다.
고흥군은 홍씨의 말대로 대사관에 이메일까지 보냈지만 실제 MOU는 대사관과는 무관하게 홍씨와 그가 알고 지내는 네팔 현지인이 추진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고흥군은 뒤늦게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고흥군 관계자/음성변조 : "네팔 쪽에서 답변이 와서 추천을 해주셨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죠."]
홍 씨는 향후 개인 사업을 위해 네팔 자치단체를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홍○○/음성변조 : "제가 오해받기 싫어서 그런거예요. (어떤 오해요?) 제가 괜히 걔네들(계절노동자)한테 돈을 받고 어쩌고 그런 거시기(소문)가 날까 싶어서…."]
네팔 현지에서 계절근로자 알선비용 등 금전 거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고흥군은 민간인 개입에 따른 MOU 취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 절반이 무단이탈…자치단체마다 ‘몸살’
코로나19로 입국이 끊겼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지난해 5월, 강원도 양구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백93명이 입국했습니다.
지독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던 농촌에 단비 같은 인력이었지만, 도움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전체 193명 가운데 73%인 백41명이 무단이탈했습니다.
[김경환/강원도 농업인력팀장 : "미리 계절근로자 본국에서 계획하거나 입국해서 기존 알던 친인척 통해서 임금을 더 많이 주는 사업장으로 가는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모두 외국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진행됐지만, 지난해 입국한 전국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무단이탈율은 56%, 5백 59명 가운데 3백16명에 달합니다.
올해 상반기 입국한 5천2백여명 가운데서도 고흥군 사례처럼 강원도에서만 백 명 가까이 사라지는 등 집단 잠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군 공무원들이 무단이탈을 막는 건 불가능합니다.
[김정관/전남도 농업정책과 : "현실적으로 MOU체결·비자 문제 이와 더불어 외국인 관리까지 모두 전담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외국 지자체와의 협약부터 무단이단 방지까지 지자체에게 떠넘겨진 계절근로제도, 자칫 외국인 불법체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김선오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를 겪는 우리 농어촌에서 외국인들의 노동력은 이제 필수가 됐죠.
농어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입니다.
KBS는 오늘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제 운영 실태를 추적하는 연속 보도를 시작합니다.
김호, 이성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가을, 고구마 수확이 한창인 전남 영암의 한 밭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일손이 부족한 영농철에는 한시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는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대 다섯 달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지난해 천 8백 여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6천 명 넘게 참여했습니다.
비교적 입국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단기 고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인데, 현장에선 제도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요?
먼저 프로그램 운영의 시작점인 외국 지자체와의 허술한 업무협약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흥지역에서 외국인 14명이 잠적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흥에서 발생한 네팔 출신 계절근로자들의 무단이탈 사건.
고흥군은 주한 네팔대사관을 통해 현지 자치단체와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들여오려면 현지 자치단체와 업무협약, MOU가 필수인데 이 과정을 주한 네팔 대사관을 거쳐 진행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주한 네팔대사관 측은 KBS와 통화에서 "고흥군과 카나카이시의 업무협약 체결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고흥군과 네팔 자치단체의 MOU는 어떻게 맺어진걸까.
KBS는 취재를 통해 민간인 신분의 홍 모씨가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홍씨는 지난해 여름 주한 네팔 대사관을 통해 외국 지자체를 연결해주겠다며 고흥군에 접근했고, 이후 홍씨의 안내에 따라 네팔 카나카이시와 업무협약이 체결됐습니다.
고흥군은 홍씨의 말대로 대사관에 이메일까지 보냈지만 실제 MOU는 대사관과는 무관하게 홍씨와 그가 알고 지내는 네팔 현지인이 추진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고흥군은 뒤늦게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고흥군 관계자/음성변조 : "네팔 쪽에서 답변이 와서 추천을 해주셨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죠."]
홍 씨는 향후 개인 사업을 위해 네팔 자치단체를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홍○○/음성변조 : "제가 오해받기 싫어서 그런거예요. (어떤 오해요?) 제가 괜히 걔네들(계절노동자)한테 돈을 받고 어쩌고 그런 거시기(소문)가 날까 싶어서…."]
네팔 현지에서 계절근로자 알선비용 등 금전 거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고흥군은 민간인 개입에 따른 MOU 취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 절반이 무단이탈…자치단체마다 ‘몸살’
코로나19로 입국이 끊겼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지난해 5월, 강원도 양구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백93명이 입국했습니다.
지독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던 농촌에 단비 같은 인력이었지만, 도움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전체 193명 가운데 73%인 백41명이 무단이탈했습니다.
[김경환/강원도 농업인력팀장 : "미리 계절근로자 본국에서 계획하거나 입국해서 기존 알던 친인척 통해서 임금을 더 많이 주는 사업장으로 가는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모두 외국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진행됐지만, 지난해 입국한 전국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무단이탈율은 56%, 5백 59명 가운데 3백16명에 달합니다.
올해 상반기 입국한 5천2백여명 가운데서도 고흥군 사례처럼 강원도에서만 백 명 가까이 사라지는 등 집단 잠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군 공무원들이 무단이탈을 막는 건 불가능합니다.
[김정관/전남도 농업정책과 : "현실적으로 MOU체결·비자 문제 이와 더불어 외국인 관리까지 모두 전담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외국 지자체와의 협약부터 무단이단 방지까지 지자체에게 떠넘겨진 계절근로제도, 자칫 외국인 불법체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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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각 기자 dri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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