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승절 맞아 ‘전국노병대회’…김정은 불참

입력 2022.07.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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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승절을 맞아 제8차 전국노병대회가 어제 평양에서 열렸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오늘(27일) 보도했다. 전승절은 1953년 7월 27일 6·25전쟁 휴전협정을 체결한 날로, 북한이 전쟁 승리를 주장하며 기념하는 명절이다. 지난해 노병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연설했지만, 올해는 김 위원장이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참석 대신 당 중앙위 축하문…"이 땅의 전쟁 아직 안 끝나"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전국노병대회에 김덕훈 내각총리와 조용원, 최룡해, 박정천, 리병철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주석단에 섰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보도한 사진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노병들에게 축하문을 전달하는 방식의 메시지가 나왔다. 당은 축하문에서 6·25전쟁을 '성스러운 혁명전쟁'이라고 칭송하면서, 노병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치하했다.

당 중앙위는 축하문에서 "위대한 년대(시대)의 승리자들이 피와 땀으로 마련한 고귀한 정신은 세월이 흐를수록 그 진의미가 더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이 땅에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스스로가 선택하여 가고 있고 세대를 이어 가야 할 혁명의 길은 제국주의와의 첨예한 대결을 동반한다"며 외부의 위기를 부각했다.

■ 3년 연속 전국노병대회…"'강대강 원칙' 확인하고 내부결속"

김정은 위원장은 전국노병대회에 공을 들여왔다. 북한에서 열린 8번의 노병대회 가운데 7번이 김 위원장 집권 후 열렸고, 2015년과 2020, 2021년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노병과 원로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후견세력을 얻으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전승절을 맞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관련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병대회가 북한이 천명한 '강대강 원칙'을 확인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영웅적 투쟁정신과 승리 전통을 창조한’ 전승세대 우대와 전통 계승을 통해 최고지도자에 대한 무한한 신뢰, 절대 충성을 재강조하고, 사상무장, 일심단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계기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특히, '수령님만 따르면 미국놈을 이기고 참다운 삶을 다시 누리게 된다'는 전쟁 참가자의 연설, '미국놈' 표현 등을 담은 축하문 내용을 주목했다. 임 교수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 고조를 통해 미국에 대한 핵전쟁 준비 정당화,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관철하는 내부 결속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전승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연설했다지난해 전승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3년 연속 노병대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전승세대의 영웅정신, 혁명정신의 계승의지 부각, 현 난관 극복을 강조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체제결속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행사에 전국의 노병들이 모였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이달 9일 이후 공개활동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 한미 당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는 끝났다고 관측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잠행이 2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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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전승절 맞아 ‘전국노병대회’…김정은 불참
    • 입력 2022-07-27 15:09:28
    취재K

북한 전승절을 맞아 제8차 전국노병대회가 어제 평양에서 열렸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오늘(27일) 보도했다. 전승절은 1953년 7월 27일 6·25전쟁 휴전협정을 체결한 날로, 북한이 전쟁 승리를 주장하며 기념하는 명절이다. 지난해 노병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연설했지만, 올해는 김 위원장이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참석 대신 당 중앙위 축하문…"이 땅의 전쟁 아직 안 끝나"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전국노병대회에 김덕훈 내각총리와 조용원, 최룡해, 박정천, 리병철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주석단에 섰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보도한 사진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노병들에게 축하문을 전달하는 방식의 메시지가 나왔다. 당은 축하문에서 6·25전쟁을 '성스러운 혁명전쟁'이라고 칭송하면서, 노병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치하했다.

당 중앙위는 축하문에서 "위대한 년대(시대)의 승리자들이 피와 땀으로 마련한 고귀한 정신은 세월이 흐를수록 그 진의미가 더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이 땅에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스스로가 선택하여 가고 있고 세대를 이어 가야 할 혁명의 길은 제국주의와의 첨예한 대결을 동반한다"며 외부의 위기를 부각했다.

■ 3년 연속 전국노병대회…"'강대강 원칙' 확인하고 내부결속"

김정은 위원장은 전국노병대회에 공을 들여왔다. 북한에서 열린 8번의 노병대회 가운데 7번이 김 위원장 집권 후 열렸고, 2015년과 2020, 2021년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노병과 원로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후견세력을 얻으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전승절을 맞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관련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병대회가 북한이 천명한 '강대강 원칙'을 확인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영웅적 투쟁정신과 승리 전통을 창조한’ 전승세대 우대와 전통 계승을 통해 최고지도자에 대한 무한한 신뢰, 절대 충성을 재강조하고, 사상무장, 일심단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계기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특히, '수령님만 따르면 미국놈을 이기고 참다운 삶을 다시 누리게 된다'는 전쟁 참가자의 연설, '미국놈' 표현 등을 담은 축하문 내용을 주목했다. 임 교수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 고조를 통해 미국에 대한 핵전쟁 준비 정당화,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관철하는 내부 결속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전승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3년 연속 노병대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전승세대의 영웅정신, 혁명정신의 계승의지 부각, 현 난관 극복을 강조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체제결속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행사에 전국의 노병들이 모였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이달 9일 이후 공개활동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 한미 당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는 끝났다고 관측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잠행이 2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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