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이름 만지며 눈물…“마침내 완공, 영원히 머물길”

입력 2022.07.27 (19:25) 수정 2022.07.2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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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69년 전 한국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합의한 6.25 정전 협정 체결일인데요.

한국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참전용사, 4만 3천여 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오늘 처음으로 유가족들에게 공개됐습니다.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름 앞에 선 유족들은 오랜 세월 참았던 눈물을 보였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리석 위에 한 자 한 자 새겨진 이름 위로 흰 장미꽃이 놓입니다.

한국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전사사들의 이름들 속에서 삼촌의 이름을 발견한 여성은 참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타미쉬리브/한국전쟁 유가족 : "우리 모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삼촌을 마침내 그가 있어야 할 곳으로 이렇게 모시고 왔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4만여 명의 이름을 새긴 이 추모의 벽은 공식 제막식을 하루 앞두고 유가족들에게 먼저 공개됐습니다.

500여 명의 유가족들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름을 찾아 사진을 찍고, 탁본을 뜨고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전쟁터에서 실종돼 유해 조차 찾지 못한 가족들은 전사자의 생존 당시 사진을 품에 안았습니다.

야속하게 지난 70년 세월, 사진 속의 청년은 여전히 푸른데 가족들은 모두 나이가 들었습니다.

[루버타 베어/한국전쟁 유가족 : "저는 이제 많이 늙었습니다. 죽기 전에 오빠의 이름이 돌아온 것을 직접 제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전쟁 추모의 벽에는 미국 내 전쟁 기념시설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국적이 아닌 한국인 카투사 7천여 명의 이름도 나란히 새겨졌습니다.

카투사로 참전해 전사한 사진 속 아버지를 찾아 온 한신희 씨는 영어로 새겨진 한상순 이름 석자를 고이 담았습니다.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내일 추모의 벽 준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두 메시지를 보낼 예정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김인수/코디:이세영/자료조사:권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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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사자 이름 만지며 눈물…“마침내 완공, 영원히 머물길”
    • 입력 2022-07-27 19:25:54
    • 수정2022-07-27 19:35:03
    뉴스7(청주)
[앵커]

오늘은 69년 전 한국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합의한 6.25 정전 협정 체결일인데요.

한국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참전용사, 4만 3천여 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오늘 처음으로 유가족들에게 공개됐습니다.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름 앞에 선 유족들은 오랜 세월 참았던 눈물을 보였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리석 위에 한 자 한 자 새겨진 이름 위로 흰 장미꽃이 놓입니다.

한국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전사사들의 이름들 속에서 삼촌의 이름을 발견한 여성은 참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타미쉬리브/한국전쟁 유가족 : "우리 모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삼촌을 마침내 그가 있어야 할 곳으로 이렇게 모시고 왔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4만여 명의 이름을 새긴 이 추모의 벽은 공식 제막식을 하루 앞두고 유가족들에게 먼저 공개됐습니다.

500여 명의 유가족들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름을 찾아 사진을 찍고, 탁본을 뜨고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전쟁터에서 실종돼 유해 조차 찾지 못한 가족들은 전사자의 생존 당시 사진을 품에 안았습니다.

야속하게 지난 70년 세월, 사진 속의 청년은 여전히 푸른데 가족들은 모두 나이가 들었습니다.

[루버타 베어/한국전쟁 유가족 : "저는 이제 많이 늙었습니다. 죽기 전에 오빠의 이름이 돌아온 것을 직접 제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전쟁 추모의 벽에는 미국 내 전쟁 기념시설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국적이 아닌 한국인 카투사 7천여 명의 이름도 나란히 새겨졌습니다.

카투사로 참전해 전사한 사진 속 아버지를 찾아 온 한신희 씨는 영어로 새겨진 한상순 이름 석자를 고이 담았습니다.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내일 추모의 벽 준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모두 메시지를 보낼 예정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김인수/코디:이세영/자료조사:권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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