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잡은 택배기사…순간 기지 빛났다

입력 2022.07.29 (07:37) 수정 2022.07.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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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택배 기사가 노부부에게 돈다발을 건네 받는 남성을 목격하고 끝까지 쫓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의심에, 용기와 기지를 발휘해 붙잡은 남성, 보이스피싱 수거책이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아파트 뒷문을 빠져나가고, 택배 화물차를 세운 다른 남성이 급히 뒤를 쫓습니다.

도롯가를 걸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 두 사람.

잠시 뒤 현장에 경찰이 도착하고, 앞서 걷던 남성을 체포해 경찰차에 태웁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었습니다.

뒤따르던 남성은 인근 아파트에 배송 왔던 택배 기사였는데, 입구에서 의심스런 정황을 포착한 뒤 직접 범인을 쫓았습니다.

[김배환/택배 기사 : "배송 가는 길에 할머니가 젊은 남자한테 돈뭉치를 건네는 걸 봤어요. 쫓아가서 남자한테 물어보니까 정확하게 답변을 못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경찰에 신고하고 어디 가지 못하게 붙잡고 있었고…."]

범인은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을 찾아둔 피해자를 이날 만나 9백70여만 원을 건네받고 현장을 떠나려던 찰나, 택배 기사의 눈에 띄었던 겁니다.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면서, 기존 대출을 먼저 갚아야 한다고 피해자를 속였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조건이 좋지. 그거 갚으면 바로 해주고 1.8% 해준다고 하니까 누가 안 쓰겠어. 그 윗사람이 집사람한테 계속 통화해서 돈이 준비됐다 하니 온다고 하더라고. 여기서 돈을 주고 나는 저기서 모르게 사진을 찍어 놓고…."]

붙잡힌 남성은 구인 광고를 보고 현금을 수거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며, 보이스피싱 범죄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시민 정신을 발휘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쫓은 택배 기사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김배환/택배 기사 :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저희 할머니가 저런 상황이었으면 난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이 들어서 행동을 바로 옮길 수 있었던 것 같고…."]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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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피싱 잡은 택배기사…순간 기지 빛났다
    • 입력 2022-07-29 07:37:17
    • 수정2022-07-29 08:53:26
    뉴스광장(전주)
[앵커]

한 택배 기사가 노부부에게 돈다발을 건네 받는 남성을 목격하고 끝까지 쫓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의심에, 용기와 기지를 발휘해 붙잡은 남성, 보이스피싱 수거책이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아파트 뒷문을 빠져나가고, 택배 화물차를 세운 다른 남성이 급히 뒤를 쫓습니다.

도롯가를 걸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 두 사람.

잠시 뒤 현장에 경찰이 도착하고, 앞서 걷던 남성을 체포해 경찰차에 태웁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었습니다.

뒤따르던 남성은 인근 아파트에 배송 왔던 택배 기사였는데, 입구에서 의심스런 정황을 포착한 뒤 직접 범인을 쫓았습니다.

[김배환/택배 기사 : "배송 가는 길에 할머니가 젊은 남자한테 돈뭉치를 건네는 걸 봤어요. 쫓아가서 남자한테 물어보니까 정확하게 답변을 못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경찰에 신고하고 어디 가지 못하게 붙잡고 있었고…."]

범인은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을 찾아둔 피해자를 이날 만나 9백70여만 원을 건네받고 현장을 떠나려던 찰나, 택배 기사의 눈에 띄었던 겁니다.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면서, 기존 대출을 먼저 갚아야 한다고 피해자를 속였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조건이 좋지. 그거 갚으면 바로 해주고 1.8% 해준다고 하니까 누가 안 쓰겠어. 그 윗사람이 집사람한테 계속 통화해서 돈이 준비됐다 하니 온다고 하더라고. 여기서 돈을 주고 나는 저기서 모르게 사진을 찍어 놓고…."]

붙잡힌 남성은 구인 광고를 보고 현금을 수거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며, 보이스피싱 범죄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시민 정신을 발휘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쫓은 택배 기사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김배환/택배 기사 :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저희 할머니가 저런 상황이었으면 난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이 들어서 행동을 바로 옮길 수 있었던 것 같고…."]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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