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염수 피해 우려”에 日, “불안만 가중시킨다”

입력 2022.07.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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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주일본영사관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제주 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제주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자료를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단체와 제주지역 정치권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에 심각한 외교 결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日 영사관 "제주연구원이 도민들 불안 가중시켜"

제주연구원은 지난해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연구원은 「일본 방사성물질 오염수 해양 방류 강행 전 제주의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에서 방사성물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할 경우 자국 내 주변 바다가 방사능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해양생태계 변화, 해양생물 체내 축적 및 폐사 등이 발생하고, 방사성물질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제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연안으로 유입되면 해양생태계와 수산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또 방사성물질인 요오드-131은 갑상선 암, 스트론튬-90은 골수암, 세슘-137은 신장과 방광에 축적하여 암 등을 유발하며, 플로토늄은 지속적으로 체내 세포를 공격하는 등 위험한 물질이라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연구원은 이런 피해를 우려하며 오염수 모니터링과 수산물 감시, 선박 운항 통제 등 1~4단계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주 인근 해역에서의 오염수 조사 횟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제주일본영사관이 제주연구원이 보고서를 냈을 즈음에 '사실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제주도민의 불안만 가중시키는 부적절한 내용을 제주연구원이 기술했다"며 이를 정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입장문에는 연구원의 발표를 X, 자신들의 주장을 O로 표현하며 '실제 방류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관행과 관련 기준을 준수해 방류가 이뤄질 것이고, 방류 후에도 모니터링을 시행해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수를 처리한 뒤 바닷물로 희석해 방출하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의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낮아져 인체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기존 일본 정부의 논리도 실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제주연구원이 도민의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영사관의 표현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은 "제주도민들은 일본에 가장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런 의문과 또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이런 입장문이 도민들에게 일본영사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연구원의 분석 결과는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피해까지 고려한 체계적인 분석이라고 밝혔습니다.

심각한 외교적인 결례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제주시 갑 지역구 송재호 국회의원은 "영사관이 오염수 방류를 마치 문제가 없는 것처럼 표현하고, 또 오히려 제주연구원이 제주도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표현을 쓴 것은 매우 적절치 않고, 또 외교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전 오염수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제주도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입장문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영사관 측은 지난해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렸고, 지금도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주영사관 차원이 아닌, 일본 외무성을 거쳐 입장문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어민과 시민사회, 정치권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 한림수협과 한림어선주협회 등 어민들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상대로 '오염수 방류 준비행위 중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하며 "주변국 어업인과 국민에 대한 불법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습니다.
제주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도 제주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내는 등 방류 결정을 연이어 규탄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행동은 "독일의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7개월이면 제주 앞바다에 오염수가 당도하고, 중국 칭화대 예측에서도 400일이면 한국 영해 전역에 오염수가 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번 결정으로 한국 연근해는 물론 태평양 전체의 핵 오염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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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오염수 피해 우려”에 日, “불안만 가중시킨다”
    • 입력 2022-07-29 16:00:02
    취재K

주제주일본영사관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제주 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제주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자료를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단체와 제주지역 정치권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에 심각한 외교 결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日 영사관 "제주연구원이 도민들 불안 가중시켜"

제주연구원은 지난해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연구원은 「일본 방사성물질 오염수 해양 방류 강행 전 제주의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에서 방사성물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할 경우 자국 내 주변 바다가 방사능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해양생태계 변화, 해양생물 체내 축적 및 폐사 등이 발생하고, 방사성물질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제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연안으로 유입되면 해양생태계와 수산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또 방사성물질인 요오드-131은 갑상선 암, 스트론튬-90은 골수암, 세슘-137은 신장과 방광에 축적하여 암 등을 유발하며, 플로토늄은 지속적으로 체내 세포를 공격하는 등 위험한 물질이라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연구원은 이런 피해를 우려하며 오염수 모니터링과 수산물 감시, 선박 운항 통제 등 1~4단계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주 인근 해역에서의 오염수 조사 횟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제주일본영사관이 제주연구원이 보고서를 냈을 즈음에 '사실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제주도민의 불안만 가중시키는 부적절한 내용을 제주연구원이 기술했다"며 이를 정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입장문에는 연구원의 발표를 X, 자신들의 주장을 O로 표현하며 '실제 방류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관행과 관련 기준을 준수해 방류가 이뤄질 것이고, 방류 후에도 모니터링을 시행해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수를 처리한 뒤 바닷물로 희석해 방출하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의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낮아져 인체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기존 일본 정부의 논리도 실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제주연구원이 도민의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영사관의 표현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은 "제주도민들은 일본에 가장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런 의문과 또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이런 입장문이 도민들에게 일본영사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연구원의 분석 결과는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피해까지 고려한 체계적인 분석이라고 밝혔습니다.

심각한 외교적인 결례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제주시 갑 지역구 송재호 국회의원은 "영사관이 오염수 방류를 마치 문제가 없는 것처럼 표현하고, 또 오히려 제주연구원이 제주도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표현을 쓴 것은 매우 적절치 않고, 또 외교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전 오염수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제주도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입장문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영사관 측은 지난해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렸고, 지금도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주영사관 차원이 아닌, 일본 외무성을 거쳐 입장문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어민과 시민사회, 정치권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 한림수협과 한림어선주협회 등 어민들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상대로 '오염수 방류 준비행위 중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하며 "주변국 어업인과 국민에 대한 불법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습니다.
제주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도 제주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내는 등 방류 결정을 연이어 규탄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행동은 "독일의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7개월이면 제주 앞바다에 오염수가 당도하고, 중국 칭화대 예측에서도 400일이면 한국 영해 전역에 오염수가 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번 결정으로 한국 연근해는 물론 태평양 전체의 핵 오염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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