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리용’ 김승용을 보내는 절친 박주영의 뭉클한 한마디

입력 2022.07.30 (09:00) 수정 2022.07.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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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김승용을 격려 중인 박주영 (출처 : 연합뉴스)2005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김승용을 격려 중인 박주영 (출처 : 연합뉴스)

올 시즌 K리그 상반기를 한 단어로 꼽자면 단연 '이승우(24·수원FC) 열풍'이다.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첫선을 보인 이승우는 실력 못지 않게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쳐 보이며 관중을 열광케 하고 가장 늦게 퇴근할 정도로 정성 들인 팬 서비스로 '프로 선수의 모범 답안'으로 불리고 있다.

시즌 10호 골을 기록할 동안 같은 세리머니가 되풀이된 적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춤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이런 이승우를 보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10여 년 전 익살스런 표정에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개그 프로그램의 더듬이 춤을 선보여 팬들에게 웃음을 선물한 김승용(37)이다. 개그 캐릭터 '리마리오'를 따라 한 세리머니로 화제성 1위에 올라 항상 이름 앞에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리마리용' 김승용.

■ 리마리용, 5년 만에 찾는 울산 문수 경기장

지난달 말까지 홍콩 리만 소속으로 뛰었던 김승용은 19년 프로 생활을 마치고 현재 모처럼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고 있다. 그런 그가 오늘(30일) 약 5년 만에 K리그가 펼쳐지는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울산 구단의 특별한 초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승용은 울산과 강원의 경기가 열리기 전인 저녁 6시부터 약 30분 동안 팬 사인회를 하고 하프타임에는 그라운드에서 울산 서포터스를 찾아가 그동안 성원에 감사를 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울산에 이어 몸담았던 팀이 강원이었던 만큼 강원 서포터스에게도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 대해 김승용은 '솔직히 너무 놀랐다.'고 표현했다. 김승용은 "울산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도 아니고 두 시즌밖에 뛰지 않았는데 제 은퇴에 대해 이렇게까지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팬들과 만나게 해주실 줄 몰랐어요. 제가 평소에 막 감정을 드러내는 성격이 아닌데 울산에서 연락 왔을 때 울컥했습니다. 눈물 날 뻔했어요."라고 말했다. 김승용의 말대로 정말 울산 구단은 왜 두 시즌가량 뛴 옛 소속 선수의 19년 프로 마감 은퇴 행사를 열어주려는 걸까?

울산 구단의 이런 의미 있는 행사 배경엔 현 김광국 대표의 따뜻한 배려가 있다. 김광국 대표는 평소 울산 현대를 거쳐 간 선수들의 은퇴 소식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챙기기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 함께한 선수에 대한 고마움과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자리를 마련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울산의 김광수 팬&미디어팀 팀장은 "특히 김승용 선수가 있었던 시즌에는 팀 성적이 워낙 좋았고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그를 기억할 정도로 정말 모두에게 친절하고 잘했어요. 팬들에게도 이런 만남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해서 마련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승용의 상징적  더듬이 춤 세리머니 (출처 : 연합뉴스)김승용의 상징적 더듬이 춤 세리머니 (출처 : 연합뉴스)

김승용은 2012년과 2013년 울산 소속으로 활약했다. 당시 짧은 두 시즌을 뛰었지만,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말 그대로 전성기를 보냈다. 김승용은 당시 결승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정상 등극에 기여했다. 김승용에게 지금도 변함없는 프로 최고의 순간은 울산에서 뛰던 시절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고 경기장을 누비며 행복한 축구를 했다고 추억한다. 그에게 좋은 기억이 가득한 울산에는 현재 그가 존경하는 지도자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절친 박주영이 뛰고 있다. 그래서 은퇴한 김승용의 올 시즌 바람은 울산의 우승이다.

■ 함께 뛰던 그라운드에서 친구를 떠나보내는 박주영.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친구를 보내는 박주영은 어떤 심정일까?

박주영은 오늘 홈 경기장에서 만나게 될 은퇴하는 김승용을 떠올리며 "어렸을 때 만나 동료로 또 친구로 함께 해온 승용이가 은퇴한다니 여러 생각이 막 오가요. 승용이와 함께했던 매 순간들이 기억나고, 늘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실하게 선수 생활을 해 온 승용이에게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정말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데 승용이를 잊지 않고 그에게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준 울산 구단과 팬들에게도 친구이자 동료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얼굴을 마주하게 되면 어떤 말을 하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엔 이렇게 말했다. "승용아 고생 많았다. 늘 기본에 충실하고 성실히 선수생활을 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선수 이후의 너의 삶도 지금과 같이 늘 행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늘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 자주 보자!"

박주영과 이근호, 김승용. 2000년대 초반 한국 축구 청소년대표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절친 3총사' 가운데 첫 은퇴의 길을 선택한 김승용은 당분간 휴식한 뒤 지도자 변신을 위해 다시 한번 축구 인생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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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7-30 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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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김승용을 격려 중인 박주영 (출처 : 연합뉴스)
올 시즌 K리그 상반기를 한 단어로 꼽자면 단연 '이승우(24·수원FC) 열풍'이다.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첫선을 보인 이승우는 실력 못지 않게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쳐 보이며 관중을 열광케 하고 가장 늦게 퇴근할 정도로 정성 들인 팬 서비스로 '프로 선수의 모범 답안'으로 불리고 있다.

시즌 10호 골을 기록할 동안 같은 세리머니가 되풀이된 적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춤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이런 이승우를 보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10여 년 전 익살스런 표정에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개그 프로그램의 더듬이 춤을 선보여 팬들에게 웃음을 선물한 김승용(37)이다. 개그 캐릭터 '리마리오'를 따라 한 세리머니로 화제성 1위에 올라 항상 이름 앞에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리마리용' 김승용.

■ 리마리용, 5년 만에 찾는 울산 문수 경기장

지난달 말까지 홍콩 리만 소속으로 뛰었던 김승용은 19년 프로 생활을 마치고 현재 모처럼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고 있다. 그런 그가 오늘(30일) 약 5년 만에 K리그가 펼쳐지는 울산 문수 축구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울산 구단의 특별한 초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승용은 울산과 강원의 경기가 열리기 전인 저녁 6시부터 약 30분 동안 팬 사인회를 하고 하프타임에는 그라운드에서 울산 서포터스를 찾아가 그동안 성원에 감사를 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울산에 이어 몸담았던 팀이 강원이었던 만큼 강원 서포터스에게도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 대해 김승용은 '솔직히 너무 놀랐다.'고 표현했다. 김승용은 "울산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도 아니고 두 시즌밖에 뛰지 않았는데 제 은퇴에 대해 이렇게까지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팬들과 만나게 해주실 줄 몰랐어요. 제가 평소에 막 감정을 드러내는 성격이 아닌데 울산에서 연락 왔을 때 울컥했습니다. 눈물 날 뻔했어요."라고 말했다. 김승용의 말대로 정말 울산 구단은 왜 두 시즌가량 뛴 옛 소속 선수의 19년 프로 마감 은퇴 행사를 열어주려는 걸까?

울산 구단의 이런 의미 있는 행사 배경엔 현 김광국 대표의 따뜻한 배려가 있다. 김광국 대표는 평소 울산 현대를 거쳐 간 선수들의 은퇴 소식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챙기기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 함께한 선수에 대한 고마움과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자리를 마련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울산의 김광수 팬&미디어팀 팀장은 "특히 김승용 선수가 있었던 시즌에는 팀 성적이 워낙 좋았고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그를 기억할 정도로 정말 모두에게 친절하고 잘했어요. 팬들에게도 이런 만남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해서 마련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승용의 상징적  더듬이 춤 세리머니 (출처 : 연합뉴스)
김승용은 2012년과 2013년 울산 소속으로 활약했다. 당시 짧은 두 시즌을 뛰었지만,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말 그대로 전성기를 보냈다. 김승용은 당시 결승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정상 등극에 기여했다. 김승용에게 지금도 변함없는 프로 최고의 순간은 울산에서 뛰던 시절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고 경기장을 누비며 행복한 축구를 했다고 추억한다. 그에게 좋은 기억이 가득한 울산에는 현재 그가 존경하는 지도자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절친 박주영이 뛰고 있다. 그래서 은퇴한 김승용의 올 시즌 바람은 울산의 우승이다.

■ 함께 뛰던 그라운드에서 친구를 떠나보내는 박주영.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친구를 보내는 박주영은 어떤 심정일까?

박주영은 오늘 홈 경기장에서 만나게 될 은퇴하는 김승용을 떠올리며 "어렸을 때 만나 동료로 또 친구로 함께 해온 승용이가 은퇴한다니 여러 생각이 막 오가요. 승용이와 함께했던 매 순간들이 기억나고, 늘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실하게 선수 생활을 해 온 승용이에게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정말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데 승용이를 잊지 않고 그에게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준 울산 구단과 팬들에게도 친구이자 동료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얼굴을 마주하게 되면 어떤 말을 하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엔 이렇게 말했다. "승용아 고생 많았다. 늘 기본에 충실하고 성실히 선수생활을 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선수 이후의 너의 삶도 지금과 같이 늘 행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늘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 자주 보자!"

박주영과 이근호, 김승용. 2000년대 초반 한국 축구 청소년대표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절친 3총사' 가운데 첫 은퇴의 길을 선택한 김승용은 당분간 휴식한 뒤 지도자 변신을 위해 다시 한번 축구 인생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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