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입학’ 학제 개편안 ‘우려’…내일 철회 촉구 기자회견

입력 2022.07.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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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한 살 낮추는 '학제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입학 연령은 낮췄지만, 현행 '6-3-3' (초등 6년- 중등 3년-고등 3년)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만 5세에 입학하고 만 17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법 개정과 사회적 합의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교육부의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2025년부터는 2019년생, 만 5세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 '교육 출발선 격차 해소한다'… 2025년부터 4년간 '만 6세·5세 함께 입학'

교육부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우선 2025년부터 시행은 하지만, 한꺼번에 입학생이 늘어날 경우 교실과 교사가 부족할테니 만 5세 입학을 4년에 걸쳐 4분의 1씩 늘려나가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시행 첫 해인 2025년에는 2018년생과 2019년 1~3월생이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다음해엔 2019년 4~12월생과 2020년 1~6월생이 함께 입학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2028년까지 4년 동안 '만 5·6세가 섞여서 함께 입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2029년부터는 만 5세 (2023년생) 아이들로만 1학년이 구성됩니다. 결국, 2018년생부터 2022년생은 '한 살 어리거나 많은 동급생'과 함께 12년 학창시절을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렇게 진행할 경우 학령인구 감소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입학생이 늘게 돼 교실 부족 등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도 취학연령을 낮추는 방식의 학제 개편이 논의됐지만, 교실과 교사 등 인프라 마련을 위한 재정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추진하지 못했는데, 이처럼 '나눠서 입학하면' 별도의 재정 확충 없이 학제 개편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교육부 예상대로라면 2025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모두 40만 9천 800여 명(2018년생 + 2019년생 일부) 입니다. 2017년생 입학 예정자 35만 7천 7백여 명보다 5만 명 정도 많은 숫자이지만, 교육부는 현재 시설과 교원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내다봤습니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가장 주된 목적은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의 아이들을 1년이라도 빨리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을 사회에 1년이라도 빨리 진출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학부모·교원단체 "사회적 합의 없었다" 반대 …'범국민 투쟁' 예고


갑작스런 학제 변화 예고에 가장 먼저 학부모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단 한 번의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해도 되느냐"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대부분입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국민동의청원' 등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만 5세는 발달상 너무 어리다"라는 것과, "지금도 조기 교육이 사회적 문제인데, 일찍 입학하게 되면 사교육만 더 조장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맞벌이 부모들은 "현재도 초등 돌봄교실이 열악한 상황에서 어린 나이에 입학만 시켜놓으면 맞벌이 부모들은 1년 먼저 직장 그만두라는 소리냐"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교원 단체 등 관련 단체들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번 결정은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도 조기입학 제도가 있지만 대부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 역시 "교육현장과 학부모,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정교하고 지속적인 의견 수렴과정이 없었다"고 비판하며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강경 추진한다면 뜻을 함께하는 집단과 대국민 반대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19개 교육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만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 연대'는 내일(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학제개편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범국민 연대는 "만 5세 입학은 유아들의 인지 ·정서 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며, 입시 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앞으로 '학제 개편 철회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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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 5세 입학’ 학제 개편안 ‘우려’…내일 철회 촉구 기자회견
    • 입력 2022-07-31 15:10:43
    취재K

교육부가 지난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한 살 낮추는 '학제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입학 연령은 낮췄지만, 현행 '6-3-3' (초등 6년- 중등 3년-고등 3년)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만 5세에 입학하고 만 17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법 개정과 사회적 합의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교육부의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2025년부터는 2019년생, 만 5세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 '교육 출발선 격차 해소한다'… 2025년부터 4년간 '만 6세·5세 함께 입학'

교육부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우선 2025년부터 시행은 하지만, 한꺼번에 입학생이 늘어날 경우 교실과 교사가 부족할테니 만 5세 입학을 4년에 걸쳐 4분의 1씩 늘려나가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시행 첫 해인 2025년에는 2018년생과 2019년 1~3월생이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다음해엔 2019년 4~12월생과 2020년 1~6월생이 함께 입학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2028년까지 4년 동안 '만 5·6세가 섞여서 함께 입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2029년부터는 만 5세 (2023년생) 아이들로만 1학년이 구성됩니다. 결국, 2018년생부터 2022년생은 '한 살 어리거나 많은 동급생'과 함께 12년 학창시절을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렇게 진행할 경우 학령인구 감소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입학생이 늘게 돼 교실 부족 등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도 취학연령을 낮추는 방식의 학제 개편이 논의됐지만, 교실과 교사 등 인프라 마련을 위한 재정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추진하지 못했는데, 이처럼 '나눠서 입학하면' 별도의 재정 확충 없이 학제 개편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교육부 예상대로라면 2025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모두 40만 9천 800여 명(2018년생 + 2019년생 일부) 입니다. 2017년생 입학 예정자 35만 7천 7백여 명보다 5만 명 정도 많은 숫자이지만, 교육부는 현재 시설과 교원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내다봤습니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가장 주된 목적은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의 아이들을 1년이라도 빨리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을 사회에 1년이라도 빨리 진출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학부모·교원단체 "사회적 합의 없었다" 반대 …'범국민 투쟁' 예고


갑작스런 학제 변화 예고에 가장 먼저 학부모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단 한 번의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해도 되느냐"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대부분입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국민동의청원' 등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만 5세는 발달상 너무 어리다"라는 것과, "지금도 조기 교육이 사회적 문제인데, 일찍 입학하게 되면 사교육만 더 조장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맞벌이 부모들은 "현재도 초등 돌봄교실이 열악한 상황에서 어린 나이에 입학만 시켜놓으면 맞벌이 부모들은 1년 먼저 직장 그만두라는 소리냐"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교원 단체 등 관련 단체들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번 결정은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도 조기입학 제도가 있지만 대부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 역시 "교육현장과 학부모,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정교하고 지속적인 의견 수렴과정이 없었다"고 비판하며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강경 추진한다면 뜻을 함께하는 집단과 대국민 반대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19개 교육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만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 연대'는 내일(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학제개편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범국민 연대는 "만 5세 입학은 유아들의 인지 ·정서 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며, 입시 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앞으로 '학제 개편 철회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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