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긴급 인터뷰! 인종차별에 “여러 번 있었던 일…”

입력 2022.08.02 (13:32) 수정 2022.08.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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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파렌세 전 페널티킥을 차는 황희찬 (출처 : 울버햄프턴 구단)SC파렌세 전 페널티킥을 차는 황희찬 (출처 : 울버햄프턴 구단)

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프턴의 황희찬(26)이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겪은 인종차별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리 모두 같은 인간"이라면서 "성숙한 태도로 스포츠를 즐겨야 하고 다시는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늘 웃는 모습을 보여줬던 황희찬으로선 이례적인 일침이다. 황희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황희찬은 1일(한국시각) 포르투갈에서 열린 2부리그 SC 파렌세와의 경기 후반 11분 페널티킥 득점을 올렸다. 이 상황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오스트리아, 독일 등을 거쳐 온 황희찬으로선 한, 두 번 겪는 일이 아니었지만, 이번엔 그냥 넘길 수 없었다. 황희찬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과 심정을 담담히 설명했다. 다음은 황희찬과의 일문일답.

Q.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 페널티킥이 선언돼 어디로 찰지 코스를 정하고 있었어요. 골대 뒤쪽을 보고 있었는데 상대 서포터스와 거리가 가까웠거든요. 그분이 처음엔 손가락 욕을 하시다가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 흥분하셨는지 눈을 찢으시더라고요. 눈 찢는 동작을 하셔서. 어... 순간적으로 좀 화가 많이 났던 것 같아요.

Q.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

- 진짜 화가 많이 났지만, 경기 상황만 봐서는 팀이 지고 있었고 골을 넣어야 했고. 아무래도 제가 유럽에 처음 왔을 때부터 오스트리아, 독일 등 가는 곳마다 정말 많이 (그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골을 더 넣으려고 일단 침착하자 했죠. 더 마음을 다스리려고 했어요. 경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래서 심판이 휘슬을 불고 제가 일부러 한 템포 늦추고 천천히 찼거든요. 좀 더 마음을 가다듬고. 그래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말 그대로 참기 어려운 '욱'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 네... 아쉽죠. 아직도 이런 일들이 많다는 것이 아쉬운데 어쨌든 경기 중이고 제가 화를 내고 그럴 수 없어서. 그런데 제가 그런 경험이 많다 보니까 팀이 지고 있었고 일단은 골이 더 중요하니까 경기에 더 집중하고 일단 골을 넣고 그러고 나서 그 상황을 어필(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단은 더 고마운 게 나중에 감독님하고 팀에 이야기했는데 다들 나서주셔서 팀원들과 친구들, 지인들 다 연락 와서 괜찮은 것 같아요.

Q. 좋지 않은 경험, 여러 번 겪는 일이다 보니 단단해진 느낌인데?

- 그렇죠. 정말 유럽에서도 많은 분이 대신 사과한다고 연락 왔었어요. 다들 그런 건 아니잖아요.
몇몇 사람들 때문에... 저희 울버햄프턴 서포터스도 연락 왔어요. 너의 뒤에 서 있으니까 응원한다고.. 힘내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정말 유럽 처음 왔을 때부터 이런 일들이 많아서. 축구에 더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 대목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환상적인 골을 터트린 토트넘의 손흥민이 떠올랐다. 손흥민은 4년이 지난 뒤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며 그래서 독일전 골이 자신의 인생 최고 골이라고 털어놨다. 인종차별의 경험으로 축구에 더 집중하게 됐다는 황희찬의 말이 그래서 이해된다.

여러 차례 반복된 인종차별 경험을 황희찬은 이번엔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차분하게 페널티킥 상황을 골로 마무리 짓고 곧바로 주장과 주심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넘기면 자신이 또 당할 수 있고 혹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가 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유럽에서의 경험이 늘어날수록 한국 축구 선수로서의 책임감도 무거워진다고 강조한다.

프리시즌 최종전 득점으로 이번 주말 개막하는 프리미어리그 기대감을 높인 황희찬. 올 시즌엔 월드컵도 앞두고 있어 여느 때보다 더 재미있고 즐겁게 더 활기차게 그라운드를 누비겠다고 팬들에게 응원을 당부했다.

"군사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팀에 합류해서 동료들보다 늦게 전지훈련에 합류했지만. 그래서 훈련을 일주일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이 골이 제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즐겁게 경쟁하고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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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8-02 13: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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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파렌세 전 페널티킥을 차는 황희찬 (출처 : 울버햄프턴 구단)
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프턴의 황희찬(26)이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겪은 인종차별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리 모두 같은 인간"이라면서 "성숙한 태도로 스포츠를 즐겨야 하고 다시는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늘 웃는 모습을 보여줬던 황희찬으로선 이례적인 일침이다. 황희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황희찬은 1일(한국시각) 포르투갈에서 열린 2부리그 SC 파렌세와의 경기 후반 11분 페널티킥 득점을 올렸다. 이 상황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오스트리아, 독일 등을 거쳐 온 황희찬으로선 한, 두 번 겪는 일이 아니었지만, 이번엔 그냥 넘길 수 없었다. 황희찬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과 심정을 담담히 설명했다. 다음은 황희찬과의 일문일답.

Q.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 페널티킥이 선언돼 어디로 찰지 코스를 정하고 있었어요. 골대 뒤쪽을 보고 있었는데 상대 서포터스와 거리가 가까웠거든요. 그분이 처음엔 손가락 욕을 하시다가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 흥분하셨는지 눈을 찢으시더라고요. 눈 찢는 동작을 하셔서. 어... 순간적으로 좀 화가 많이 났던 것 같아요.

Q.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

- 진짜 화가 많이 났지만, 경기 상황만 봐서는 팀이 지고 있었고 골을 넣어야 했고. 아무래도 제가 유럽에 처음 왔을 때부터 오스트리아, 독일 등 가는 곳마다 정말 많이 (그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골을 더 넣으려고 일단 침착하자 했죠. 더 마음을 다스리려고 했어요. 경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래서 심판이 휘슬을 불고 제가 일부러 한 템포 늦추고 천천히 찼거든요. 좀 더 마음을 가다듬고. 그래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말 그대로 참기 어려운 '욱'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 네... 아쉽죠. 아직도 이런 일들이 많다는 것이 아쉬운데 어쨌든 경기 중이고 제가 화를 내고 그럴 수 없어서. 그런데 제가 그런 경험이 많다 보니까 팀이 지고 있었고 일단은 골이 더 중요하니까 경기에 더 집중하고 일단 골을 넣고 그러고 나서 그 상황을 어필(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단은 더 고마운 게 나중에 감독님하고 팀에 이야기했는데 다들 나서주셔서 팀원들과 친구들, 지인들 다 연락 와서 괜찮은 것 같아요.

Q. 좋지 않은 경험, 여러 번 겪는 일이다 보니 단단해진 느낌인데?

- 그렇죠. 정말 유럽에서도 많은 분이 대신 사과한다고 연락 왔었어요. 다들 그런 건 아니잖아요.
몇몇 사람들 때문에... 저희 울버햄프턴 서포터스도 연락 왔어요. 너의 뒤에 서 있으니까 응원한다고.. 힘내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정말 유럽 처음 왔을 때부터 이런 일들이 많아서. 축구에 더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 대목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환상적인 골을 터트린 토트넘의 손흥민이 떠올랐다. 손흥민은 4년이 지난 뒤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며 그래서 독일전 골이 자신의 인생 최고 골이라고 털어놨다. 인종차별의 경험으로 축구에 더 집중하게 됐다는 황희찬의 말이 그래서 이해된다.

여러 차례 반복된 인종차별 경험을 황희찬은 이번엔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차분하게 페널티킥 상황을 골로 마무리 짓고 곧바로 주장과 주심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넘기면 자신이 또 당할 수 있고 혹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가 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유럽에서의 경험이 늘어날수록 한국 축구 선수로서의 책임감도 무거워진다고 강조한다.

프리시즌 최종전 득점으로 이번 주말 개막하는 프리미어리그 기대감을 높인 황희찬. 올 시즌엔 월드컵도 앞두고 있어 여느 때보다 더 재미있고 즐겁게 더 활기차게 그라운드를 누비겠다고 팬들에게 응원을 당부했다.

"군사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팀에 합류해서 동료들보다 늦게 전지훈련에 합류했지만. 그래서 훈련을 일주일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이 골이 제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즐겁게 경쟁하고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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