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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간호사 뇌출혈 사망…“본질은 의사 수 부족”
입력 2022.08.04 (16:36) 수정 2022.08.04 (17:26) 취재K

국내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수술 가능한 의사가 없어 결국 숨진 사건을 놓고, '의사 수 부족'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의 30대 간호사는 근무 중에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실을 찾았지만, 당장 필요한 수술을 할 전문의가 없었습니다. 아산병원에 뇌질환을 담당하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3명인데, 이 가운데 '외과 수술'이 가능한 2명은 학회 참석이나 휴가 등으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간호사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달 30일 숨졌습니다.

■ "대형병원에 수술할 의사 없어 뇌출혈 간호사 숨져 충격"...병원·의료진 비판 목소리도

이 사건이 알려지자 아산병원의 응급 시스템 실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손 꼽히는 대형병원에서 직원이 쓰러졌는데 의사가 없어 응급수술을 못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많았고, 일부에서는 학회 등으로 자리를 비운 의료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은 만큼 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심평원의 등급 평가 지표 중 하나는 '전문 인력 구성 여부' 입니다.

이에 현직 대학병원 교수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가 해당 내용이 담긴 KBS 뉴스 유튜브 채널에 장문의 댓글을 달아, 의료진 비판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뇌혈관 외과 분야의 의료진 부족 실태를 토로했습니다.


방 교수는 "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분이 그것도 근무 중에 쓰러졌는데 수술을 집도할 뇌혈관 외과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서 수술했으나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문을 열면서,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대형병원에 뇌혈관 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 게 현실이고, 그 큰 아산병원도 단 2명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 교수는 "뇌혈관 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해, 지원자가 급감하다 못해 없다"며, "큰 대학병원은 그나마 뇌혈관 외과 교수가 2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다"고 전했습니다.

뇌혈관 외과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대형병원인 아산병원에서도 의사 2명이 응급수술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중증의료제도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 학회, 보건의료단체 등 한목소리로 "의사 수 부족이 문제"

관련 학회와 보건의료단체들도 의료진 부족과 응급치료체계 부재를 근본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대한뇌졸중학회도 오늘(4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골든타임인 3시간 이내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뇌졸중(뇌출혈) 치료체계가 부재한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학회는 이번 사례와 비슷한 경우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비일비재하다며, 심평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자료에 따르면 뇌경색 환자의 15~40%는 첫 번째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골든타임이 지난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도 "의사 인력 부족으로 국내 최고의 상급종합병원에서조차 원내 직원의 응급수술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면서, 의사 수 부족과 진료과 불균형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간호협회도 "이번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 준, 예견된 중대한 사건이라며 당일 근무한 당직자의 대처, 응급실 이동 후 서울대병원 전원까지 걸린 시간 등을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사건 이후 의사 수 부족 문제에 대한 지적과 원인 개선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오늘 서울아산병원에 직원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의료법 위반 여부와 함께 초기 처치나 전원 과정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이 조사 대상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제도적으로 수가 및 의사 숫자 개선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관련 학회인 대한신경외과학회에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아산병원 간호사 뇌출혈 사망…“본질은 의사 수 부족”
    • 입력 2022-08-04 16:36:22
    • 수정2022-08-04 17:26:48
    취재K

국내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수술 가능한 의사가 없어 결국 숨진 사건을 놓고, '의사 수 부족'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의 30대 간호사는 근무 중에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실을 찾았지만, 당장 필요한 수술을 할 전문의가 없었습니다. 아산병원에 뇌질환을 담당하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3명인데, 이 가운데 '외과 수술'이 가능한 2명은 학회 참석이나 휴가 등으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간호사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달 30일 숨졌습니다.

■ "대형병원에 수술할 의사 없어 뇌출혈 간호사 숨져 충격"...병원·의료진 비판 목소리도

이 사건이 알려지자 아산병원의 응급 시스템 실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손 꼽히는 대형병원에서 직원이 쓰러졌는데 의사가 없어 응급수술을 못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많았고, 일부에서는 학회 등으로 자리를 비운 의료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은 만큼 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심평원의 등급 평가 지표 중 하나는 '전문 인력 구성 여부' 입니다.

이에 현직 대학병원 교수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가 해당 내용이 담긴 KBS 뉴스 유튜브 채널에 장문의 댓글을 달아, 의료진 비판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뇌혈관 외과 분야의 의료진 부족 실태를 토로했습니다.


방 교수는 "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분이 그것도 근무 중에 쓰러졌는데 수술을 집도할 뇌혈관 외과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서 수술했으나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문을 열면서,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대형병원에 뇌혈관 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 게 현실이고, 그 큰 아산병원도 단 2명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 교수는 "뇌혈관 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해, 지원자가 급감하다 못해 없다"며, "큰 대학병원은 그나마 뇌혈관 외과 교수가 2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다"고 전했습니다.

뇌혈관 외과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대형병원인 아산병원에서도 의사 2명이 응급수술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중증의료제도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 학회, 보건의료단체 등 한목소리로 "의사 수 부족이 문제"

관련 학회와 보건의료단체들도 의료진 부족과 응급치료체계 부재를 근본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대한뇌졸중학회도 오늘(4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골든타임인 3시간 이내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뇌졸중(뇌출혈) 치료체계가 부재한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학회는 이번 사례와 비슷한 경우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비일비재하다며, 심평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자료에 따르면 뇌경색 환자의 15~40%는 첫 번째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골든타임이 지난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도 "의사 인력 부족으로 국내 최고의 상급종합병원에서조차 원내 직원의 응급수술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면서, 의사 수 부족과 진료과 불균형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간호협회도 "이번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 준, 예견된 중대한 사건이라며 당일 근무한 당직자의 대처, 응급실 이동 후 서울대병원 전원까지 걸린 시간 등을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사건 이후 의사 수 부족 문제에 대한 지적과 원인 개선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오늘 서울아산병원에 직원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의료법 위반 여부와 함께 초기 처치나 전원 과정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이 조사 대상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제도적으로 수가 및 의사 숫자 개선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관련 학회인 대한신경외과학회에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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