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안 가해자 또 있어”…15비행단 성추행 여진 계속

입력 2022.08.05 (08:00) 수정 2022.08.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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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대통령 전용기가 이착륙하고 해외 국빈들도 입출국하는 공항입니다.

이곳은 공군 제15 특수임무비행단, 약칭 15 비행단이 관리합니다. 고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부대이기도 합니다.

군인권센터는 공군 15 비행단 소속 여성 하사가 올 1월부터 4월까지 직속 상관인 A준위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관기사] 故 이예람 중사 마지막 근무 부대서 또 ‘성추행’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23800

A 준위는 피해자에게 "사랑한다, 집에 보내기 싫다, 남자친구와 헤어지면 좋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고, 윗옷을 들춰 부항을 놓기도 했고 마사지를 해준다며 신체를 만졌다고도 합니다.

부대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같이 감염되자"며 피해 하사에게 확진자와 접촉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 "다른 상급자에게 성희롱 또 당해"

하지만 가해자가 또 있었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B 원사도 해당 여성 하사에게 성희롱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시점은 지난해. '(42살인)자신의 동기와 사귀라'며 '너는 영계라서 괜찮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피해자가 야근 근무를 할 때, 술에 취한 채 사무실로 전화해 피해자와 자주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B 원사는 '2차 피해'를 유발한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여성 하사가 A 준위의 성범죄를 공군 본부 측에 신고했을 때, 이 사실을 가해자에게 알려줬다고 지목된 당사자입니다.

■ 피해자 메모 공개…"군이 죽음으로 등을 떠민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의 심경이 담긴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군이 죽으라고 등을 떠민다', '제대로 된 보호도 해주지 않는다' 등 절절한 표현이 담겼습니다.

■ 군인권센터 "공군, 가해자에게 신고 사실 알려줘"


군인권센터는 피해자가 신고를 마치자마자 공군 측이 가해자 측에 신고 사실을 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앞서 공군은 "피해자 신고 즉시 가해자에게 2차 피해에 대해 고지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2차 피해에 대한 고지를 한 것은 가해자에게 신고 사실을 알려준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센터 측의 해석입니다.

피의자 조사도 하기 전에 가해자가 신고 사실을 안다면 가해자가 진술을 오염시키거나 증거를 조작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 공군 "2차 피해 막기 위한 목적"

공군도 "피의자 조사 전 가해자에게 2차 피해 방지 고지를 한 건 맞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매뉴얼에 따른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성추행 신고가 접수된 즉시 가해자를 피해자와 분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볼 일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였다는 겁니다.

공군은 지난해 '고 이예람 중사 사건'이 발생한 뒤부터, 성 관련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가해자로 지목된 이에게서 '2차 피해 방지 서약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가 사건을 유포한다거나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직접 연락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서약서라고 합니다. 다만, 서약서 원본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故 이예람 중사 특검 수사 결론이 '분수령

공군의 성범죄 대응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vs 그렇지 않다, 조금씩이지만 개선되고 있다

군인권센터와 공군의 입장 차는 첨예합니다. 공방이 거듭되며 감정 섞인 반응들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 말이 더 맞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실관계들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꼭꼭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고 이예람 중사 특별검사 수사가 한 달여 뒤 나올 전망입니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그제(3일)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30일 연장을 요청했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은 허가될 거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특검팀은 9월 12일까지 수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안미영 특검팀은 군 성범죄와 관련한 최초 특검입니다. 그런만큼 수사 결과의 파장은 클 수 있습니다.

군은 충분히 변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도 한참 더 변해야 하는가. 안미영 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더 눈여겨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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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대 안 가해자 또 있어”…15비행단 성추행 여진 계속
    • 입력 2022-08-05 08:00:31
    • 수정2022-08-05 10:35:32
    취재K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대통령 전용기가 이착륙하고 해외 국빈들도 입출국하는 공항입니다.

이곳은 공군 제15 특수임무비행단, 약칭 15 비행단이 관리합니다. 고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부대이기도 합니다.

군인권센터는 공군 15 비행단 소속 여성 하사가 올 1월부터 4월까지 직속 상관인 A준위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관기사] 故 이예람 중사 마지막 근무 부대서 또 ‘성추행’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23800

A 준위는 피해자에게 "사랑한다, 집에 보내기 싫다, 남자친구와 헤어지면 좋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고, 윗옷을 들춰 부항을 놓기도 했고 마사지를 해준다며 신체를 만졌다고도 합니다.

부대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같이 감염되자"며 피해 하사에게 확진자와 접촉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 "다른 상급자에게 성희롱 또 당해"

하지만 가해자가 또 있었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B 원사도 해당 여성 하사에게 성희롱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시점은 지난해. '(42살인)자신의 동기와 사귀라'며 '너는 영계라서 괜찮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피해자가 야근 근무를 할 때, 술에 취한 채 사무실로 전화해 피해자와 자주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B 원사는 '2차 피해'를 유발한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여성 하사가 A 준위의 성범죄를 공군 본부 측에 신고했을 때, 이 사실을 가해자에게 알려줬다고 지목된 당사자입니다.

■ 피해자 메모 공개…"군이 죽음으로 등을 떠민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의 심경이 담긴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군이 죽으라고 등을 떠민다', '제대로 된 보호도 해주지 않는다' 등 절절한 표현이 담겼습니다.

■ 군인권센터 "공군, 가해자에게 신고 사실 알려줘"


군인권센터는 피해자가 신고를 마치자마자 공군 측이 가해자 측에 신고 사실을 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앞서 공군은 "피해자 신고 즉시 가해자에게 2차 피해에 대해 고지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2차 피해에 대한 고지를 한 것은 가해자에게 신고 사실을 알려준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센터 측의 해석입니다.

피의자 조사도 하기 전에 가해자가 신고 사실을 안다면 가해자가 진술을 오염시키거나 증거를 조작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 공군 "2차 피해 막기 위한 목적"

공군도 "피의자 조사 전 가해자에게 2차 피해 방지 고지를 한 건 맞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매뉴얼에 따른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성추행 신고가 접수된 즉시 가해자를 피해자와 분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볼 일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였다는 겁니다.

공군은 지난해 '고 이예람 중사 사건'이 발생한 뒤부터, 성 관련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가해자로 지목된 이에게서 '2차 피해 방지 서약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가 사건을 유포한다거나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직접 연락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서약서라고 합니다. 다만, 서약서 원본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故 이예람 중사 특검 수사 결론이 '분수령

공군의 성범죄 대응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vs 그렇지 않다, 조금씩이지만 개선되고 있다

군인권센터와 공군의 입장 차는 첨예합니다. 공방이 거듭되며 감정 섞인 반응들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 말이 더 맞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실관계들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꼭꼭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고 이예람 중사 특별검사 수사가 한 달여 뒤 나올 전망입니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그제(3일)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30일 연장을 요청했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은 허가될 거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특검팀은 9월 12일까지 수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안미영 특검팀은 군 성범죄와 관련한 최초 특검입니다. 그런만큼 수사 결과의 파장은 클 수 있습니다.

군은 충분히 변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도 한참 더 변해야 하는가. 안미영 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더 눈여겨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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