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문정인 “우크라 전쟁, 한국전처럼 장기화…신냉전 가능성”

입력 2022.08.0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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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로시와 전화통화, 尹대통령 합리적 선택했다
- 공항 영접 안한 게 외교 결례? “보안 때문에”
- 우크라 전쟁의 미래? “러 고립, 서방 지원, 핵 전쟁”
- 러-우크라 영토·주권 분쟁 계속...장기화 가능성 높아
- 중재 여부? 결국 강대국들이 나서야...아직은 진전 없다
- 중·러 악마화...서방 vs 중러 신냉전 가능성 배제 어려워
- 신냉전 구도에서 한국은? 美 동맹과 中 협력 계속해야
- 美 ‘아웃소싱 헤게모니’...외주 패권, 반도체 외 또 나올 것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8월 5일 (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문정인 이사장 (세종연구소)



▷ 최경영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 가까이 돼 가고 있습니다. 2월 24일에 침공을 했죠. 최근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아시아 순방을 했고요. 미중 간의 갈등도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오늘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특별히 스튜디오에 모시고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문정인 : 안녕하세요.

▷ 최경영 : 일단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한국에서 가장 통찰력 있게 말씀해 주실 수 있는 분을 모셨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들어봐야 되는데요. 그 전에 지금 낸시 펠로시가 왔단 말이에요. 방한해서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한 40분 통화는 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 문정인 : 글쎄요. 뭐 무난하다고 보는데요.

▷ 최경영 : 무난했다.

▶ 문정인 : 윤석열 대통령하고는 포괄적 동맹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나눴고 그다음에 김진표 국회의장하고는 한미 간의 우호 협력을 열심히 해 나가자. 그리고 북한 비핵화를 해나가는데 한미 의회가 협력해 나가자. 이런 협의를 했으니까 무난하다고 보는데 오늘 아침에 신문에들 외교 참사다. 그다음에 의전 결례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건 좀 부적절해 보이는데요.

▷ 최경영 : 그렇습니까?

▶ 문정인 :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 그리고 펠로시 쪽에 전부 다 이쪽에서 통보를 한 건데 미국 대통령 휴가 중에 나와서 누구 특정 인사를 만나고 합니까? 안 그렇거든요. 미국 같은 데는 휴가라고 하는 게 사실 개인적 영역이기 때문에 그걸 인정을 해 주는 거고 그다음에 오산 미군기지에서도 영접 안 했다고 비판을 하는데 제가 알기에는 그게 아마 타이완에서 이쪽으로 오는 데 상당히 보안을 요했고 그다음에 도착 시간에 대한 것을 사전에 통보를 못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의미를 봐서 그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두 시간 전에 우리 국회의원들 보고 나와서 공항 영접하라고 그것도 결례일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미국에서 그런 걸 다 고려해서 오산에서 영접하는 케이스에 대해서는 충분히 양해를 했고. 그러니까 저는 우리 정부가 얘기하는 걸 그냥 우리가 수용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그렇잖아요. 그다음 대통령 입장에서도 휴가 중인데 그냥 바로 또 만나면 또 야당 쪽에서는 굴욕 외교 한다라고 또 비판을 할 거고 또 안 만나면 중국 눈치 본다고 얘기를 할 거고. 그럴 바에는 무사히 전화로 통화해서 전반적인 한미 관계를 얘기하는 게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냐. 그래서 저는 상당히 합리적 선택을 했다고 보는데요.

▷ 최경영 : 적절했다. 대통령이 휴가 중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 문정인 : 당연히 그렇죠. 그다음에 펠로시 의장의 카운터 파트너는 김진표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상대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자꾸 그건 대만이 이랬는데 싱가포르가 이랬는데, 그건 그쪽 나라고 우리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위상도 있고 그다음에 우리의 의전적 절차도 있고 그러니까 내가 볼 때는 큰 문제가 없는데 이것이 왜 큰 문제로 등장하느냐 하는 건 이해가 좀 안 되는데요.

▷ 최경영 : 미국 언론이나 영국 언론도 중국 눈치 보는 것 아니냐 그런 뉘앙스가 좀 당기잖아요. 그거는 일부러 그렇게 쓰는 겁니까?

▶ 문정인 : 아니 그거는 중국 언론에서 한국 대통령이 소위 중국 눈치 보고 그렇게 해서 전화 통화한 것 아니냐 이런 보도가 나오니까.

▷ 최경영 : 글로벌 타임즈에 그런 게 있더라고요.

▶ 문정인 : 그리고 또 한국 언론에서 그런 식으로 이렇게 일부 보도가 나오고 그러니까 또 외신들이 그렇게 쓰고 그게 일종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거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나치게 미국에서 권력 서열 3위 인사가 왔다고 해서 지나치게 해도 문제고 그렇다고 또 홀대해도 문제인데 저는 무난하게 했다고 봅니다.

▷ 최경영 : 알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 언제 가셨죠, 체코는?

▶ 문정인 : 6월에 갔죠.

▷ 최경영 : 6월에 가셨군요. 그러면 지금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지금 그때 가신 것도 유럽연합-인도태평양 국가 고위급 대화에 참석하셨던 거거든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 문정인 : 글쎄 그 회의 자체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어떻게 EU 국가들하고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협력해 나가느냐 이거에 관한 회의였어요. 그런데 자연히 우크라이나 문제도 크게 대두됐죠. 그래서 그쪽, 특히 유럽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들을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시켜야 사실상 러시아의 나쁜 행동에 대해서 응징도 하고 서방의 어떤 단결도 도모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는데 정말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할 수 있는가라고 하는 문제. 러시아 자체가 사실상 지렛대가 많기 때문에 쉽지 않다.

또 두 번째 제기된 문제는 기본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기 원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돈바스 지역도 완전히 회복하고 크림반도도 회복하고 그래서 그런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그러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미국 같은 데는 사실상 신형 무기 중에서도 러시아 영토를 칠 수 있는 그런 무기 같은 건 공급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미국은 계속 젤렌스키한테 압박을 주는 게 적당한 선에서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는데, 젤렌스키가 그런 식으로 해서 우리는 실제로 회복하지 않으면 휴전 없다 이렇게 나오니까 고민이 많거든요. 그러면 미국과 서방이 젤렌스키가 원하는 조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를 담보해 줄 수 있을까 이거에 대한 논의들도 많이 나왔고.

세 번째 제일 큰 걱정거리는 그거였죠. 이 재래식 전쟁이 잘못해서 핵전쟁으로 확전이 된다고 하면 이것이 유럽 평화와 세계 평화에 가져오는 함의가 뭔가, 그걸 막을 수 있는가, 그런 의지와 능력과 지혜가 있는가. 이런 거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나왔고요.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건 그거였어요. 전쟁이 장기화된다 그러면 결국에 유럽의 시민들, 심지어 미국의 시민들조차도 전쟁에 대한 피로 증후군이 상당히 증가가 될 텐데 민주주의 국가인데 시민들이 반대하면 결국 더 지원하기 힘들어질 거고 이걸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런 것들을 주요 의제로 다뤘는데 한편에서는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대해서 상당히 감사함도 표시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게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어떤 불확실성도 상당히 높았다고 하는 게 제가 느꼈던 것입니다.

▷ 최경영 : 그러면 외교관이나 외교학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는 전쟁의 피로감 때문에라도 언젠가는 끝날 가능성, 우크라이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 우크라이나가 전쟁 당사자인데 우크라이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평화 협정 같은 것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지 않은가 하는 걱정들이 있는데 뭐 어떤 분들은 이렇게 얘기해요. 겨울 되면 결국에 러시아 가스 없으면 유럽들이 춥고 아주 괴로운 겨울을 지내야 될 텐데 그전에 독일이나 프랑스 중심으로 해서 조기 종전하도록 하자. 아무래도 어저께 언론 보도에서 나왔습니다만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푸틴하고 가까운데 얼마 전에 푸틴을 만났다. 그래서 푸틴은 사실상 빨리 휴전 협정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고 싶다는 표현을 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걸 일거에 그냥 거절했거든요.

▷ 최경영 : 그러니까 푸틴이 원하는 거는 돈바스 지역을 지금처럼 점령하고 그걸 사실상 병합한 상태에서의 휴전 협정을 말하는 거죠?

▶ 문정인 : 바로 그거죠.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크림반도는 러시아 것이 됐고 돈바스 지역에서도 도네츠크하고 루한스크 이쪽을 사실상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데 그걸 현상 유지하는 상태 속에서 협상하자는 거고 젤렌스키는 그건 절대 안 된다, 잃어버린 영토는 찾아야겠다. 그러니까 과거에 이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적 지위를 유지한다 이것들이 쟁점이었는데 또 하나는 우크라이나 내에 있는 신나치 세력들을 제거해야 한다. 그건 사실 러시아의 명분이기도 하지만 이런 문제에서 제일 큰 문제는 결국 영토와 주권의 문제인 것 같아요.

▷ 최경영 : 그렇죠. 그런데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다른 나라들 그리고 현실적으로 아주 냉정하게 봤을 때는 어떻습니까? 돈바스 지역 초기에는 그런 이야기까지 했잖아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까지 다시 되찾는 게 우리 전쟁의 목표다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돈바스 지역을 주고 휴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거 아닐까요?

▶ 문정인 : 그러니까 민스크협약이라고 하는 게 있어요. 두 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진 민스크협약이 있는데 그거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은 돈바스 지역에 있는 러시아계 사람들이 자치권을 갖게끔 해 달라고 하는 건데 거기에서 차질이 생기면서 문제가 생겼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루한스크에 있는 친러 세력들이 자기들 자치권 얘기를 하면서 또 거기에 러시아 정규군이 참여하면서 우크라이나 정규군하고 소위 전쟁을, 소위 내전을 벌이게 됐거든요. 그런데 이게 정리가 안 된 상태인데 크림반도 같은 경우는 러시아가 결코 내줄 생각이 없고 그다음 루한스크나 도네츠크 같은 경우는 자치권을 허용해 주는 선에서 합의하자고 하는데 양쪽이 수용이 잘 안 되는 거죠.

그러나 하나 분명한 거는 루한스크하고 도네츠크에 대한 자치권 인정, 지금 거기는 독립 국가로 선언했기 때문에 그걸 인정해 주는 상태에서 돈바스 내의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가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 같은 게 하나 대안이 될 수 있고 그다음 크림반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사이에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지고 과거와 같은 정상적 상태로 회복시키는 이런 조건에서는 가능할 것 같은데 그러나 문제는 러시아가 불법적 침공을 하고 많은 피해를 가져왔고 많은 희생자들이 생겼단 말이에요. 거기에 가는 어떤 보복 감정이라고 하는 게 우크라이나 사람들 사이에 상당히 크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거예요. 거기에다가 2024년에는 우크라이나 재선이 있단 말이에요. 젤렌스키가 중임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2024년 3월에 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그때까지 젤렌스키 입장에서는 결국에 영토와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명분하에서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데 문제는 미국과 서방이 그때까지 계속 지금처럼 지원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점이 있겠죠.

▷ 최경영 : 협상의 주체는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렇게 되는 거죠?

▶ 문정인 : 당연히 협상의 주체는 우크라이나하고 러시아가 되는 거고.

▷ 최경영 : 서방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 문정인 : 과거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라고 하는 데에서 개입을 해서 OSCE가 중재해서 민스크협약 1과 2를 만들어 냈거든요.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보면 참 흥미 있는 현상이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분쟁이 일어나면 UN과 미국이 항상 개입해서 푸는 현상을 보여왔는데 이번에는 UN도 전혀 행동을 취하지 못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쪽에 붙어 버렸고 그렇기 때문에 진짜 힘 있는 국제기구나 국가가 중재를 못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프랑스하고 러시아가 나섰다가 효과를 보지 못했고 그래서 이스라엘도 한때는 또 나섰고 또 튀르키예가 한때는 또 나섰고 그랬는데 전혀 진전을 못 보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나서서 중재한다고 하는데 아직도 효과를 못 보고 있는데 결국 강대국들이 나서야 되지 않을까요? 미국과 중국 그다음에 UN 그다음에 EU 이런 데에서 나서서 중재를 해야 할 텐데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 최경영 : 혹시 그러면 시점은, 중간 선거가 미국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도 뭔가 이걸 중간 선거 전에 풀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압박감 같은 건 없을까요?

▶ 문정인 : 당연히 있겠죠. 중간 선거 전에 만약에 이것이 외교적 타결이 되고 거기에서 미국이 역할을 했다면 그건 바이든 대통령하고 민주당에는 상당히 큰 호재가 되겠죠. 그러나 그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최경영 : 그러면 만약에 지금의 예측대로 중간 선거가 흘러가서 바이든 민주당이 아주 참패를 한다면, 그러면 오히려 그게 또 전쟁에도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까?

▶ 문정인 : 글쎄 공화당이 만약에 상하 양원을 다 석권한다고 했을 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데 가령 트럼프 같은 사람 쪽 또는 그 지지 세력이 세력을 더 키우게 되면, 그러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지금처럼 이렇게 많아지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 민주당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소위 민주주의, 자유, 인권 이런 어떤 가치 외교라는 하는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강한데 가령 미국 중심주의적인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 제일주의적인 그런 외교 정책을 편다고 한다면 글쎄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지금처럼 계속 갈 수 있을는지 회의감이 좀 듭니다.

▷ 최경영 : 지금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이 이렇게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것 있지 않습니까? 이거는 전쟁이 어떤 방식으로 끝나느냐에 따라서 신냉전체제로 완전히 확 갈 수도 있을 것 같고 조금 속도가 늦춰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 아주 좋은 지적인데 그러니까 미국과 서방이 한 축을 이루고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한 축을 이뤄서 신냉전 구도로 간다면 과거 한국전이 그러했듯이 우크라이나 사태는 상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클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분명히 있죠. 그런데 최근에 어떻든 간에 미국과 중국이 일종의 패권 대결로 갔을 때는 미국과 중국의 문제였고 그리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상당한 수준의 상호 경제적 상호 의존이 있고 인적 교류가 있고 그러니까 과거 냉전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과거 냉전은 이념의 대결이었는데 사실상 중국하고 미국에서 과거 같은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 대결은 안 갈 것이라고 이렇게 봤던 거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사실상 중국의 악마화 현상도 상당히 고조가 되고 있고 이제 러시아의 악마화 상황이 고조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중국, 러시아는 한 팀이 될 거고 거기에다가 중앙아시아 같은 데 포섭할 것이고 그다음 이란을 포섭할 것이고 인도 같은 데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할 거고 그다음에 중동, 아프리카 또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 중국,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들 연합을 시킨다고 하면 새로운 블록이 형성되겠죠. 그러면 그런 상황에서는 신냉전의 가능성도 이제 배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겠죠.

▷ 최경영 :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 그쪽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 입장에서는 굳은자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굉장히 안 좋은 상황 아닙니까?

▶ 문정인 : 그렇죠. 그렇게 되면 이쪽 우리 동북아 지형에서는 북중러라고 하는 북방 삼각관계가 형성이 되는 거고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는 한국 3국 남방 삼각관계를 강화시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그 상황에서 오히려 냉전의 구도가 더 구체화되는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가 될 가능성이 있겠죠.

▷ 최경영 : 경제적으로 봤을 때도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계속 관계 설정을 유지해 가느냐 그것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렇게 되면?

▶ 문정인 : 당연히 그렇게 되겠죠. 그러나 우리가 냉전이라고 할 때 보면 이념 대결이지만 그게 군사적 대결이고 경제적 대결 그리고 그 당시에 중국과 소련 그리고 북한 같은 소위 공산권은 완전히 국제 경제에서 고립이 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다시 재현된다고 하면 한국은 통상 국가인데 한국에 주는 충격은 상당히 크겠죠.

▷ 최경영 : 우리 정부 스탠스를 어떻게 해야 됩니까, 그러면 이 상황에서는?

▶ 문정인 :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을 우선적으로 한다고 하는 거였고 그래서 미국과 기술동맹을 강화시킨다. 그러니까 군사동맹을 넘어서 기술동맹, 우주동맹, 가치동맹, 포괄동맹으로 간다고 하는 건데 그렇게 갈 수는 있겠죠. 그러나 고민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최근에 예를 들어서 칩 얼라이언스라고 해서 반도체 동맹이 나오고 하는데.

▷ 최경영 : 칩4 동맹.

▶ 문정인 : 칩4 동맹 이렇게 얘기하던데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새로운 부분이 있어요. 우리가 거기에 참여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하고도 충분한 협력을 해 나가겠다고 하는 것, 이거는 뭐냐 하면 국가가 생각하는 전략적 이익이라고 하는 게 한 축에 있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이익이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사실상 삼성반도체, 하이닉스 같은 데가 거의 한 60% 정도를 중국에 수출한단 말이에요. 중국 본토에는 40% 그다음에 홍콩에는 한 20%니까 총 60%인데 그러면 거기에서 벌어서 미국에 투자하는 건데 만약 미국하고 올인을 한다고 하면 삼성 반도체나 하이닉스 입지가 상당히 약화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자기 기업의 이익에 손실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국익과 기업의 이익을 어떻게 하면 잘 조화시키면서 지금의 국면을 극복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될 것입니다.

▷ 최경영 : 그런데 미국이 과거처럼 그렇게 뭔가를 다 떼어줄 수 있는 그 정도의 입장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그렇게 되면 우리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을까 그런 것도 좀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요.

▶ 문정인 : 글쎄 제가 지금 미국의 행태를 보면 과거에는 미국이 소위 자애로운 패권국이라고 했거든요. 미국이 전부 다 시장도 내주고 항상 베풀고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제가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만 소위 ‘아웃소싱 헤게모니’ 라고 해서 외주 패권국이다. 미국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그러니까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한테 좀 대신 내줘라, 대신 부담해 줘라. 그러면서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계속 유지하겠다.

▷ 최경영 : 우리는 그 외주 업체 중의 한 당사자가 되는 것이고.

▶ 문정인 : 그렇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게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게 반도체 부문에서 나타나는 거고 이게 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나겠죠.

▷ 최경영 : 그리고 중국은 외주 업체 하지 마라 이렇게 되는 거네요?

▶ 문정인 : 당연히 중국은 디커플링해서 중국을 탈동조화해서 배제시키겠다고 하는데 어떻든 간에 요즘 대중 무역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거의 23.5%~24%가 되는데, 압도적 1위인데 우리가 중국 14억 인구를 가진 시장을 배제한 상태에서 미국, 일본하고만 해서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을지 그거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 최경영 : 아까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전처럼 될 수 있다고 그러셨잖아요. 그러면 2년 정도의 그때 정전 협정할 때 굉장히 지루한 소모전을 했단 말이죠. 그리고 스탈린이 53년 3월인가 사망을 하고 미국 대통령도 바뀌고 그런 다음에 된 거잖아요, 정전 협정이.

▶ 문정인 : 그렇죠.

▷ 최경영 : 그러면 비슷한 상황이 안 되면, 체제나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그러면 안 되는 겁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은?

▶ 문정인 : 과거 소련 러시아의 행태를 한번 분석해 보죠. 아프가니스탄 78년 들어가서 89년 거의 10년 안 된 나갔다가 패배해서 틀어온 케이스예요. 체첸 같은 경우는 처음에 분리주의운동 해서 이슬람 세력이 저항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1차 체첸 전쟁, 2차 체첸 전쟁이 있는데 10년 넘게 전개가 됐거든요. 러시아가 이겼어요. 그래서 친러시아 세력을 괴뢰 정권을 세워놓고 러시아의 강압적 통치가 시작됐거든요. 푸틴 입장에서는 아마 체첸 모델을 우크라이나에도 적용하고 싶을 거예요. 젤렌스키 포함해서 반러 세력들을 전부 다 제거하고 친러 세력 시켜서 소위 우크라이나를 위성 국가처럼 할 수 있는 건데 그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이 센 데에다가 서구의 지원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다음 되는 거는 결국에 협상을 통한 타결이라는 거예요.

▷ 최경영 : 그것밖에 없네요.

▶ 문정인 : 그러나 그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잘못하다가는 지금 재래식 전쟁이 핵전쟁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서구의 고민은 아마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 최경영 :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군요. 오늘 시간이 너무 아깝네요. 한 번 더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사장님.

▶ 문정인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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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시사] 문정인 “우크라 전쟁, 한국전처럼 장기화…신냉전 가능성”
    • 입력 2022-08-05 12:26:21
    최강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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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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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8월 5일 (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문정인 이사장 (세종연구소)



▷ 최경영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 가까이 돼 가고 있습니다. 2월 24일에 침공을 했죠. 최근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아시아 순방을 했고요. 미중 간의 갈등도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오늘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특별히 스튜디오에 모시고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문정인 : 안녕하세요.

▷ 최경영 : 일단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한국에서 가장 통찰력 있게 말씀해 주실 수 있는 분을 모셨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들어봐야 되는데요. 그 전에 지금 낸시 펠로시가 왔단 말이에요. 방한해서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한 40분 통화는 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 문정인 : 글쎄요. 뭐 무난하다고 보는데요.

▷ 최경영 : 무난했다.

▶ 문정인 : 윤석열 대통령하고는 포괄적 동맹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나눴고 그다음에 김진표 국회의장하고는 한미 간의 우호 협력을 열심히 해 나가자. 그리고 북한 비핵화를 해나가는데 한미 의회가 협력해 나가자. 이런 협의를 했으니까 무난하다고 보는데 오늘 아침에 신문에들 외교 참사다. 그다음에 의전 결례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건 좀 부적절해 보이는데요.

▷ 최경영 : 그렇습니까?

▶ 문정인 :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 그리고 펠로시 쪽에 전부 다 이쪽에서 통보를 한 건데 미국 대통령 휴가 중에 나와서 누구 특정 인사를 만나고 합니까? 안 그렇거든요. 미국 같은 데는 휴가라고 하는 게 사실 개인적 영역이기 때문에 그걸 인정을 해 주는 거고 그다음에 오산 미군기지에서도 영접 안 했다고 비판을 하는데 제가 알기에는 그게 아마 타이완에서 이쪽으로 오는 데 상당히 보안을 요했고 그다음에 도착 시간에 대한 것을 사전에 통보를 못하고 그러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의미를 봐서 그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두 시간 전에 우리 국회의원들 보고 나와서 공항 영접하라고 그것도 결례일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미국에서 그런 걸 다 고려해서 오산에서 영접하는 케이스에 대해서는 충분히 양해를 했고. 그러니까 저는 우리 정부가 얘기하는 걸 그냥 우리가 수용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그렇잖아요. 그다음 대통령 입장에서도 휴가 중인데 그냥 바로 또 만나면 또 야당 쪽에서는 굴욕 외교 한다라고 또 비판을 할 거고 또 안 만나면 중국 눈치 본다고 얘기를 할 거고. 그럴 바에는 무사히 전화로 통화해서 전반적인 한미 관계를 얘기하는 게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냐. 그래서 저는 상당히 합리적 선택을 했다고 보는데요.

▷ 최경영 : 적절했다. 대통령이 휴가 중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 문정인 : 당연히 그렇죠. 그다음에 펠로시 의장의 카운터 파트너는 김진표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상대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자꾸 그건 대만이 이랬는데 싱가포르가 이랬는데, 그건 그쪽 나라고 우리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위상도 있고 그다음에 우리의 의전적 절차도 있고 그러니까 내가 볼 때는 큰 문제가 없는데 이것이 왜 큰 문제로 등장하느냐 하는 건 이해가 좀 안 되는데요.

▷ 최경영 : 미국 언론이나 영국 언론도 중국 눈치 보는 것 아니냐 그런 뉘앙스가 좀 당기잖아요. 그거는 일부러 그렇게 쓰는 겁니까?

▶ 문정인 : 아니 그거는 중국 언론에서 한국 대통령이 소위 중국 눈치 보고 그렇게 해서 전화 통화한 것 아니냐 이런 보도가 나오니까.

▷ 최경영 : 글로벌 타임즈에 그런 게 있더라고요.

▶ 문정인 : 그리고 또 한국 언론에서 그런 식으로 이렇게 일부 보도가 나오고 그러니까 또 외신들이 그렇게 쓰고 그게 일종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거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나치게 미국에서 권력 서열 3위 인사가 왔다고 해서 지나치게 해도 문제고 그렇다고 또 홀대해도 문제인데 저는 무난하게 했다고 봅니다.

▷ 최경영 : 알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 언제 가셨죠, 체코는?

▶ 문정인 : 6월에 갔죠.

▷ 최경영 : 6월에 가셨군요. 그러면 지금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지금 그때 가신 것도 유럽연합-인도태평양 국가 고위급 대화에 참석하셨던 거거든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 문정인 : 글쎄 그 회의 자체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어떻게 EU 국가들하고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협력해 나가느냐 이거에 관한 회의였어요. 그런데 자연히 우크라이나 문제도 크게 대두됐죠. 그래서 그쪽, 특히 유럽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들을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시켜야 사실상 러시아의 나쁜 행동에 대해서 응징도 하고 서방의 어떤 단결도 도모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는데 정말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할 수 있는가라고 하는 문제. 러시아 자체가 사실상 지렛대가 많기 때문에 쉽지 않다.

또 두 번째 제기된 문제는 기본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기 원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돈바스 지역도 완전히 회복하고 크림반도도 회복하고 그래서 그런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그러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미국 같은 데는 사실상 신형 무기 중에서도 러시아 영토를 칠 수 있는 그런 무기 같은 건 공급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미국은 계속 젤렌스키한테 압박을 주는 게 적당한 선에서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는데, 젤렌스키가 그런 식으로 해서 우리는 실제로 회복하지 않으면 휴전 없다 이렇게 나오니까 고민이 많거든요. 그러면 미국과 서방이 젤렌스키가 원하는 조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를 담보해 줄 수 있을까 이거에 대한 논의들도 많이 나왔고.

세 번째 제일 큰 걱정거리는 그거였죠. 이 재래식 전쟁이 잘못해서 핵전쟁으로 확전이 된다고 하면 이것이 유럽 평화와 세계 평화에 가져오는 함의가 뭔가, 그걸 막을 수 있는가, 그런 의지와 능력과 지혜가 있는가. 이런 거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나왔고요.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건 그거였어요. 전쟁이 장기화된다 그러면 결국에 유럽의 시민들, 심지어 미국의 시민들조차도 전쟁에 대한 피로 증후군이 상당히 증가가 될 텐데 민주주의 국가인데 시민들이 반대하면 결국 더 지원하기 힘들어질 거고 이걸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런 것들을 주요 의제로 다뤘는데 한편에서는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대해서 상당히 감사함도 표시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게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어떤 불확실성도 상당히 높았다고 하는 게 제가 느꼈던 것입니다.

▷ 최경영 : 그러면 외교관이나 외교학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는 전쟁의 피로감 때문에라도 언젠가는 끝날 가능성, 우크라이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 우크라이나가 전쟁 당사자인데 우크라이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평화 협정 같은 것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지 않은가 하는 걱정들이 있는데 뭐 어떤 분들은 이렇게 얘기해요. 겨울 되면 결국에 러시아 가스 없으면 유럽들이 춥고 아주 괴로운 겨울을 지내야 될 텐데 그전에 독일이나 프랑스 중심으로 해서 조기 종전하도록 하자. 아무래도 어저께 언론 보도에서 나왔습니다만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푸틴하고 가까운데 얼마 전에 푸틴을 만났다. 그래서 푸틴은 사실상 빨리 휴전 협정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고 싶다는 표현을 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걸 일거에 그냥 거절했거든요.

▷ 최경영 : 그러니까 푸틴이 원하는 거는 돈바스 지역을 지금처럼 점령하고 그걸 사실상 병합한 상태에서의 휴전 협정을 말하는 거죠?

▶ 문정인 : 바로 그거죠.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크림반도는 러시아 것이 됐고 돈바스 지역에서도 도네츠크하고 루한스크 이쪽을 사실상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데 그걸 현상 유지하는 상태 속에서 협상하자는 거고 젤렌스키는 그건 절대 안 된다, 잃어버린 영토는 찾아야겠다. 그러니까 과거에 이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적 지위를 유지한다 이것들이 쟁점이었는데 또 하나는 우크라이나 내에 있는 신나치 세력들을 제거해야 한다. 그건 사실 러시아의 명분이기도 하지만 이런 문제에서 제일 큰 문제는 결국 영토와 주권의 문제인 것 같아요.

▷ 최경영 : 그렇죠. 그런데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다른 나라들 그리고 현실적으로 아주 냉정하게 봤을 때는 어떻습니까? 돈바스 지역 초기에는 그런 이야기까지 했잖아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까지 다시 되찾는 게 우리 전쟁의 목표다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돈바스 지역을 주고 휴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거 아닐까요?

▶ 문정인 : 그러니까 민스크협약이라고 하는 게 있어요. 두 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진 민스크협약이 있는데 그거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은 돈바스 지역에 있는 러시아계 사람들이 자치권을 갖게끔 해 달라고 하는 건데 거기에서 차질이 생기면서 문제가 생겼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루한스크에 있는 친러 세력들이 자기들 자치권 얘기를 하면서 또 거기에 러시아 정규군이 참여하면서 우크라이나 정규군하고 소위 전쟁을, 소위 내전을 벌이게 됐거든요. 그런데 이게 정리가 안 된 상태인데 크림반도 같은 경우는 러시아가 결코 내줄 생각이 없고 그다음 루한스크나 도네츠크 같은 경우는 자치권을 허용해 주는 선에서 합의하자고 하는데 양쪽이 수용이 잘 안 되는 거죠.

그러나 하나 분명한 거는 루한스크하고 도네츠크에 대한 자치권 인정, 지금 거기는 독립 국가로 선언했기 때문에 그걸 인정해 주는 상태에서 돈바스 내의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가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 같은 게 하나 대안이 될 수 있고 그다음 크림반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사이에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지고 과거와 같은 정상적 상태로 회복시키는 이런 조건에서는 가능할 것 같은데 그러나 문제는 러시아가 불법적 침공을 하고 많은 피해를 가져왔고 많은 희생자들이 생겼단 말이에요. 거기에 가는 어떤 보복 감정이라고 하는 게 우크라이나 사람들 사이에 상당히 크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거예요. 거기에다가 2024년에는 우크라이나 재선이 있단 말이에요. 젤렌스키가 중임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2024년 3월에 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그때까지 젤렌스키 입장에서는 결국에 영토와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명분하에서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데 문제는 미국과 서방이 그때까지 계속 지금처럼 지원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점이 있겠죠.

▷ 최경영 : 협상의 주체는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렇게 되는 거죠?

▶ 문정인 : 당연히 협상의 주체는 우크라이나하고 러시아가 되는 거고.

▷ 최경영 : 서방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 문정인 : 과거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라고 하는 데에서 개입을 해서 OSCE가 중재해서 민스크협약 1과 2를 만들어 냈거든요.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보면 참 흥미 있는 현상이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분쟁이 일어나면 UN과 미국이 항상 개입해서 푸는 현상을 보여왔는데 이번에는 UN도 전혀 행동을 취하지 못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쪽에 붙어 버렸고 그렇기 때문에 진짜 힘 있는 국제기구나 국가가 중재를 못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프랑스하고 러시아가 나섰다가 효과를 보지 못했고 그래서 이스라엘도 한때는 또 나섰고 또 튀르키예가 한때는 또 나섰고 그랬는데 전혀 진전을 못 보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나서서 중재한다고 하는데 아직도 효과를 못 보고 있는데 결국 강대국들이 나서야 되지 않을까요? 미국과 중국 그다음에 UN 그다음에 EU 이런 데에서 나서서 중재를 해야 할 텐데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 최경영 : 혹시 그러면 시점은, 중간 선거가 미국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도 뭔가 이걸 중간 선거 전에 풀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압박감 같은 건 없을까요?

▶ 문정인 : 당연히 있겠죠. 중간 선거 전에 만약에 이것이 외교적 타결이 되고 거기에서 미국이 역할을 했다면 그건 바이든 대통령하고 민주당에는 상당히 큰 호재가 되겠죠. 그러나 그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최경영 : 그러면 만약에 지금의 예측대로 중간 선거가 흘러가서 바이든 민주당이 아주 참패를 한다면, 그러면 오히려 그게 또 전쟁에도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까?

▶ 문정인 : 글쎄 공화당이 만약에 상하 양원을 다 석권한다고 했을 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데 가령 트럼프 같은 사람 쪽 또는 그 지지 세력이 세력을 더 키우게 되면, 그러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지금처럼 이렇게 많아지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 민주당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소위 민주주의, 자유, 인권 이런 어떤 가치 외교라는 하는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강한데 가령 미국 중심주의적인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 제일주의적인 그런 외교 정책을 편다고 한다면 글쎄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지금처럼 계속 갈 수 있을는지 회의감이 좀 듭니다.

▷ 최경영 : 지금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이 이렇게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것 있지 않습니까? 이거는 전쟁이 어떤 방식으로 끝나느냐에 따라서 신냉전체제로 완전히 확 갈 수도 있을 것 같고 조금 속도가 늦춰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 아주 좋은 지적인데 그러니까 미국과 서방이 한 축을 이루고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한 축을 이뤄서 신냉전 구도로 간다면 과거 한국전이 그러했듯이 우크라이나 사태는 상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클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분명히 있죠. 그런데 최근에 어떻든 간에 미국과 중국이 일종의 패권 대결로 갔을 때는 미국과 중국의 문제였고 그리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상당한 수준의 상호 경제적 상호 의존이 있고 인적 교류가 있고 그러니까 과거 냉전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과거 냉전은 이념의 대결이었는데 사실상 중국하고 미국에서 과거 같은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 대결은 안 갈 것이라고 이렇게 봤던 거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사실상 중국의 악마화 현상도 상당히 고조가 되고 있고 이제 러시아의 악마화 상황이 고조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중국, 러시아는 한 팀이 될 거고 거기에다가 중앙아시아 같은 데 포섭할 것이고 그다음 이란을 포섭할 것이고 인도 같은 데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할 거고 그다음에 중동, 아프리카 또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 중국,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들 연합을 시킨다고 하면 새로운 블록이 형성되겠죠. 그러면 그런 상황에서는 신냉전의 가능성도 이제 배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겠죠.

▷ 최경영 :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 그쪽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 입장에서는 굳은자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굉장히 안 좋은 상황 아닙니까?

▶ 문정인 : 그렇죠. 그렇게 되면 이쪽 우리 동북아 지형에서는 북중러라고 하는 북방 삼각관계가 형성이 되는 거고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는 한국 3국 남방 삼각관계를 강화시킬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그 상황에서 오히려 냉전의 구도가 더 구체화되는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가 될 가능성이 있겠죠.

▷ 최경영 : 경제적으로 봤을 때도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계속 관계 설정을 유지해 가느냐 그것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렇게 되면?

▶ 문정인 : 당연히 그렇게 되겠죠. 그러나 우리가 냉전이라고 할 때 보면 이념 대결이지만 그게 군사적 대결이고 경제적 대결 그리고 그 당시에 중국과 소련 그리고 북한 같은 소위 공산권은 완전히 국제 경제에서 고립이 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다시 재현된다고 하면 한국은 통상 국가인데 한국에 주는 충격은 상당히 크겠죠.

▷ 최경영 : 우리 정부 스탠스를 어떻게 해야 됩니까, 그러면 이 상황에서는?

▶ 문정인 :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을 우선적으로 한다고 하는 거였고 그래서 미국과 기술동맹을 강화시킨다. 그러니까 군사동맹을 넘어서 기술동맹, 우주동맹, 가치동맹, 포괄동맹으로 간다고 하는 건데 그렇게 갈 수는 있겠죠. 그러나 고민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최근에 예를 들어서 칩 얼라이언스라고 해서 반도체 동맹이 나오고 하는데.

▷ 최경영 : 칩4 동맹.

▶ 문정인 : 칩4 동맹 이렇게 얘기하던데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새로운 부분이 있어요. 우리가 거기에 참여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하고도 충분한 협력을 해 나가겠다고 하는 것, 이거는 뭐냐 하면 국가가 생각하는 전략적 이익이라고 하는 게 한 축에 있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이익이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사실상 삼성반도체, 하이닉스 같은 데가 거의 한 60% 정도를 중국에 수출한단 말이에요. 중국 본토에는 40% 그다음에 홍콩에는 한 20%니까 총 60%인데 그러면 거기에서 벌어서 미국에 투자하는 건데 만약 미국하고 올인을 한다고 하면 삼성 반도체나 하이닉스 입지가 상당히 약화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자기 기업의 이익에 손실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국익과 기업의 이익을 어떻게 하면 잘 조화시키면서 지금의 국면을 극복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될 것입니다.

▷ 최경영 : 그런데 미국이 과거처럼 그렇게 뭔가를 다 떼어줄 수 있는 그 정도의 입장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그렇게 되면 우리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을까 그런 것도 좀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요.

▶ 문정인 : 글쎄 제가 지금 미국의 행태를 보면 과거에는 미국이 소위 자애로운 패권국이라고 했거든요. 미국이 전부 다 시장도 내주고 항상 베풀고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제가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만 소위 ‘아웃소싱 헤게모니’ 라고 해서 외주 패권국이다. 미국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그러니까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한테 좀 대신 내줘라, 대신 부담해 줘라. 그러면서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계속 유지하겠다.

▷ 최경영 : 우리는 그 외주 업체 중의 한 당사자가 되는 것이고.

▶ 문정인 : 그렇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게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게 반도체 부문에서 나타나는 거고 이게 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나겠죠.

▷ 최경영 : 그리고 중국은 외주 업체 하지 마라 이렇게 되는 거네요?

▶ 문정인 : 당연히 중국은 디커플링해서 중국을 탈동조화해서 배제시키겠다고 하는데 어떻든 간에 요즘 대중 무역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거의 23.5%~24%가 되는데, 압도적 1위인데 우리가 중국 14억 인구를 가진 시장을 배제한 상태에서 미국, 일본하고만 해서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을지 그거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 최경영 : 아까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전처럼 될 수 있다고 그러셨잖아요. 그러면 2년 정도의 그때 정전 협정할 때 굉장히 지루한 소모전을 했단 말이죠. 그리고 스탈린이 53년 3월인가 사망을 하고 미국 대통령도 바뀌고 그런 다음에 된 거잖아요, 정전 협정이.

▶ 문정인 : 그렇죠.

▷ 최경영 : 그러면 비슷한 상황이 안 되면, 체제나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그러면 안 되는 겁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은?

▶ 문정인 : 과거 소련 러시아의 행태를 한번 분석해 보죠. 아프가니스탄 78년 들어가서 89년 거의 10년 안 된 나갔다가 패배해서 틀어온 케이스예요. 체첸 같은 경우는 처음에 분리주의운동 해서 이슬람 세력이 저항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1차 체첸 전쟁, 2차 체첸 전쟁이 있는데 10년 넘게 전개가 됐거든요. 러시아가 이겼어요. 그래서 친러시아 세력을 괴뢰 정권을 세워놓고 러시아의 강압적 통치가 시작됐거든요. 푸틴 입장에서는 아마 체첸 모델을 우크라이나에도 적용하고 싶을 거예요. 젤렌스키 포함해서 반러 세력들을 전부 다 제거하고 친러 세력 시켜서 소위 우크라이나를 위성 국가처럼 할 수 있는 건데 그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이 센 데에다가 서구의 지원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다음 되는 거는 결국에 협상을 통한 타결이라는 거예요.

▷ 최경영 : 그것밖에 없네요.

▶ 문정인 : 그러나 그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잘못하다가는 지금 재래식 전쟁이 핵전쟁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서구의 고민은 아마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 최경영 :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군요. 오늘 시간이 너무 아깝네요. 한 번 더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사장님.

▶ 문정인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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