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로 사람 구해”…알고 보니 ‘세월호 의인’ 김동수 씨 딸

입력 2022.08.05 (16:59) 수정 2022.08.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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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놀라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어떤 여성분이 침착하게 응급처치를 했어요. 덕분에 주변 사람들도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처치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 같아요."

어제(4일) 오전 9시 30분쯤. 제주운전면허시험장에서 갑자기 비명 소리와 함께 5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놀라 남성 주변에 모여들었고, 한 여성이 쓰러진 남성의 맥박과 호흡 등 상태를 확인하며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모두 놀라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이 여성은 119대원과 통화를 하며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처치를 하고 계속해서 남성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쓰러진 남성은 의식을 찾았지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남성은 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A 씨는 "사람이 갑자기 쓰러진 모습을 보니까 저뿐만 아니라 다들 당황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는데 한 여성분이 처치하는 모습 보고 마음이 놓였다"며 "구급차가 오기 전에 응급처치해서 다행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구급대 도착 전 처치 지도를 했던 제주도소방본부 고선옥 소방위는 "간단한 처치라도 실제 시도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움을 주신 분이 통화하며 침착하게 처치를 해줬다"며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환자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서 사전에 응급처치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 응급처치 후 떠난 후 여성, 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 씨 딸 김예나 씨

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 씨와 딸 김예나 씨.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 씨와 딸 김예나 씨.

응급처치 후 그대로 자리를 떠난 여성. 취재 결과, 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으로 불리는 김동수 씨의 딸 김예나(26)씨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고 단원고 학생들을 구했던 화물기사 김동수 씨.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년이 흐른 후, 이번에는 그의 딸 김예나 씨가 쓰러진 사람을 구했습니다. 김 씨는 부모님과 함께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았다가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김예나 씨는 어머니 김형숙 씨를 통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정중히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녀는 이제 성인이 되어 사람을 구하는 응급구조사가 되었습니다.

어머니에 따르면 김예나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맨몸으로 학생들을 구한 아버지를 보며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대학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한 후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심각했던 2020년 당시 현장에서 응급구조사로 근무했고, 현재 제주에서 해수욕장 보건 요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빠를 닮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며 "이런 상황이 또 있다면 딸은 당연히 도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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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처치로 사람 구해”…알고 보니 ‘세월호 의인’ 김동수 씨 딸
    • 입력 2022-08-05 16:59:51
    • 수정2022-08-05 17:00:44
    취재K

"다들 놀라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어떤 여성분이 침착하게 응급처치를 했어요. 덕분에 주변 사람들도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처치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 같아요."

어제(4일) 오전 9시 30분쯤. 제주운전면허시험장에서 갑자기 비명 소리와 함께 5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놀라 남성 주변에 모여들었고, 한 여성이 쓰러진 남성의 맥박과 호흡 등 상태를 확인하며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모두 놀라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이 여성은 119대원과 통화를 하며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처치를 하고 계속해서 남성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쓰러진 남성은 의식을 찾았지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남성은 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A 씨는 "사람이 갑자기 쓰러진 모습을 보니까 저뿐만 아니라 다들 당황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는데 한 여성분이 처치하는 모습 보고 마음이 놓였다"며 "구급차가 오기 전에 응급처치해서 다행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구급대 도착 전 처치 지도를 했던 제주도소방본부 고선옥 소방위는 "간단한 처치라도 실제 시도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움을 주신 분이 통화하며 침착하게 처치를 해줬다"며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환자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서 사전에 응급처치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 응급처치 후 떠난 후 여성, 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 씨 딸 김예나 씨

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 씨와 딸 김예나 씨.
응급처치 후 그대로 자리를 떠난 여성. 취재 결과, 세월호 '파란 바지 의인'으로 불리는 김동수 씨의 딸 김예나(26)씨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고 단원고 학생들을 구했던 화물기사 김동수 씨.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년이 흐른 후, 이번에는 그의 딸 김예나 씨가 쓰러진 사람을 구했습니다. 김 씨는 부모님과 함께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았다가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김예나 씨는 어머니 김형숙 씨를 통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정중히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녀는 이제 성인이 되어 사람을 구하는 응급구조사가 되었습니다.

어머니에 따르면 김예나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맨몸으로 학생들을 구한 아버지를 보며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대학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한 후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심각했던 2020년 당시 현장에서 응급구조사로 근무했고, 현재 제주에서 해수욕장 보건 요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빠를 닮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며 "이런 상황이 또 있다면 딸은 당연히 도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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