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왜 컸나?…“투석 중 환자 대피 어려워”

입력 2022.08.06 (06:03) 수정 2022.08.06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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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교적 신속한 화재 진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 유독가스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꼭대기층에 모여 있었다는 점입니다.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기계 장치를 몸에 연결하고 있던 고령의 환자들.

대피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이어서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조된 사람들이 잇따라 들것에 실려갑니다.

맨 윗층 신장투석 전문 병원에 있던 환자들입니다.

화재 당시 병원에는 외래 환자들도 있었지만 정기적인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몸에 기계를 연결한 채 몇 시간씩 누워있어야 하고, 고령이라 평소에도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건물 1층 상가 주인/음성변조 : "(투석용) 바늘을 꽂은 상태에서 그냥 응급처치만 간단하게 하고 그냥 나오셨거든요. 거의 한 90% 이상은 이제 나이 많으신 분들..."]

투석기계가 가동 중일 땐 팔목에 삽입한 투석관을 빼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환자·의료진 할 것 없이 대피가 원활치 못했던 이유입니다.

미처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한 환자와 의료진들은 보시는 것처럼 구조대원들이 깬 창문을 이용해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그러나 자력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은 구조대가 진입할 때까지 유독 가스에 노출됐습니다.

[양해준/건물 1층 상가 주인 : "'어어' 하는 순간에 이미 연기가 꽉 차버리는 그런 상황이어서 아마 못 나오셨을 것 같아요. 마스크 자체가 시커멓게 변질돼 있는 거 보니까."]

화재 직후 비상벨은 울렸지만 자동 소화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9년 8월 이전 설립된 의원급 의료기관이어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최배준/경기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 "입원 시설이 있는 의원에 대해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소급 적용하게 돼 있는데, 4층은 투석 전문 병원이기 때문에 입원을 하는 병원이 아니라서..."]

현장을 찾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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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명피해 왜 컸나?…“투석 중 환자 대피 어려워”
    • 입력 2022-08-06 06:03:44
    • 수정2022-08-06 12: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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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교적 신속한 화재 진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 유독가스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꼭대기층에 모여 있었다는 점입니다.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기계 장치를 몸에 연결하고 있던 고령의 환자들.

대피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이어서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조된 사람들이 잇따라 들것에 실려갑니다.

맨 윗층 신장투석 전문 병원에 있던 환자들입니다.

화재 당시 병원에는 외래 환자들도 있었지만 정기적인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몸에 기계를 연결한 채 몇 시간씩 누워있어야 하고, 고령이라 평소에도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건물 1층 상가 주인/음성변조 : "(투석용) 바늘을 꽂은 상태에서 그냥 응급처치만 간단하게 하고 그냥 나오셨거든요. 거의 한 90% 이상은 이제 나이 많으신 분들..."]

투석기계가 가동 중일 땐 팔목에 삽입한 투석관을 빼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환자·의료진 할 것 없이 대피가 원활치 못했던 이유입니다.

미처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한 환자와 의료진들은 보시는 것처럼 구조대원들이 깬 창문을 이용해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그러나 자력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은 구조대가 진입할 때까지 유독 가스에 노출됐습니다.

[양해준/건물 1층 상가 주인 : "'어어' 하는 순간에 이미 연기가 꽉 차버리는 그런 상황이어서 아마 못 나오셨을 것 같아요. 마스크 자체가 시커멓게 변질돼 있는 거 보니까."]

화재 직후 비상벨은 울렸지만 자동 소화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9년 8월 이전 설립된 의원급 의료기관이어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최배준/경기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 "입원 시설이 있는 의원에 대해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소급 적용하게 돼 있는데, 4층은 투석 전문 병원이기 때문에 입원을 하는 병원이 아니라서..."]

현장을 찾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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