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타이완과도 설전…미중 갈등 속 잇속 차리기?

입력 2022.08.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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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거든 북한…타이완 "주권 폄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놓고 북한이 "내정간섭"이라며 중국을 거들고 나섰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발끈했습니다. 북한을 향해 "타이완이 중국 일부라는 북한 외무성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엄중히 반박한다. 주권에 대한 폄훼"라고 규탄했습니다.

타이완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 방문과 관련해 무력시위를 벌이자 성명을 통해 "북한에서 배웠는지 인접 국가 수역에 마음대로 미사일을 쐈다"며 중국을 비난하는 동시에, 북한에도 날을 세웠습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한 보복성 타이완 포위 훈련을 시작한 지난 4일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 소속 부대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타이완 수역에서 정밀 미사일 타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출처 : 연합뉴스)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한 보복성 타이완 포위 훈련을 시작한 지난 4일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 소속 부대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타이완 수역에서 정밀 미사일 타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출처 : 연합뉴스)

■ 北, 中에 연합 훈련 제안도…잇속 차리기?

북한이 타이완 문제에서 중국을 거들고 나선 건 미·중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을 틈타 최대한 중국 측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속셈으로 읽힙니다.

북한은 최근 리영길 국방상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에게 조선인민군-중국인민해방군 간 전략 전술적 협동 작전을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북·중 연합훈련을 제안한 것인데, 미·중 대립 상황에서 중국 측의 호응을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미·중 갈등뿐 아니라 미·러 갈등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러시아와의 친선을 연일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편을 들고 있습니다.

최근엔 '북·러 모스크바 선언' 채택 21주년을 맞아 러시아와의 친선·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조로(북러) 친선관계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큰 외화벌이가 될 수 있는 돈바스 전후 복구 참여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 우리 대응은 어떻게?…"다양한 시나리오 염두에 둬야"

북한은 미·중, 미·러 갈등이 지속되는 동안 이 같은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대화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정권 전멸' 등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의 로드맵인 '담대한 계획'의 틀을 공개한다는 계획인데, 관련 당국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남북관계 등을 봐가면서 정해야겠지만 '담대한 계획' 자체가 중장기적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부도 당장은 남·북 대화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하지만 남·북 대화 국면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 리선권 통일전선부장 임명을 '협상 준비용 몸풀기'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태 의원은 "두 사람이 미북·남북협상에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라며 "(이들 기용에는) 강 대 강 대치로 끌고 가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인) 2023년쯤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렸다"고 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한의 국방과학발전·무기 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완성 시점이 2025년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정세 전환 시점을 2024년 말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로 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이런 분석에는 북·미 간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다 극적으로 대화 국면으로 바뀐 2018년 상황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남북 관계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장·단기 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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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타이완과도 설전…미중 갈등 속 잇속 차리기?
    • 입력 2022-08-06 08:02:29
    취재K

■ 중국 거든 북한…타이완 "주권 폄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놓고 북한이 "내정간섭"이라며 중국을 거들고 나섰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발끈했습니다. 북한을 향해 "타이완이 중국 일부라는 북한 외무성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엄중히 반박한다. 주권에 대한 폄훼"라고 규탄했습니다.

타이완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 방문과 관련해 무력시위를 벌이자 성명을 통해 "북한에서 배웠는지 인접 국가 수역에 마음대로 미사일을 쐈다"며 중국을 비난하는 동시에, 북한에도 날을 세웠습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한 보복성 타이완 포위 훈련을 시작한 지난 4일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 소속 부대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타이완 수역에서 정밀 미사일 타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출처 : 연합뉴스)
■ 北, 中에 연합 훈련 제안도…잇속 차리기?

북한이 타이완 문제에서 중국을 거들고 나선 건 미·중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을 틈타 최대한 중국 측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속셈으로 읽힙니다.

북한은 최근 리영길 국방상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에게 조선인민군-중국인민해방군 간 전략 전술적 협동 작전을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북·중 연합훈련을 제안한 것인데, 미·중 대립 상황에서 중국 측의 호응을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미·중 갈등뿐 아니라 미·러 갈등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러시아와의 친선을 연일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편을 들고 있습니다.

최근엔 '북·러 모스크바 선언' 채택 21주년을 맞아 러시아와의 친선·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조로(북러) 친선관계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큰 외화벌이가 될 수 있는 돈바스 전후 복구 참여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 우리 대응은 어떻게?…"다양한 시나리오 염두에 둬야"

북한은 미·중, 미·러 갈등이 지속되는 동안 이 같은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대화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정권 전멸' 등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의 로드맵인 '담대한 계획'의 틀을 공개한다는 계획인데, 관련 당국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남북관계 등을 봐가면서 정해야겠지만 '담대한 계획' 자체가 중장기적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부도 당장은 남·북 대화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하지만 남·북 대화 국면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 리선권 통일전선부장 임명을 '협상 준비용 몸풀기'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태 의원은 "두 사람이 미북·남북협상에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라며 "(이들 기용에는) 강 대 강 대치로 끌고 가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인) 2023년쯤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렸다"고 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한의 국방과학발전·무기 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완성 시점이 2025년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정세 전환 시점을 2024년 말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로 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이런 분석에는 북·미 간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다 극적으로 대화 국면으로 바뀐 2018년 상황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남북 관계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장·단기 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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