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로켓 1,000발 vs 아이언돔…작전명 ‘새벽녘’

입력 2022.08.08 (16:40) 수정 2022.08.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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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사흘 동안 무력 충돌을 이어오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PIJ, Palestinian Islamic Jihad)'가 휴전 협정에 합의했습니다.

중재에 나섰던 이집트는 양측에 휴전 중재안을 제시했고, 현지시각으로 7일 밤 8시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휴전 협정은 몇 차례 미뤄져서 결국 밤 11시 30분에 발효됐습니다.

■ 휴전 10분 전까지도 로켓 발사…사망자만 44명

지난 5일 금요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시작된 양측의 무력 충돌은 주말 내내 강도를 더했습니다. 긴장 상태는 휴전 직전까지도 이어졌습니다. 휴전 발효 10분을 남겨놓고도 PIJ는 이스라엘 곳곳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으로 로켓을 요격했습니다.

사흘 동안 이스라엘군은 밤낮으로 가자 지구 내 PIJ 관련 시설을 공격했고, 무장단체 시설 165곳을 성공적으로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PIJ는 끊임없는 로켓 발사로 대응했습니다. 이스라엘 내 대도시 텔아비브와 종교적으로 민감한 예루살렘까지 겨냥하면서 한때 긴장감은 높아졌습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무장단체가 로켓 950발 이상을 쏘았지만, 대부분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인 '아이언돔'에 막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아이언돔이 로켓 96%를 요격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사흘간의 무력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모두 44명이 사망했고, 3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15명은 어린이였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측 인명 피해는 가벼운 부상자 3명에 그쳤습니다.

양측은 휴전 직전까지도 공격을 이어갔다(현지시각 7일, 가자지구/AFP)양측은 휴전 직전까지도 공격을 이어갔다(현지시각 7일, 가자지구/AFP)

■ 작전명 '새벽녘(Breaking Dawn)' …"테러 위협에 선제적 대응"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 지역에서 PIJ의 고위 지도자인 알-사아디를 체포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이후 PIJ는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PIJ는 사실상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 다음으로 큰 무장단체입니다. 이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이 최종 목표로 대이스라엘 무장투쟁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자지구 경계에 병력을 대거 집결시켰고, 지난 5일 선제 공격에 나섰습니다. 작전명은 '새벽녘'이었습니다. 명분은 '테러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입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임시 총리는 "이스라엘은 가자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싸우는 게 아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와 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우파세력의 결집을 위해 무리한 공격을 감행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집을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이들(현지시각 7일, 가자지구/EPA)공습으로 폐허가 된 집을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이들(현지시각 7일, 가자지구/EPA)

■ 직접 개입하지 않은 하마스…가자지구는 황폐화

이번 공격은 지난해 5월 이른바 '11일 전쟁'으로 알려진 공습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민간인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캠프에도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 5명을 포함해 9명이 숨졌습니다.

이스라엘은 PIJ가 쏜 로켓 중 일부분이 가자 지구 내에 떨어져 피해를 내고 있다며 난민캠프도 PIJ의 오폭에 의한 피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1일 전쟁으로 인한 피해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가자지구는 이번 폭격으로 또다시 황폐화됐습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와 국제구호단체들은 전기가 끊긴 곳이 많아 제대로 된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며 특히 의료용품이 부족해 환자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해 연료와 식량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사흘간의 무력 충돌 동안 하마스의 개입 여부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돼 왔습니다. 대 이스라엘 무력 저항에 앞장서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직접 개입에 나서지 않았고 결국 무력충돌은 휴전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양측의 정확한 휴전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휴전 협정안을 받아들인 이후에도 양측의 강경한 입장은 여전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깨지기 쉬운 평온(fragile calm)'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이 깨지면 이스라엘은 강제력을 동원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고 무장단체 PIJ 또한 "우리는 역량의 일부만 사용했을 뿐이며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전 발표를 환영한다"며 "지난 72시간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카타르, 요르단 등 역내 국가와 협력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민간인 피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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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로켓 1,000발 vs 아이언돔…작전명 ‘새벽녘’
    • 입력 2022-08-08 16:40:06
    • 수정2022-08-08 17:41:14
    특파원 리포트

지난 주말 사흘 동안 무력 충돌을 이어오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PIJ, Palestinian Islamic Jihad)'가 휴전 협정에 합의했습니다.

중재에 나섰던 이집트는 양측에 휴전 중재안을 제시했고, 현지시각으로 7일 밤 8시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휴전 협정은 몇 차례 미뤄져서 결국 밤 11시 30분에 발효됐습니다.

■ 휴전 10분 전까지도 로켓 발사…사망자만 44명

지난 5일 금요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시작된 양측의 무력 충돌은 주말 내내 강도를 더했습니다. 긴장 상태는 휴전 직전까지도 이어졌습니다. 휴전 발효 10분을 남겨놓고도 PIJ는 이스라엘 곳곳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으로 로켓을 요격했습니다.

사흘 동안 이스라엘군은 밤낮으로 가자 지구 내 PIJ 관련 시설을 공격했고, 무장단체 시설 165곳을 성공적으로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PIJ는 끊임없는 로켓 발사로 대응했습니다. 이스라엘 내 대도시 텔아비브와 종교적으로 민감한 예루살렘까지 겨냥하면서 한때 긴장감은 높아졌습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무장단체가 로켓 950발 이상을 쏘았지만, 대부분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인 '아이언돔'에 막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아이언돔이 로켓 96%를 요격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사흘간의 무력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모두 44명이 사망했고, 3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15명은 어린이였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측 인명 피해는 가벼운 부상자 3명에 그쳤습니다.

양측은 휴전 직전까지도 공격을 이어갔다(현지시각 7일, 가자지구/AFP)
■ 작전명 '새벽녘(Breaking Dawn)' …"테러 위협에 선제적 대응"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 지역에서 PIJ의 고위 지도자인 알-사아디를 체포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이후 PIJ는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PIJ는 사실상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 다음으로 큰 무장단체입니다. 이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이 최종 목표로 대이스라엘 무장투쟁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자지구 경계에 병력을 대거 집결시켰고, 지난 5일 선제 공격에 나섰습니다. 작전명은 '새벽녘'이었습니다. 명분은 '테러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입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임시 총리는 "이스라엘은 가자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싸우는 게 아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와 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우파세력의 결집을 위해 무리한 공격을 감행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집을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이들(현지시각 7일, 가자지구/EPA)
■ 직접 개입하지 않은 하마스…가자지구는 황폐화

이번 공격은 지난해 5월 이른바 '11일 전쟁'으로 알려진 공습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민간인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캠프에도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 5명을 포함해 9명이 숨졌습니다.

이스라엘은 PIJ가 쏜 로켓 중 일부분이 가자 지구 내에 떨어져 피해를 내고 있다며 난민캠프도 PIJ의 오폭에 의한 피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1일 전쟁으로 인한 피해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가자지구는 이번 폭격으로 또다시 황폐화됐습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와 국제구호단체들은 전기가 끊긴 곳이 많아 제대로 된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며 특히 의료용품이 부족해 환자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해 연료와 식량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사흘간의 무력 충돌 동안 하마스의 개입 여부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돼 왔습니다. 대 이스라엘 무력 저항에 앞장서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직접 개입에 나서지 않았고 결국 무력충돌은 휴전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양측의 정확한 휴전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휴전 협정안을 받아들인 이후에도 양측의 강경한 입장은 여전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깨지기 쉬운 평온(fragile calm)'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이 깨지면 이스라엘은 강제력을 동원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고 무장단체 PIJ 또한 "우리는 역량의 일부만 사용했을 뿐이며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전 발표를 환영한다"며 "지난 72시간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카타르, 요르단 등 역내 국가와 협력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민간인 피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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