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습한 폭염’ 더 위험한 이유는?

입력 2022.08.10 (19:45) 수정 2022.08.1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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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등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지하철 역이 침수되는 등 그야말로 물난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찜통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광주는 지난달 28일 이후 13일째 열대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상순 광주와 전남 지역의 평균 기온은 27.3도 지난 197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고기온과 최저기온도 31.6도와 23.8도로 가장 높았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덥고 습한 바람이 불고 강한 햇볕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흔히 가장 뜨거운 도시하면 광주보다 대구가 먼저 떠오르죠. 얼마나 더우면 아프리카에 빚대 '대프리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렇다고 광주가 대구보다 덜 더운 것은 아닙니다.

어제 대구의 낮 기온은 32.9도, 광주는 31.9로 1도 낮습니다.

하지만 습도까지 고려하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광주의 습도가 84.3%로 대구 57.5%보다 크게 높아 체감 온도는 오히려 더 올라갑니다.

부산대 하경자 교수 연구팀은 폭염을 '마른 폭염'과 '습한 폭염'으로 구분합니다.

마른 폭염은 습도 33% 이하의 건조한 폭염을, 습한 폭염은 습도 66% 이상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습한 폭염이 인체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 10년 동안 인구 10만 명당 온열 질환자는 서울이 14명, 대구가 18명인데 비해 광주는 39명, 전남은 87명이나 됩니다.

[하경자/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 : "습윤폭염인 경우에는 우리 주변에 있는 대기가 습윤하기 때문에 내 몸에 있는 수증기를 많이 안 뺏어 간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열부종이나 열실신 같은 단계에서는 빨리 지치게 되는 거죠. 습윤폭염일 때가 건조폭염에 비해서 일찍 또는 더욱 강하게 그런 어떤 피로도를 느끼게 되는 겁니다."]

한 언론사가 1994년과 2016년, 그리고 2018년 기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의 폭염일은 132일로 광주 119일보다 많았습니다.

또 폭염일 평균 최고기온도 대구가 서울과 광주보다 0.5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습한 폭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광주가 90.8%로 서울 44.3%와 대구 26.5%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대구가 기온은 높지만 광주는 습도가 높아 더위를 더 견디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더위의 정도를 단순히 기온으로 가늠하기보다는 습한 폭염일 경우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습니다.

또 현기증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온난화로 갈수록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폭염의 정도는 강해지고 발생 시기는 빨라지는 상황.

각 개인의 건강 관리 노력은 물론 폭염의 특성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세심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 양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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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 ‘습한 폭염’ 더 위험한 이유는?
    • 입력 2022-08-10 19:45:48
    • 수정2022-08-10 20:21:16
    뉴스7(광주)
최근 수도권 등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지하철 역이 침수되는 등 그야말로 물난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찜통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광주는 지난달 28일 이후 13일째 열대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상순 광주와 전남 지역의 평균 기온은 27.3도 지난 197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고기온과 최저기온도 31.6도와 23.8도로 가장 높았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덥고 습한 바람이 불고 강한 햇볕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흔히 가장 뜨거운 도시하면 광주보다 대구가 먼저 떠오르죠. 얼마나 더우면 아프리카에 빚대 '대프리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렇다고 광주가 대구보다 덜 더운 것은 아닙니다.

어제 대구의 낮 기온은 32.9도, 광주는 31.9로 1도 낮습니다.

하지만 습도까지 고려하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광주의 습도가 84.3%로 대구 57.5%보다 크게 높아 체감 온도는 오히려 더 올라갑니다.

부산대 하경자 교수 연구팀은 폭염을 '마른 폭염'과 '습한 폭염'으로 구분합니다.

마른 폭염은 습도 33% 이하의 건조한 폭염을, 습한 폭염은 습도 66% 이상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습한 폭염이 인체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 10년 동안 인구 10만 명당 온열 질환자는 서울이 14명, 대구가 18명인데 비해 광주는 39명, 전남은 87명이나 됩니다.

[하경자/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 : "습윤폭염인 경우에는 우리 주변에 있는 대기가 습윤하기 때문에 내 몸에 있는 수증기를 많이 안 뺏어 간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열부종이나 열실신 같은 단계에서는 빨리 지치게 되는 거죠. 습윤폭염일 때가 건조폭염에 비해서 일찍 또는 더욱 강하게 그런 어떤 피로도를 느끼게 되는 겁니다."]

한 언론사가 1994년과 2016년, 그리고 2018년 기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의 폭염일은 132일로 광주 119일보다 많았습니다.

또 폭염일 평균 최고기온도 대구가 서울과 광주보다 0.5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습한 폭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광주가 90.8%로 서울 44.3%와 대구 26.5%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대구가 기온은 높지만 광주는 습도가 높아 더위를 더 견디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더위의 정도를 단순히 기온으로 가늠하기보다는 습한 폭염일 경우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습니다.

또 현기증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온난화로 갈수록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폭염의 정도는 강해지고 발생 시기는 빨라지는 상황.

각 개인의 건강 관리 노력은 물론 폭염의 특성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세심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 양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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