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아진 손보사, 침수차 빌미로 보험료 올리나?

입력 2022.08.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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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지난해 대규모 흑자 손보사, 올해도 순항 중
고유가 등 영향…車 보험 손해율↓
폭우로 침수차 속출하자 분위기 변화 감지
보험료 인하 압박받던 손보사, 오히려 인상 가능성도


■침수차 소식에 보험료 영향 전망 '솔솔'

쏟아지는 침수차 관련 보도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당분간 중고차 사지 말자 ②이러다 보험료 또 올라가는 것 아닌가? 이 중 두 번째 주제는 곧 모든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해당할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강남 등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차량 5천여 대가 침수된 것으로 손해보험사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와 2011년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와 비교하면 피해차량 규모는 훨씬 작습니다. 다만 지금은 고가의 수입차가 많이 늘어 전체 피해 금액 자체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손보사와 일부 언론의 전망입니다. 앞으로 과연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게 맞는 상황으로 전개될까요?

침수차량 규모
▲2003 태풍 매미: 4만 1천여 대
▲2011 수도권 집중호우: 1만 4천여 대
▲이번 수도권 집중호우: 5천여 대+α?

■지난해 흑자 기록 손보사, 올해는 더 좋아졌다

코로나 19는 많은 업종에 큰 타격을 주었지만, 일부 수혜를 본 사업들도 있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이 그중 하나입니다. 거리 두기 여파로 운행량이 줄면서 사고도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년 전 대비 5%p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업계에 호의적인 주변 환경은 4천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는 상황이 보험사 측에 더 유리해졌습니다. 보험료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손해율이 지난해보다 더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국내 11개 손보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 정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 19 영향에다가 기름값 인상 여파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차 운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적은 더 좋아졌습니다. 이미 국내 손보사가 1분기 자동차보험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급증해 지난해 전체 수준에 육박했다는 추산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최근 들어 아주 좋은 실적이 예상됐지만, 그동안 손해보험사들은 '표정관리'에 집중해왔습니다.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라는 인하 압박 여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차 보험료 올릴 경우 실손보험 논란 재연 가능성

실제로 최근까지 자동차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여론은 비등했고, 손해보험사들은 '시기상조'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중부지방 폭우로 침수차가 속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됐다"는 목소리가 손보사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판을 바꿀 수 있는 변수가 생긴 것입니다.

침수차에  올라타 있는 한 운전자(출처:트위터)침수차에 올라타 있는 한 운전자(출처:트위터)

여기서 되돌아봐야 할 것은 바로 실손보험료 인상 사례입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의 이른바 '손해율'이 높다며 보험료를 대폭 올려왔습니다. 올해 인상분만 평균 14%입니다. 자신들의 손해분을(실손보험은 최초에 업계에서 설계를 잘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반면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크게 떨어진 자동차보험의 경우 올해 초 보험료를 1% 정도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그것도 금융당국이 물밑에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자 마지못해 내린 '찔끔 인하' 결정이었습니다.


보험료 결정은 기본적으로 업계의 자율결정입니다. 정부의 기본 입장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손해율이 얼마나 올라갔고, 그로 인한 전체 가입자 고통분담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분석작업이 필요합니다. 전례를 찾기 힘든 고물가 시대,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가뜩이나 오른 물가를 더욱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개인용이 아닌 생계 전선에 뛰어든 영업용 차량의 보험료는 올해 이미 3% 정도 올랐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 사진구성: 신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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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좋아진 손보사, 침수차 빌미로 보험료 올리나?
    • 입력 2022-08-11 07:00:18
    취재K
지난해 대규모 흑자 손보사, 올해도 순항 중<br />고유가 등 영향…車 보험 손해율↓<br />폭우로 침수차 속출하자 분위기 변화 감지<br />보험료 인하 압박받던 손보사, 오히려 인상 가능성도

■침수차 소식에 보험료 영향 전망 '솔솔'

쏟아지는 침수차 관련 보도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당분간 중고차 사지 말자 ②이러다 보험료 또 올라가는 것 아닌가? 이 중 두 번째 주제는 곧 모든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해당할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강남 등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차량 5천여 대가 침수된 것으로 손해보험사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와 2011년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와 비교하면 피해차량 규모는 훨씬 작습니다. 다만 지금은 고가의 수입차가 많이 늘어 전체 피해 금액 자체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손보사와 일부 언론의 전망입니다. 앞으로 과연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게 맞는 상황으로 전개될까요?

침수차량 규모
▲2003 태풍 매미: 4만 1천여 대
▲2011 수도권 집중호우: 1만 4천여 대
▲이번 수도권 집중호우: 5천여 대+α?

■지난해 흑자 기록 손보사, 올해는 더 좋아졌다

코로나 19는 많은 업종에 큰 타격을 주었지만, 일부 수혜를 본 사업들도 있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이 그중 하나입니다. 거리 두기 여파로 운행량이 줄면서 사고도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년 전 대비 5%p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업계에 호의적인 주변 환경은 4천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는 상황이 보험사 측에 더 유리해졌습니다. 보험료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손해율이 지난해보다 더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국내 11개 손보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 정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 19 영향에다가 기름값 인상 여파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차 운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적은 더 좋아졌습니다. 이미 국내 손보사가 1분기 자동차보험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급증해 지난해 전체 수준에 육박했다는 추산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최근 들어 아주 좋은 실적이 예상됐지만, 그동안 손해보험사들은 '표정관리'에 집중해왔습니다.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라는 인하 압박 여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차 보험료 올릴 경우 실손보험 논란 재연 가능성

실제로 최근까지 자동차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여론은 비등했고, 손해보험사들은 '시기상조'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중부지방 폭우로 침수차가 속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됐다"는 목소리가 손보사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판을 바꿀 수 있는 변수가 생긴 것입니다.

침수차에  올라타 있는 한 운전자(출처:트위터)
여기서 되돌아봐야 할 것은 바로 실손보험료 인상 사례입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의 이른바 '손해율'이 높다며 보험료를 대폭 올려왔습니다. 올해 인상분만 평균 14%입니다. 자신들의 손해분을(실손보험은 최초에 업계에서 설계를 잘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반면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크게 떨어진 자동차보험의 경우 올해 초 보험료를 1% 정도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그것도 금융당국이 물밑에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자 마지못해 내린 '찔끔 인하' 결정이었습니다.


보험료 결정은 기본적으로 업계의 자율결정입니다. 정부의 기본 입장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손해율이 얼마나 올라갔고, 그로 인한 전체 가입자 고통분담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분석작업이 필요합니다. 전례를 찾기 힘든 고물가 시대,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가뜩이나 오른 물가를 더욱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개인용이 아닌 생계 전선에 뛰어든 영업용 차량의 보험료는 올해 이미 3% 정도 올랐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 사진구성: 신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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