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방역전 승리”…김여정은 “남조선 박멸” 위협

입력 2022.08.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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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발열 환자가 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드디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방역전 승리'를 외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으로 최대한 부각하는 한편, 코로나 위기의 책임은 엉뚱하게 남한에 돌렸는데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나서 남한을 향해 위협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91일 만에 코로나 종식 선언…북·중 무역 재개 포석?

북한 관영매체는 오늘(1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8월 10일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중요연설'을 통해 "당중앙위원회와 공화국 정부를 대표하여 영내에 유입되었던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종식을 선언한 것은 북한의 코로나 통계를 의심하는 외부의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우리 당과 정부는 지난 5월 12일부터 가동했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오늘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한 지 91일 만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이번 회의가 중국에 대한 '보여주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중 무역을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코로나 청정 지역'을 선포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국경 봉쇄 장기화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가운데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정은도 확진 뒤 회복?…'원수님 리더십' 부각

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여정 부부장은 "이 방역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며 오빠를 칭송했습니다.

이 언급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코로나 19에 감염됐다 회복했을 가능성과, 감염된 적은 없지만 코로나로 고통을 겪은 인민에 대한 근심을 부각하기 위한 수사(修辭)일 수 있다는 분석을 함께 내놨습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코로나 감염 여부에 대해 "확인할 정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위기를 성과로 전환하는 북한 특유의 '전화위복' 프로파간다(선전·선동)"라면서 "최고지도자의 위기 대처 능력과 인민을 위한 영도와 희생 리더십을 부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11일 북한은 어제(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출처 : 조선중앙통신)11일 북한은 어제(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출처 : 조선중앙통신)

■ '책임'은 남한에 전가…김여정, 대북 전단 빌미 "보복" 위협

북한은 남한 탈북민 단체가 날려 보낸 대북전단이 코로나 유입의 원인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특히 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나서 남한을 '괴뢰정권', '원수', '혐오스러운 것들', '불변의 주적' 등 거친 수위로 맹비난하며 보복을 천명했는데요.

김 부부장은 "남조선 지역으로부터 오물들이 계속 쓸려 들어오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나 수수방관해둘 수만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며 "우리는 반드시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대응안들이 검토되고 있지만, 대응도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하는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총화 회의 토론에서 연설하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 : 조선중앙통신)총화 회의 토론에서 연설하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 :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이런 위협은 코로나 대처 과정에서 흉흉해진 민심의 화살을 남쪽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관계가 대적 관계로 더욱 굳어져 가고 있다"며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상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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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코로나 방역전 승리”…김여정은 “남조선 박멸” 위협
    • 입력 2022-08-11 15:09:38
    취재K

신규 발열 환자가 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드디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방역전 승리'를 외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으로 최대한 부각하는 한편, 코로나 위기의 책임은 엉뚱하게 남한에 돌렸는데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나서 남한을 향해 위협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91일 만에 코로나 종식 선언…북·중 무역 재개 포석?

북한 관영매체는 오늘(1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8월 10일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중요연설'을 통해 "당중앙위원회와 공화국 정부를 대표하여 영내에 유입되었던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종식을 선언한 것은 북한의 코로나 통계를 의심하는 외부의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우리 당과 정부는 지난 5월 12일부터 가동했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오늘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한 지 91일 만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이번 회의가 중국에 대한 '보여주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중 무역을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코로나 청정 지역'을 선포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국경 봉쇄 장기화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가운데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정은도 확진 뒤 회복?…'원수님 리더십' 부각

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여정 부부장은 "이 방역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며 오빠를 칭송했습니다.

이 언급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코로나 19에 감염됐다 회복했을 가능성과, 감염된 적은 없지만 코로나로 고통을 겪은 인민에 대한 근심을 부각하기 위한 수사(修辭)일 수 있다는 분석을 함께 내놨습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코로나 감염 여부에 대해 "확인할 정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위기를 성과로 전환하는 북한 특유의 '전화위복' 프로파간다(선전·선동)"라면서 "최고지도자의 위기 대처 능력과 인민을 위한 영도와 희생 리더십을 부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11일 북한은 어제(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출처 : 조선중앙통신)
■ '책임'은 남한에 전가…김여정, 대북 전단 빌미 "보복" 위협

북한은 남한 탈북민 단체가 날려 보낸 대북전단이 코로나 유입의 원인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특히 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나서 남한을 '괴뢰정권', '원수', '혐오스러운 것들', '불변의 주적' 등 거친 수위로 맹비난하며 보복을 천명했는데요.

김 부부장은 "남조선 지역으로부터 오물들이 계속 쓸려 들어오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나 수수방관해둘 수만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며 "우리는 반드시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대응안들이 검토되고 있지만, 대응도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하는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총화 회의 토론에서 연설하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 :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이런 위협은 코로나 대처 과정에서 흉흉해진 민심의 화살을 남쪽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관계가 대적 관계로 더욱 굳어져 가고 있다"며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상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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