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쓰레기·덮개’로 막혀버린 빗물받이…침수 피해↑

입력 2022.08.12 (13:14) 수정 2022.08.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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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중호우가 내릴 때 도로 침수를 막기 위해선 빗물을 모아 하수관으로 보내주는 빗물받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아예 덮어놔서 침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데요.

또다시 호우를 앞두고 주변의 빗물받이 점검해보셔야겠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닷새째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이곳은 지난 8일,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인근 모습인데요.

한 시민의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비를 맞으며 배수구에 쌓인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내는 장면이 포착된 건데요.

'강남역 슈퍼맨'이다, '영웅이다' 라며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한 누리꾼은 "쓰레기를 정리하자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이 금방 내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군산에서도 시간당 100mm의 비가 쏟아지면서 차량이 물에 잠길 정도였는데요.

한 시민이 배수구의 쓰레기를 정리하니 물이 소용돌이치며 빠져나갑니다.

[박지남/전북 군산시 : "무릎 밑까지 물이 차올랐는데 청소를 하고 나니까 30분 안 돼서 발목까지는 물이 계속 빠지긴 하더라고요. 나뭇가지들이나 이물질 같은 거죠. 쓰레기나 풀 같은 거, 흙 같은 것도 있었고."]

빗물받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물이 빠지지 못해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는데요.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요?

여기는 부산 번화가입니다.

도로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빗물받이를 열어봤더니,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도로변 빗물받이 덮개 안쪽이 흙과 낙엽으로 꽉 막혔습니다.

지난해 폭우가 내린 울산의 간선 도로인데 청소를 하지 않으면 또다시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겠죠.

또 이 사진 보시면 빗물받이 구멍 사이로 풀이 빼곡히 자라나 있습니다.

아래쪽부터 길게 자란 잡초로 마치 화분처럼 돼버린 건데요.

주기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빗물이 잘 내려갈 수 없습니다.

여기는 상가 앞 도로의 빗물받이인데 아예 덮개로 가려놨습니다.

장마철 심해지는 악취와 벌레 때문이라는데요.

이렇게 빗물받이 입구를 막아버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올라와요. 하수구에서 냄새가 많이 올라와서 일부러 닫아놓는 거고요."]

이런 덮개를 설치하는 건 엄연히 불법입니다.

공공하수 기능을 막아 하수 흐름을 방해했기 때문인데요.

하수도법에 따라 최고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할 수 있습니다.

빗물만 빠져나가고 악취를 줄여주는 배수 커버가 있지만 실제론 큰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저지대에 배수 커버를 설치하면 작은 부유물이나 쓰레기에 막혀 침수 피해를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도로 잔재물이나 쓰레기가 표면에 올라와 있어서 물을 하수도로 흘려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 상황을 가정해 벌인 실험입니다.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차 있으면 역류 현상이 나타나 침수가 3배 가까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덮개로 빗물받이를 3분의 2 정도 가릴 경우 침수 면적이 최대 3배가량 넓어집니다. 침수 높이도 2배 증가합니다.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 "일반적인 나뭇가지나 흙이 차 있는 경우에는 우수관이 막히지는 않고요. 그런데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함께 섞이게 되면 최소 20초 내에 빗물받이로 다시 역류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 또 덮개로 막은 빗물받이로 1차 배수가 되지 않는다면 관로 개선이나 대규모 빗물저장장치도 소용이 없습니다.

평상시에 빗물받이 청소와 파손 상태 등을 점검하고, 호우특보가 예상되면 빗물받이 막힘 등을 관할 지자체에 즉각 신고해야 치명적인 침수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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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2 13:14:11
    • 수정2022-08-12 13:33:32
    뉴스 12
[앵커]

집중호우가 내릴 때 도로 침수를 막기 위해선 빗물을 모아 하수관으로 보내주는 빗물받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아예 덮어놔서 침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데요.

또다시 호우를 앞두고 주변의 빗물받이 점검해보셔야겠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닷새째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이곳은 지난 8일,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인근 모습인데요.

한 시민의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비를 맞으며 배수구에 쌓인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내는 장면이 포착된 건데요.

'강남역 슈퍼맨'이다, '영웅이다' 라며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한 누리꾼은 "쓰레기를 정리하자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이 금방 내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군산에서도 시간당 100mm의 비가 쏟아지면서 차량이 물에 잠길 정도였는데요.

한 시민이 배수구의 쓰레기를 정리하니 물이 소용돌이치며 빠져나갑니다.

[박지남/전북 군산시 : "무릎 밑까지 물이 차올랐는데 청소를 하고 나니까 30분 안 돼서 발목까지는 물이 계속 빠지긴 하더라고요. 나뭇가지들이나 이물질 같은 거죠. 쓰레기나 풀 같은 거, 흙 같은 것도 있었고."]

빗물받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물이 빠지지 못해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는데요.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요?

여기는 부산 번화가입니다.

도로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빗물받이를 열어봤더니,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도로변 빗물받이 덮개 안쪽이 흙과 낙엽으로 꽉 막혔습니다.

지난해 폭우가 내린 울산의 간선 도로인데 청소를 하지 않으면 또다시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겠죠.

또 이 사진 보시면 빗물받이 구멍 사이로 풀이 빼곡히 자라나 있습니다.

아래쪽부터 길게 자란 잡초로 마치 화분처럼 돼버린 건데요.

주기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빗물이 잘 내려갈 수 없습니다.

여기는 상가 앞 도로의 빗물받이인데 아예 덮개로 가려놨습니다.

장마철 심해지는 악취와 벌레 때문이라는데요.

이렇게 빗물받이 입구를 막아버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올라와요. 하수구에서 냄새가 많이 올라와서 일부러 닫아놓는 거고요."]

이런 덮개를 설치하는 건 엄연히 불법입니다.

공공하수 기능을 막아 하수 흐름을 방해했기 때문인데요.

하수도법에 따라 최고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할 수 있습니다.

빗물만 빠져나가고 악취를 줄여주는 배수 커버가 있지만 실제론 큰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저지대에 배수 커버를 설치하면 작은 부유물이나 쓰레기에 막혀 침수 피해를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도로 잔재물이나 쓰레기가 표면에 올라와 있어서 물을 하수도로 흘려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 상황을 가정해 벌인 실험입니다.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차 있으면 역류 현상이 나타나 침수가 3배 가까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덮개로 빗물받이를 3분의 2 정도 가릴 경우 침수 면적이 최대 3배가량 넓어집니다. 침수 높이도 2배 증가합니다.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 "일반적인 나뭇가지나 흙이 차 있는 경우에는 우수관이 막히지는 않고요. 그런데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함께 섞이게 되면 최소 20초 내에 빗물받이로 다시 역류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 또 덮개로 막은 빗물받이로 1차 배수가 되지 않는다면 관로 개선이나 대규모 빗물저장장치도 소용이 없습니다.

평상시에 빗물받이 청소와 파손 상태 등을 점검하고, 호우특보가 예상되면 빗물받이 막힘 등을 관할 지자체에 즉각 신고해야 치명적인 침수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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