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호수·녹은 빙하에 시체와 유골이…기후 변화로 발견돼

입력 2022.08.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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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의 경계에 있는 세계 최대의 인공 호수인 미드 호수. 극심한 가뭄으로 이곳 수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자 예상 밖의 발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람 사체가 나온 겁니다. 지난 5월부터 벌써 네 번째입니다.

NASA가 공개한 미드 호수 수위 변화 위성사진. 왼쪽부터 차례로 2000년, 2021년, 2022년 모습이다NASA가 공개한 미드 호수 수위 변화 위성사진. 왼쪽부터 차례로 2000년, 2021년, 2022년 모습이다

미드 호수에 가라앉았던 보트의 선미가 호숫물이 메마르며 드러난 모습미드 호수에 가라앉았던 보트의 선미가 호숫물이 메마르며 드러난 모습

■ 통에 담긴 유해부터 사체 일부까지…"범죄 피해자 가능성"

AP통신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지난 7일 미드 호수 국립휴양지 지역의 스윔 비치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미드호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해 발견이 앞으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5월 1일 이곳에서는 유해가 담긴 통이 발견됐는데, 경찰은 1970~1980년대 총상으로 사망한 남성으로 추정했습니다. 같은 달 7일엔 미드 호수 서쪽 캘빌 만에서 유해가 발견됐고, 지난달 25일 남서쪽 볼더 비치 근처에서도 유해 일부가 발견됐습니다.

AP통신은 미드 호수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수십 년 전 발생한 장기 미해결 실종 사건과 조직 범죄에 의한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습니다.

미드 호수는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미국 서부에 유례없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인공호수인 미드 호수 수위는 물을 채우기 시작한 193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미드 호수는 그간 잠겼던 지형이 물밖에 모습을 드러내며 하얀 띠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과학계는 수위 하락 원인을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유실을 막기 위해 천막을 씌워 놓은 알프스 빙하유실을 막기 위해 천막을 씌워 놓은 알프스 빙하

■ 폭염에 녹아내린 빙하…유골과 비행기 잔해 드러나

예상치 못한 발견은 스위스에서도 있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 빙하가 폭염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반세기 넘게 묻혔던 유골과 비행기 잔해 등이 잇달아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 헤센 빙하에서 사람 유골이 발견돼 수습됐습니다. 프랑스인 등반객 2명이 10년 전쯤 발길이 끊긴 옛 등반로 인근에서 발견했는데, 유골의 주인은 1970~1980년대 숨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앞서 일주일 전 체르마트 인근의 슈토키 빙하에서도 거의 온전한 형태의 사람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융프라우 봉우리 인근에 있는 알레치 빙하에서는 이달 초 경비행기 기종인 '파이퍼 체로키' 잔해를 등반 가이드가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 경비행기는 1968년 6월 30일 3명을 태우고 취리히에서 출발해 비행 중 추락했습니다. 사고 당시 탑승자 유해는 찾았지만, 잔해가 수습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프스 빙하에서 예상 밖의 잇따른 발견 역시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이 일대는 지난 겨울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은 데다 올해 최소 두 차례 기록적 폭염이 덮치면서 빙하도 빠르게 녹아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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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른 호수·녹은 빙하에 시체와 유골이…기후 변화로 발견돼
    • 입력 2022-08-14 08:02:46
    취재K

미국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의 경계에 있는 세계 최대의 인공 호수인 미드 호수. 극심한 가뭄으로 이곳 수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자 예상 밖의 발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람 사체가 나온 겁니다. 지난 5월부터 벌써 네 번째입니다.

NASA가 공개한 미드 호수 수위 변화 위성사진. 왼쪽부터 차례로 2000년, 2021년, 2022년 모습이다
미드 호수에 가라앉았던 보트의 선미가 호숫물이 메마르며 드러난 모습
■ 통에 담긴 유해부터 사체 일부까지…"범죄 피해자 가능성"

AP통신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지난 7일 미드 호수 국립휴양지 지역의 스윔 비치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미드호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해 발견이 앞으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5월 1일 이곳에서는 유해가 담긴 통이 발견됐는데, 경찰은 1970~1980년대 총상으로 사망한 남성으로 추정했습니다. 같은 달 7일엔 미드 호수 서쪽 캘빌 만에서 유해가 발견됐고, 지난달 25일 남서쪽 볼더 비치 근처에서도 유해 일부가 발견됐습니다.

AP통신은 미드 호수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수십 년 전 발생한 장기 미해결 실종 사건과 조직 범죄에 의한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습니다.

미드 호수는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미국 서부에 유례없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인공호수인 미드 호수 수위는 물을 채우기 시작한 193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미드 호수는 그간 잠겼던 지형이 물밖에 모습을 드러내며 하얀 띠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과학계는 수위 하락 원인을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유실을 막기 위해 천막을 씌워 놓은 알프스 빙하
■ 폭염에 녹아내린 빙하…유골과 비행기 잔해 드러나

예상치 못한 발견은 스위스에서도 있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 빙하가 폭염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반세기 넘게 묻혔던 유골과 비행기 잔해 등이 잇달아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 헤센 빙하에서 사람 유골이 발견돼 수습됐습니다. 프랑스인 등반객 2명이 10년 전쯤 발길이 끊긴 옛 등반로 인근에서 발견했는데, 유골의 주인은 1970~1980년대 숨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앞서 일주일 전 체르마트 인근의 슈토키 빙하에서도 거의 온전한 형태의 사람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융프라우 봉우리 인근에 있는 알레치 빙하에서는 이달 초 경비행기 기종인 '파이퍼 체로키' 잔해를 등반 가이드가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 경비행기는 1968년 6월 30일 3명을 태우고 취리히에서 출발해 비행 중 추락했습니다. 사고 당시 탑승자 유해는 찾았지만, 잔해가 수습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프스 빙하에서 예상 밖의 잇따른 발견 역시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이 일대는 지난 겨울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은 데다 올해 최소 두 차례 기록적 폭염이 덮치면서 빙하도 빠르게 녹아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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