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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틈타 소리 없이 복귀한 중국산 김치
입력 2022.08.18 (07:00) 취재K
'알몸배추' 이후 주춤했던 중국산 김치
가파른 물가 상승에 1년 만에 수입량 회복
배춧값 122%↑…국산 김치 가격에 영향
원산지 표시 위반 집중 단속 필요성도

■'알몸 배추' 파동 1년, 무엇이 바뀌었나?

지난해 봄 무렵 퍼졌던 '알몸 김치' 영상의 충격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국내 수입량의 거의 다를 차지하는 중국산 김치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김치를 먹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급속히 퍼지자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물로 씻어낸 뒤 국산 백김치로 둔갑해 파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지난해 3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추 절임’ 영상 캡처지난해 3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추 절임’ 영상 캡처

당시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의 사진에서와 같은 환경에서 만든 김치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몇 가지 대책을 내놨습니다. ①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검사 명령제' 시행을 강화하고 ②중국 현지 김치 제조업소에 대한 실사를 늘리겠다는 내용 등이었습니다. 취지와 설명은 그럴듯해 보였지만 들여다보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고, 코로나 19로 한중 두 나라 사이 왕래가 어려워지면서 현지 실사는 물론 중국과의 협의조차 어려워졌습니다. 아직까지도 '코로나 봉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지금 중국의 상황을 보면 우리 정부가 현지 실태를 통해 위생 여부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앞으로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효성 없는 대책 속 김치 수입 원상태로

이러는 사이 중국산 김치의 수입은 원래 상태로 소리 없이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달(7월) 기준으로 김치 수입량은 2만 톤을 조금 넘었습니다. 거의 모두 중국산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양으로 보면 27.6%, 금액으로 보면 31.7% 늘었습니다. 이렇게 들어온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식당과 단체 급식을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식당들도 할 이야기는 있습니다. 지난해 '알몸 김치' 파문 이후 국산 김치로 바꾸거나 아예 김치를 식단에서 뺐던 식당들이 지금의 높은 물가를 더는 견디지 못한다는 항변입니다. 국산 김치를 쓰면 중국산에 비해 가격 부담이 2~3배 정도 늘어나게 됩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서서히 줄어든 것도 수입량이 다시 증가하게 된 배경이 됐습니다.

■금(金)추된 배추…보쌈김치 '추가'에 1만 원 넘게


중국산 김치 수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름철 내내 이어지고 있는 고온다습한 기후와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추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김치는 당분간 귀한 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 최신 자료를 보면 8월 배추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배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 데 이어 김치를 만드는 데 쓰는 양념 채소인 마늘과 대파, 마늘, 건고추 가격 등이 모두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러다 보니 유명 보쌈 업체에서 김치를 '추가'하는 데만 1만 원 넘게 받는 곳이 이미 생겼고, 김치 제조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다시 저울질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CJ 제일제당과 대상의 경우 올해 초 포장김치 가격을 5~7% 정도 올렸습니다,

■대책은 제한된 '원산지 단속'뿐

중국산 김치의 소리 없는 재상륙이 진행되면서 국산으로 속여 내는 일도 다시 생기고 있습니다. 작은 영세 식당이 아닌 프랜차이즈도 예외는 아닙니다. 실제 얼마 전 유명 김밥 브랜드 A사의 일부 가맹점이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하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김치의 경우 육안으로 국산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고 배달음식과 밀키트 등 비대면 방식의 경우 원산지를 확인하는 데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김치 원산지 단속이 적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수입 김치의 99.9%는 중국산입니다. 중국산 김치를 무조건 백안시할 필요는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산과 구분할 수 있는 권리 확보도 중요합니다. 김치 수입액이 다시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으로써는 제한된 '원산지 단속'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식당이나 배달음식을 통해 마음 놓고 국산 김치를 선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은 더 찾기 어려운 것일까요?

(인포그래픽: 권세라 / 사진구성: 신혜지)
  • 고물가 틈타 소리 없이 복귀한 중국산 김치
    • 입력 2022-08-18 07:00:14
    취재K
'알몸배추' 이후 주춤했던 중국산 김치<br />가파른 물가 상승에 1년 만에 수입량 회복<br />배춧값 122%↑…국산 김치 가격에 영향<br />원산지 표시 위반 집중 단속 필요성도

■'알몸 배추' 파동 1년, 무엇이 바뀌었나?

지난해 봄 무렵 퍼졌던 '알몸 김치' 영상의 충격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국내 수입량의 거의 다를 차지하는 중국산 김치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김치를 먹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급속히 퍼지자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물로 씻어낸 뒤 국산 백김치로 둔갑해 파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지난해 3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추 절임’ 영상 캡처지난해 3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추 절임’ 영상 캡처

당시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의 사진에서와 같은 환경에서 만든 김치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몇 가지 대책을 내놨습니다. ①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검사 명령제' 시행을 강화하고 ②중국 현지 김치 제조업소에 대한 실사를 늘리겠다는 내용 등이었습니다. 취지와 설명은 그럴듯해 보였지만 들여다보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고, 코로나 19로 한중 두 나라 사이 왕래가 어려워지면서 현지 실사는 물론 중국과의 협의조차 어려워졌습니다. 아직까지도 '코로나 봉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지금 중국의 상황을 보면 우리 정부가 현지 실태를 통해 위생 여부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앞으로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효성 없는 대책 속 김치 수입 원상태로

이러는 사이 중국산 김치의 수입은 원래 상태로 소리 없이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달(7월) 기준으로 김치 수입량은 2만 톤을 조금 넘었습니다. 거의 모두 중국산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양으로 보면 27.6%, 금액으로 보면 31.7% 늘었습니다. 이렇게 들어온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식당과 단체 급식을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식당들도 할 이야기는 있습니다. 지난해 '알몸 김치' 파문 이후 국산 김치로 바꾸거나 아예 김치를 식단에서 뺐던 식당들이 지금의 높은 물가를 더는 견디지 못한다는 항변입니다. 국산 김치를 쓰면 중국산에 비해 가격 부담이 2~3배 정도 늘어나게 됩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서서히 줄어든 것도 수입량이 다시 증가하게 된 배경이 됐습니다.

■금(金)추된 배추…보쌈김치 '추가'에 1만 원 넘게


중국산 김치 수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름철 내내 이어지고 있는 고온다습한 기후와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추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김치는 당분간 귀한 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 최신 자료를 보면 8월 배추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배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 데 이어 김치를 만드는 데 쓰는 양념 채소인 마늘과 대파, 마늘, 건고추 가격 등이 모두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러다 보니 유명 보쌈 업체에서 김치를 '추가'하는 데만 1만 원 넘게 받는 곳이 이미 생겼고, 김치 제조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다시 저울질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CJ 제일제당과 대상의 경우 올해 초 포장김치 가격을 5~7% 정도 올렸습니다,

■대책은 제한된 '원산지 단속'뿐

중국산 김치의 소리 없는 재상륙이 진행되면서 국산으로 속여 내는 일도 다시 생기고 있습니다. 작은 영세 식당이 아닌 프랜차이즈도 예외는 아닙니다. 실제 얼마 전 유명 김밥 브랜드 A사의 일부 가맹점이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하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김치의 경우 육안으로 국산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고 배달음식과 밀키트 등 비대면 방식의 경우 원산지를 확인하는 데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김치 원산지 단속이 적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수입 김치의 99.9%는 중국산입니다. 중국산 김치를 무조건 백안시할 필요는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산과 구분할 수 있는 권리 확보도 중요합니다. 김치 수입액이 다시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으로써는 제한된 '원산지 단속'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식당이나 배달음식을 통해 마음 놓고 국산 김치를 선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은 더 찾기 어려운 것일까요?

(인포그래픽: 권세라 / 사진구성: 신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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