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왔다 불법 취업한 태국인 2명 적발…‘입국 불허’ 10명 중 6명꼴

입력 2022.08.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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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제주에 단체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불법으로 취업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려던 태국인 2명이 잇따라 검거됐습니다.

■ 단체 관광객들에 섞여 제주로…불법 취업·시도 하려다가 적발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13일, 제주항 연안터미널에서 불법으로 제주도를 빠져나가려한 태국 국적 여성 1명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앞서 지난 6일 단체 관광 명목으로 제주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일행의 단체 일정에서 벗어나 전남 지역의 농장에서 일할 목적으로 지난 13일 배를 타고 제주도를 빠져나가려다 붙잡혔고 다음 날인 14일 바로 출국 조치됐습니다.

KBS 뉴스 7 제주(2022.06.29.)KBS 뉴스 7 제주(2022.06.29.)

출입국 당국은 지난 16일에도 제주도내 한 식당에 불법 취업해 일하고 있던 태국 국적 여성 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 역시 앞서 지난 9일 단체 관광객들과 함께 입국한 뒤 이탈해 불법으로 취업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출입국 당국은 해당 여성과 고용주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태국인 여성을 출국 조치하고, 고용주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범칙금을 내도록 하는 등 '통고 처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앞서 지난 6월 3일과 4일에도 제주에서 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나가려던 태국인 4명을 검거해 출국 조치한 바 있습니다. 이들 역시 제주로 무사증 단체 관광 명목으로 입국했다가 승선권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여객선사의 신고로 적발됐습니다.

또 지난달에도 제주도 내 한 유통업체에 불법 취업한 태국인 8명이 검거돼 강제 퇴거되기도 했습니다. 이들 중 2명은 지난 6월 3일 제주 무사증 재개 직후 첫 제주-방콕 비행편을 통해 입국했던 태국인이었습니다.

KBS 뉴스 7 제주(2022.06.29.)KBS 뉴스 7 제주(2022.06.29.)

■ 제주 찾는 태국인 10명 중 6명꼴로 '입국 불허'

이처럼 무사증 재개 이후 단체 관광객 사이에 섞여 제주로 들어왔다가 일행에서 이탈해 불법 취업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시도하려다 적발되는 사례도 잇따르면서 입국 심사도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통계를 보면 지난 15일까지 제주로 온 태국인 관광객 1,390명 가운데 입국이 불허된 사람은 822명(59.1%)으로, 태국인 10명 중 6명꼴로 제주 땅을 밟기도 전에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 중인 전자여행허가제(K-ETA)에서 제주만 제외돼 있다 보니 '불법체류 목적의 입국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고 보고 이를 확대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전자여행허가제는 무사증입국 대상국 모든 나라의 국민이 대한민국에 입국하고자 할 때, 사전에 K-ETA 홈페이지에 개인 정보와 여행 관련 정보 등을 사전에 입력해,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당초 사증(비자)과는 전혀 다른, 일종의 사전 스크린 장치"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KBS 뉴스 7 제주(2022.06.29.)KBS 뉴스 7 제주(2022.06.29.)

그러나 제주도 내 관광업계는 코로나19 이후로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외국인 관광이 다시 크게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한국을 찾는 태국인을 대상으로 15년째 관광업을 하고 있는 여행사 대표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여행허가제의 도입 취지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입국 심사가 어려워지다 보니 벌써부터 관광객 모집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늘(19일)도 180석 비행기에 태국인 손님 60여 명을 겨우 태워왔다. 이미 태국 현지 여행사에서 '더는 제주 관광 손님을 모으지 못하겠다'며 두손 두발을 들고 나온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달 들어 제주로 입국하려했던 태국인 관광객 가운데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신청했다가 불허된 사람은 72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법무부는 "제주만 K-ETA가 제외되어 있다 보니, K-ETA 허가를 받아야만 입국이 가능한 인천과 부산 등 다른 지역을 통해 들어올 수 없는 외국인들이 제주로 우회해서 오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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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9 16:56:09
    취재K

이달 초 제주에 단체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불법으로 취업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려던 태국인 2명이 잇따라 검거됐습니다.

■ 단체 관광객들에 섞여 제주로…불법 취업·시도 하려다가 적발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13일, 제주항 연안터미널에서 불법으로 제주도를 빠져나가려한 태국 국적 여성 1명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앞서 지난 6일 단체 관광 명목으로 제주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일행의 단체 일정에서 벗어나 전남 지역의 농장에서 일할 목적으로 지난 13일 배를 타고 제주도를 빠져나가려다 붙잡혔고 다음 날인 14일 바로 출국 조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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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당국은 지난 16일에도 제주도내 한 식당에 불법 취업해 일하고 있던 태국 국적 여성 1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 역시 앞서 지난 9일 단체 관광객들과 함께 입국한 뒤 이탈해 불법으로 취업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출입국 당국은 해당 여성과 고용주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태국인 여성을 출국 조치하고, 고용주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범칙금을 내도록 하는 등 '통고 처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앞서 지난 6월 3일과 4일에도 제주에서 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나가려던 태국인 4명을 검거해 출국 조치한 바 있습니다. 이들 역시 제주로 무사증 단체 관광 명목으로 입국했다가 승선권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여객선사의 신고로 적발됐습니다.

또 지난달에도 제주도 내 한 유통업체에 불법 취업한 태국인 8명이 검거돼 강제 퇴거되기도 했습니다. 이들 중 2명은 지난 6월 3일 제주 무사증 재개 직후 첫 제주-방콕 비행편을 통해 입국했던 태국인이었습니다.

KBS 뉴스 7 제주(2022.06.29.)
■ 제주 찾는 태국인 10명 중 6명꼴로 '입국 불허'

이처럼 무사증 재개 이후 단체 관광객 사이에 섞여 제주로 들어왔다가 일행에서 이탈해 불법 취업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시도하려다 적발되는 사례도 잇따르면서 입국 심사도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통계를 보면 지난 15일까지 제주로 온 태국인 관광객 1,390명 가운데 입국이 불허된 사람은 822명(59.1%)으로, 태국인 10명 중 6명꼴로 제주 땅을 밟기도 전에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 중인 전자여행허가제(K-ETA)에서 제주만 제외돼 있다 보니 '불법체류 목적의 입국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고 보고 이를 확대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전자여행허가제는 무사증입국 대상국 모든 나라의 국민이 대한민국에 입국하고자 할 때, 사전에 K-ETA 홈페이지에 개인 정보와 여행 관련 정보 등을 사전에 입력해,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당초 사증(비자)과는 전혀 다른, 일종의 사전 스크린 장치"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KBS 뉴스 7 제주(2022.06.29.)
그러나 제주도 내 관광업계는 코로나19 이후로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외국인 관광이 다시 크게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한국을 찾는 태국인을 대상으로 15년째 관광업을 하고 있는 여행사 대표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여행허가제의 도입 취지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입국 심사가 어려워지다 보니 벌써부터 관광객 모집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늘(19일)도 180석 비행기에 태국인 손님 60여 명을 겨우 태워왔다. 이미 태국 현지 여행사에서 '더는 제주 관광 손님을 모으지 못하겠다'며 두손 두발을 들고 나온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달 들어 제주로 입국하려했던 태국인 관광객 가운데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신청했다가 불허된 사람은 72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법무부는 "제주만 K-ETA가 제외되어 있다 보니, K-ETA 허가를 받아야만 입국이 가능한 인천과 부산 등 다른 지역을 통해 들어올 수 없는 외국인들이 제주로 우회해서 오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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