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식판 셔틀’ 논란…송파구청 “강요한 적 없다”

입력 2022.08.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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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청 지하 1층 구내식당 옆 공간에 칸막이가 새로 쳐졌습니다. 지난 7월 신임 구청장이 취임한 뒤 마련된 칸막이입니다. 이 공간에서 구청장이 외부 인사와 함께 식사할 때 직원들이 '식판 셔틀'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 송파구 지부 측은 KBS에 "지난 7월 서강석 구청장 취임 이후, 총무과 후생팀 직원들이 구청장 밥을 나르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전용 식사 자리도 생겼고, 구청장을 위해 별도로 과일을 깎아주는 일도 생겼다"는 겁니다.


당시 사진을 보면 파티션으로 분리된 공간에 음식이 미리 준비돼 있습니다. 사람은 없는데 식판과 함께 예쁘게 깎인 과일도 별도로 놓여 있습니다. 구청장과 외부 손님을 위해 직원들이 미리 준비한 겁니다.

이 같은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자 송파구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시대착오적이고 부당한 행위", "직원들은 배식을 받고도 자리 찾느라 한참을 걸리는데 구청장은 줄도 한 번 안 선다"는 등의 불만이 나왔습니다.

■ "구청 찾은 인사들은 식판 받아 식사할 수 없다"?

이 같은 행동이 '시대착오적 과잉 의전'이라는 기사가 나오자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입장을 내고 "구내식당 구청장 전용칸이라는 장소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직원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겁니다. 다만 송파구청 관계자는 해당 공간에 파티션이 추가로 설치된 건 신임 구청장 취임 이후가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청장이 직접 낸 입장문 속 "구청을 찾은 인사들이 직원과 같이 줄을 서서 식판을 받아와 식사할 수는 없기에 담당 직원이 미리 식사를 준비해 놓았던 것"이라는 해명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구내식당을 찾은 직원과 민원인이라면 모두 줄을 서서 식판을 받아와 식사를 합니다. 당시 밥을 먹은 외부 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구라고 해도 '직원들과 같이 줄 서서 식사할 수는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구청장 지시가 아니라 직원이 '알아서' 의전을 했다는 식의 해명이 아쉽습니다.

당시 음식을 준비했던 부서 관계자는 "비서실에서 '손님 몇 명이 내려간다' 고 연락이 온다.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우리가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송파구청 측은 '구청장은 직원들이 본인 때문에 불편해하는 걸 싫어하시는 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손님 내려간다'는 비서실 연락, 직원들 입장에서 과연 안 불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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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장 식판 셔틀’ 논란…송파구청 “강요한 적 없다”
    • 입력 2022-08-19 16:57:51
    취재K

서울 송파구청 지하 1층 구내식당 옆 공간에 칸막이가 새로 쳐졌습니다. 지난 7월 신임 구청장이 취임한 뒤 마련된 칸막이입니다. 이 공간에서 구청장이 외부 인사와 함께 식사할 때 직원들이 '식판 셔틀'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 송파구 지부 측은 KBS에 "지난 7월 서강석 구청장 취임 이후, 총무과 후생팀 직원들이 구청장 밥을 나르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전용 식사 자리도 생겼고, 구청장을 위해 별도로 과일을 깎아주는 일도 생겼다"는 겁니다.


당시 사진을 보면 파티션으로 분리된 공간에 음식이 미리 준비돼 있습니다. 사람은 없는데 식판과 함께 예쁘게 깎인 과일도 별도로 놓여 있습니다. 구청장과 외부 손님을 위해 직원들이 미리 준비한 겁니다.

이 같은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자 송파구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시대착오적이고 부당한 행위", "직원들은 배식을 받고도 자리 찾느라 한참을 걸리는데 구청장은 줄도 한 번 안 선다"는 등의 불만이 나왔습니다.

■ "구청 찾은 인사들은 식판 받아 식사할 수 없다"?

이 같은 행동이 '시대착오적 과잉 의전'이라는 기사가 나오자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입장을 내고 "구내식당 구청장 전용칸이라는 장소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직원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겁니다. 다만 송파구청 관계자는 해당 공간에 파티션이 추가로 설치된 건 신임 구청장 취임 이후가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청장이 직접 낸 입장문 속 "구청을 찾은 인사들이 직원과 같이 줄을 서서 식판을 받아와 식사할 수는 없기에 담당 직원이 미리 식사를 준비해 놓았던 것"이라는 해명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구내식당을 찾은 직원과 민원인이라면 모두 줄을 서서 식판을 받아와 식사를 합니다. 당시 밥을 먹은 외부 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구라고 해도 '직원들과 같이 줄 서서 식사할 수는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구청장 지시가 아니라 직원이 '알아서' 의전을 했다는 식의 해명이 아쉽습니다.

당시 음식을 준비했던 부서 관계자는 "비서실에서 '손님 몇 명이 내려간다' 고 연락이 온다.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우리가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송파구청 측은 '구청장은 직원들이 본인 때문에 불편해하는 걸 싫어하시는 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손님 내려간다'는 비서실 연락, 직원들 입장에서 과연 안 불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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