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쓰레기 없는 친환경 축제로”

입력 2022.08.22 (19:45) 수정 2022.08.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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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2년간 중단됐던 전주 가맥축제가 올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 재유행의 영향으로 입장 인원을 기존 만 명에서 4천 명으로 대폭 줄였지만, 이틀간 전국에서 4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는데요.

뜨거웠던 가맥축제의 열기 뒤. 현장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오상남/전주시 만성동 : "너무 좋은데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저희도 여기 앉을 때 쓰레기를 저희가 치우고 앉았거든요."]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전주가맥축제.

우리 지역 맥주회사에서 당일 만든 맥주를 판매하고 전주의 이색 술 문화인 가맥집 스무 곳이 함께한 여름축제입니다.

그런데 이 축제에서는 술을 마시는 컵부터 안주를 담는 그릇과 숟가락, 젓가락까지. 거의 모두 일회용품이 쓰였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한 건 일회용 플라스틱컵. 축제를 함께한 사람들이 한 개씩만 사용했다고 가정해도 이틀 만에 4만 개의 컵이 쓰고 버려진 겁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 가맥축제에선 입장객들에게 천 원의 환경부담금을 받았습니다.

단 개인 컵이나 텀블러를 챙겨오면 환경부담금을 면제해 줬는데요.

사실상 텀블러를 챙겨온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이가온/'2022 전주가맥축제' 가맥지기 : "생각보다 많이 계시진 않는 것 같아요. 한 열 분 중에 한 분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시민 모임을 만들고 다회용 컵을 빌려주는 곳도 마련했지만 인기가 없습니다.

[정소리/'쓰레기없는 축제를 위한 전북시민행동' : "200개에서 300개 정도 (다회용컵을) 준비를 했는데 20개, 30개 정도 10% 정도 나간 것 같아요. 그래가지고 굉장히 아쉽고…."]

게다가 사용한 일회용품 대부분은 음식물이 잔뜩 묻은 채 버려집니다.

사실상 이대로라면 재활용이 불가능합니다.

2백30명의 가맥지기 자원봉사자들이 분리수거와 세척을 도왔지만 역부족입니다.

[이충응/'전주가맥축제추진위원회' 총감독 : "한계가 있습니다. 관람객분들께서 테이블에 그냥 놓고 가시는 식기나 이런 것들이 음식물에 많이 오염되기도 하고요. 그냥 놓고가시다 보니까 바람에 날려서 바닥에 진흙이나 이런 것들이 또 오염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완전히 세척되지 않으면 분리수거가 안 되거든요. 그런 부분들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주 가맥축제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한 폐기물 업체에 따르면, 축제 이틀간 배출된 쓰레기는 음식물을 제외하면 약 2톤가량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약 25%인 500킬로그램 정도의 플라스틱 용기가 재활용업체로 보내졌는데요.

환경 전문가들은, 가맥축제에서 사용한 컵에 색깔이 들어간 글씨가 써있어 재활용업체에 가더라도 재활용할 수 없고 대부분 소각된다고 말합니다.

결국 근본적인 대책은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뿐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많은 지역의 축제들이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열린 수원의 연극축제에선 푸드존을 플라스틱 컵과 그릇 등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를 쓰는 친환경 구역으로 만들었고, 지난해 강릉 커피축제는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강수를 둬 쓰레기를 예년의 10분의 1로 줄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전주비빔밥 축제에서도 일회용 그릇 대신 뻥튀기에 밥을 나눠줘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일부일 뿐.

축제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 같고요. 품목에서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게 하는 것과 또 하나는 일회용품사용 대신 다회용기로 사용할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봅니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입니다.

올가을 치러질 전북지역 축제는 약 30여 개. 지역의 자랑거리를 알리고 함께 즐기는 지역축제가 쓰레기로 얼룩지지 않도록, 이제는 축제도 변해야 합니다.

글·구성:이보연/촬영·편집:강영찬/종합편집:공재성/내레이션: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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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K] “쓰레기 없는 친환경 축제로”
    • 입력 2022-08-22 19:45:12
    • 수정2022-08-22 20:02:40
    뉴스7(전주)
코로나19의 여파로 2년간 중단됐던 전주 가맥축제가 올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 재유행의 영향으로 입장 인원을 기존 만 명에서 4천 명으로 대폭 줄였지만, 이틀간 전국에서 4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는데요.

뜨거웠던 가맥축제의 열기 뒤. 현장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오상남/전주시 만성동 : "너무 좋은데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저희도 여기 앉을 때 쓰레기를 저희가 치우고 앉았거든요."]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전주가맥축제.

우리 지역 맥주회사에서 당일 만든 맥주를 판매하고 전주의 이색 술 문화인 가맥집 스무 곳이 함께한 여름축제입니다.

그런데 이 축제에서는 술을 마시는 컵부터 안주를 담는 그릇과 숟가락, 젓가락까지. 거의 모두 일회용품이 쓰였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한 건 일회용 플라스틱컵. 축제를 함께한 사람들이 한 개씩만 사용했다고 가정해도 이틀 만에 4만 개의 컵이 쓰고 버려진 겁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 가맥축제에선 입장객들에게 천 원의 환경부담금을 받았습니다.

단 개인 컵이나 텀블러를 챙겨오면 환경부담금을 면제해 줬는데요.

사실상 텀블러를 챙겨온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이가온/'2022 전주가맥축제' 가맥지기 : "생각보다 많이 계시진 않는 것 같아요. 한 열 분 중에 한 분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시민 모임을 만들고 다회용 컵을 빌려주는 곳도 마련했지만 인기가 없습니다.

[정소리/'쓰레기없는 축제를 위한 전북시민행동' : "200개에서 300개 정도 (다회용컵을) 준비를 했는데 20개, 30개 정도 10% 정도 나간 것 같아요. 그래가지고 굉장히 아쉽고…."]

게다가 사용한 일회용품 대부분은 음식물이 잔뜩 묻은 채 버려집니다.

사실상 이대로라면 재활용이 불가능합니다.

2백30명의 가맥지기 자원봉사자들이 분리수거와 세척을 도왔지만 역부족입니다.

[이충응/'전주가맥축제추진위원회' 총감독 : "한계가 있습니다. 관람객분들께서 테이블에 그냥 놓고 가시는 식기나 이런 것들이 음식물에 많이 오염되기도 하고요. 그냥 놓고가시다 보니까 바람에 날려서 바닥에 진흙이나 이런 것들이 또 오염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완전히 세척되지 않으면 분리수거가 안 되거든요. 그런 부분들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주 가맥축제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한 폐기물 업체에 따르면, 축제 이틀간 배출된 쓰레기는 음식물을 제외하면 약 2톤가량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약 25%인 500킬로그램 정도의 플라스틱 용기가 재활용업체로 보내졌는데요.

환경 전문가들은, 가맥축제에서 사용한 컵에 색깔이 들어간 글씨가 써있어 재활용업체에 가더라도 재활용할 수 없고 대부분 소각된다고 말합니다.

결국 근본적인 대책은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뿐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많은 지역의 축제들이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열린 수원의 연극축제에선 푸드존을 플라스틱 컵과 그릇 등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를 쓰는 친환경 구역으로 만들었고, 지난해 강릉 커피축제는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강수를 둬 쓰레기를 예년의 10분의 1로 줄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전주비빔밥 축제에서도 일회용 그릇 대신 뻥튀기에 밥을 나눠줘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일부일 뿐.

축제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 같고요. 품목에서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게 하는 것과 또 하나는 일회용품사용 대신 다회용기로 사용할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봅니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입니다.

올가을 치러질 전북지역 축제는 약 30여 개. 지역의 자랑거리를 알리고 함께 즐기는 지역축제가 쓰레기로 얼룩지지 않도록, 이제는 축제도 변해야 합니다.

글·구성:이보연/촬영·편집:강영찬/종합편집:공재성/내레이션: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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