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로 조작, 입양 도중 사망”…‘입양 잔혹사’ 드러날까?

입력 2022.08.23 (12:29) 수정 2022.08.23 (12: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오래전 덴마크로 입양됐던 한국계 수십 명이, 입양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고국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부모가 살아있는데도 고아로 조작되기도 했고, 입양 보내지는 도중 숨진 사례까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김성수 기자가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968년 대한뉴스 : "버림받은 생명들의 양부모를 찾아줌으로써, 하나의 인간이라도 되도록..."]

배고프던 시절, 해외 입양은 정부의 '실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20만 명 이상이 세계 각지로 입양됐습니다.

덴마크인 피터 뭴러 씨도 그중 한 명.

생후 6개월이던 1974년, '서울 태생 고아'라고 적힌 서류와 함께 입양 보내졌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고아라고 적힌) 서류는 그 당시 한국 정부들의 직인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록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입양 기관 등을 통해 최근 확인해 봤더니, 고향은 충남 논산이었고 입양 당시 친모도 살아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살아오는 내내 진짜 이야기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계속 (알아볼수록) 달라졌습니다."]

뭴러 씨는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인해 봤더니 서류 조작은 흔한 일이었고, 입양 과정에서의 사망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고 합니다.

기관과 양부모 사이에선, 마치 거래를 하듯, "사망 시 다른 아이를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오간 일도 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입양 부모는 (한국 기관으로부터) 아이가 비행 도중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숨진 아이는 파리에서 내려졌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계 덴마크인 53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한분영/덴마크 입양인 : "제 (입양) 파일에는 아예 그냥 없어요. 다른 친구 보니까 있는데 알려주지 않거나 왜곡된 경우도 많아요."]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자신의 '진짜 뿌리'를 찾는 일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신남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아로 조작, 입양 도중 사망”…‘입양 잔혹사’ 드러날까?
    • 입력 2022-08-23 12:29:46
    • 수정2022-08-23 12:33:31
    뉴스 12
[앵커]

오래전 덴마크로 입양됐던 한국계 수십 명이, 입양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고국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부모가 살아있는데도 고아로 조작되기도 했고, 입양 보내지는 도중 숨진 사례까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김성수 기자가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968년 대한뉴스 : "버림받은 생명들의 양부모를 찾아줌으로써, 하나의 인간이라도 되도록..."]

배고프던 시절, 해외 입양은 정부의 '실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20만 명 이상이 세계 각지로 입양됐습니다.

덴마크인 피터 뭴러 씨도 그중 한 명.

생후 6개월이던 1974년, '서울 태생 고아'라고 적힌 서류와 함께 입양 보내졌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고아라고 적힌) 서류는 그 당시 한국 정부들의 직인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록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입양 기관 등을 통해 최근 확인해 봤더니, 고향은 충남 논산이었고 입양 당시 친모도 살아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살아오는 내내 진짜 이야기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계속 (알아볼수록) 달라졌습니다."]

뭴러 씨는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인해 봤더니 서류 조작은 흔한 일이었고, 입양 과정에서의 사망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고 합니다.

기관과 양부모 사이에선, 마치 거래를 하듯, "사망 시 다른 아이를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오간 일도 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입양 부모는 (한국 기관으로부터) 아이가 비행 도중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숨진 아이는 파리에서 내려졌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계 덴마크인 53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한분영/덴마크 입양인 : "제 (입양) 파일에는 아예 그냥 없어요. 다른 친구 보니까 있는데 알려주지 않거나 왜곡된 경우도 많아요."]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자신의 '진짜 뿌리'를 찾는 일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신남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