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산양’ 2040년 우리나라서 서식지 사라진다

입력 2022.08.23 (12:54) 수정 2022.08.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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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급속한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재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기온이 30년 새 1도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이 육지, 바다를 가리지 않고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산양은 당장 18년 뒤면 우리나라에서 멸종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먼저,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산 기슭에 커다란 몸집의 짐승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낭떠러지 주변을 서성이다 한참 멈춰 서있거나 카메라를 응시하기도 합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산양'입니다.

[김규철/대구대 산양 서식지 연구팀 : "바위 앞에 절벽, 그리고 뒤쪽으로 어느 정도 도망갈 길이 있는 능선이랑 연결된 바위 지대에 살고 있어요."]

우리나라 산양 최대 서식지인 울진·삼척.

올봄 대형산불로 먹이가 사라지면서 터를 잃었습니다.

이곳 울진, 삼척 일대에는 190여 마리의 산양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울진·삼척 지역이 국내 최남단에 있는 산양들의 집단 서식지인 겁니다.

산양은 현재 태백산맥을 따라 울진 지역까지 분포해 있습니다.

하지만 2040년, 이곳은 물론 우리나라 전역에서 산양이 자취를 감출 수 있습니다.

산양은 연평균 기온 12도 이하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국내 최남단 서식지 울진의 연평균 기온이 지난 30년간 꾸준히 올랐기 때문입니다.

KBS가 대구대 연구팀과 함께 직접 산양의 개체 수 변화를 분석해 봤습니다.

IPCC 시나리오에 따라 2040년 지구 온도가 1도 오르고, 매년 500ppm의 탄소를 배출하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기온이 오를수록 매년 서식지가 파괴돼 2040년에는 산양이 서식할 수 있는 곳이 강원 북부의 극히 일부 지역으로 줄어듭니다.

[조영석/대구대 생물교육과 교수 : "아주 천천히 새로운 서식지에 적응해나갈 시간이 필요한데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는 거죠. 과연 이렇게 빠른 서식지 이동을 동물들이 쫓아갈 수 있느냐라고 답을 한다고 하면 되게 어려울 거다…."]

다른 동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경기 북부에만 살고 있는 사향노루는 2040년이면 더는 살 곳이 없습니다.

점점 뜨거워지는 한반도, 국내 멸종위기종 지정은 지난 30년간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올해도 '뿔제비갈매기' 등 15종이 새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됩니다.

KBS 뉴스,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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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기념물 산양’ 2040년 우리나라서 서식지 사라진다
    • 입력 2022-08-23 12:54:38
    • 수정2022-08-23 12:58:27
    뉴스 12
[앵커]

급속한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재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기온이 30년 새 1도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이 육지, 바다를 가리지 않고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산양은 당장 18년 뒤면 우리나라에서 멸종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먼저,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산 기슭에 커다란 몸집의 짐승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낭떠러지 주변을 서성이다 한참 멈춰 서있거나 카메라를 응시하기도 합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산양'입니다.

[김규철/대구대 산양 서식지 연구팀 : "바위 앞에 절벽, 그리고 뒤쪽으로 어느 정도 도망갈 길이 있는 능선이랑 연결된 바위 지대에 살고 있어요."]

우리나라 산양 최대 서식지인 울진·삼척.

올봄 대형산불로 먹이가 사라지면서 터를 잃었습니다.

이곳 울진, 삼척 일대에는 190여 마리의 산양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울진·삼척 지역이 국내 최남단에 있는 산양들의 집단 서식지인 겁니다.

산양은 현재 태백산맥을 따라 울진 지역까지 분포해 있습니다.

하지만 2040년, 이곳은 물론 우리나라 전역에서 산양이 자취를 감출 수 있습니다.

산양은 연평균 기온 12도 이하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국내 최남단 서식지 울진의 연평균 기온이 지난 30년간 꾸준히 올랐기 때문입니다.

KBS가 대구대 연구팀과 함께 직접 산양의 개체 수 변화를 분석해 봤습니다.

IPCC 시나리오에 따라 2040년 지구 온도가 1도 오르고, 매년 500ppm의 탄소를 배출하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기온이 오를수록 매년 서식지가 파괴돼 2040년에는 산양이 서식할 수 있는 곳이 강원 북부의 극히 일부 지역으로 줄어듭니다.

[조영석/대구대 생물교육과 교수 : "아주 천천히 새로운 서식지에 적응해나갈 시간이 필요한데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는 거죠. 과연 이렇게 빠른 서식지 이동을 동물들이 쫓아갈 수 있느냐라고 답을 한다고 하면 되게 어려울 거다…."]

다른 동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경기 북부에만 살고 있는 사향노루는 2040년이면 더는 살 곳이 없습니다.

점점 뜨거워지는 한반도, 국내 멸종위기종 지정은 지난 30년간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올해도 '뿔제비갈매기' 등 15종이 새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됩니다.

KBS 뉴스,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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