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中 폭염에 아스팔트·빙하도 녹아…언제쯤 끝날까?

입력 2022.08.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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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 서남 지방의 충칭시는 중국의 4대 직할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구가 약 3,200만 명으로 단일 도시로서는 중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충칭이 최근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신음하고 잇습니다.

낮 기온이 연일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비도 내리지 않아 도심을 가로지르는 양쯔강은 완전히 말랐습니다. 평소 배가 다니던 강은 바닥을 드러내 시민들이 들어가 걸어 다 닐수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충칭시의 낮 최고 기온 예측최근 충칭시의 낮 최고 기온 예측

충칭시 한국인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너무 더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거의 모든 회사들이 일을 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명 관광지 또한 거의 문을 닫았다며 불볕 더위로 인한 변화된 삶을 말했습니다.

고온에 녹아버린 아스팔트 (출처: 칸칸뉴스)고온에 녹아버린 아스팔트 (출처: 칸칸뉴스)

■아스팔트도 빙하도 녹아내려…전선 자연 발화에 산불까지

중국의 4대 화로라 불리는 충칭의 고온 현상은 도심 아스팔트 도로도 밀가루 반죽처럼 녹여버렸습니다. 아스팔트 도로 위를 걷는 사람들의 신발이 눌어붙어 벗겨지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화제가 될 정도입니다.

어제(23일)는 충칭과 맞닿은 쓰촨성 고지대에서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며 네티즌이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진 속 울타리 안에 예전에는 빙하가 있었지만, 올해는 고온 영향으로 빙하가 녹아내렸다는 중국 네티즌 영상 캡처 (출처:시과핀다오)사진 속 울타리 안에 예전에는 빙하가 있었지만, 올해는 고온 영향으로 빙하가 녹아내렸다는 중국 네티즌 영상 캡처 (출처:시과핀다오)

쓰촨성 다저우에서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던 전선이 자연 발화하는 일까지 빚어졌습니다. 모두 고온 폭염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또 충칭시와 쓰촨성 두 곳에서는 지난 14일부터 1주일 남짓 사이에 산불이 적어도 19건 발생했습니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고온 현상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기 공급 제한으로 실내등이 꺼진 충칭시 지하철 내부 (출처: 웨이보)전기 공급 제한으로 실내등이 꺼진 충칭시 지하철 내부 (출처: 웨이보)

■ 폭염에 가뭄으로 전력 공급 차질 가중

타는 듯한 고온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전력 공급 차질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쓰촨성의 경우 수력 발전이 중국에서 가장 많은 곳인데 비가 내리지 않아 충분한 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매체는 쓰촨성의 저수량이 지난해 40억 톤에서 올해는 12억 톤으로 크게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발전량이 평소 절반 수준에 불과해 전기 생산이 충분하지 못하게 되자 쓰촨성은 자동차와 배터리, 태양광 장비 등 지역 내 업체들에 25일까지 전력 공급을 제한했습니다.

전력 부족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충칭시의 지하철이 전력 공급 제한으로 실내등이 꺼졌다는 사진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퍼지고 있습니다. 충칭시는 지난 22일부터는 시내 500여 개 쇼핑몰의 영업 시간을 오후 4시~밤 9시까지로 조정했습니다. 전력 사용이 많은 낮 시간대를 최대한 피하라는 것인데 언제 해제될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에어컨 가동을 못 하게 되자 대형 얼음을 비치한 한 사무실.   (쓰촨성 한인회 제공)에어컨 가동을 못 하게 되자 대형 얼음을 비치한 한 사무실. (쓰촨성 한인회 제공)

■ "에어컨 없던 과거로 돌아간 듯"

쓰촨성은 물과 에너지를 아껴 쓰라는 공문까지 각 가정과 업체에 시행했습니다. 27℃까지는 에어컨 사용을 금지하고 6층 이하 건물은 엘리베이터 사용을 제한하라는 내용입니다.

쓰촨성 한인회 한 관계자는 "전력 공급이 제한되면서 일부 아파트는 정전됐고 에어컨을 사용 할 수 없다 보니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사무실에는 대형 얼음을 비치해 에어컨 대용으로 열기를 식히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에어컨이 없던 20~30년 전으로 돌아간 셈인데, 한인회 관계자는 "전력 사용 제한이 25일까지로, 이후엔 어떻게 될지 그날이 돼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양쯔강 상류인 충칭시와 쓰촨성의 전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지난 3월 말부터 2달이 넘게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됐던 상하이시 역시 지난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도심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경관 조명을 모두 끄는 등 심각한 전력난을 드러냈습니다.

양쯔강 수위에 낮아지며 충칭시 바난구에서 600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 3개가 발견됐다 (출처: 바이두)양쯔강 수위에 낮아지며 충칭시 바난구에서 600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 3개가 발견됐다 (출처: 바이두)

■11일 연속 고온 '적색경보'에 가뭄도 '주황색경보'…언제쯤 끝날까?

티베트 고원에서 시작해 동중국해 연안인 상하이까지 6,300km로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인 양쯔강 주변 지역은 벌써 11일째 연속 고온 적색경보가 내려졌습니다. 가뭄 경보도 주황색으로 한 단계 올랐습니다.

중국의 자 재해 경보는 남색-노란색-주황색-적색 등 4단계인데 적색이 가장 심한 단계입니다.

중국 최대의 담수호인 장시성 포양호. 한 달 사이 저수량이 대폭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3으로 줄어들었다. (출처: 펑파이)중국 최대의 담수호인 장시성 포양호. 한 달 사이 저수량이 대폭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3으로 줄어들었다. (출처: 펑파이)

충칭시의 지난 7월 강수량은 91.3㎜입니다. 지난해 189.4㎜의 절반에 불과하고 평년 168.3㎜보다도 적었습니다. 쓰촨성 분지 지역의 경우도 7월 강수량이 50㎜ 미만으로 60% 가량 강수량이 줄었습니다. 8월 역시 두 지역 모두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중국의 고온 현상과 가뭄이 끝날까요?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오늘(24일)부터 27일까지 양쯔강 유역을 중심으로 비가 10~50㎜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내리는 양이 적어 가뭄을 해갈하기는 어렵고 고온 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 세계가 가뭄과 폭우 등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중국은 폭염과 가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난은 가중되고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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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中 폭염에 아스팔트·빙하도 녹아…언제쯤 끝날까?
    • 입력 2022-08-24 06:00:59
    특파원 리포트

중국 대륙 서남 지방의 충칭시는 중국의 4대 직할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구가 약 3,200만 명으로 단일 도시로서는 중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충칭이 최근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신음하고 잇습니다.

낮 기온이 연일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비도 내리지 않아 도심을 가로지르는 양쯔강은 완전히 말랐습니다. 평소 배가 다니던 강은 바닥을 드러내 시민들이 들어가 걸어 다 닐수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충칭시의 낮 최고 기온 예측
충칭시 한국인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너무 더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거의 모든 회사들이 일을 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명 관광지 또한 거의 문을 닫았다며 불볕 더위로 인한 변화된 삶을 말했습니다.

고온에 녹아버린 아스팔트 (출처: 칸칸뉴스)
■아스팔트도 빙하도 녹아내려…전선 자연 발화에 산불까지

중국의 4대 화로라 불리는 충칭의 고온 현상은 도심 아스팔트 도로도 밀가루 반죽처럼 녹여버렸습니다. 아스팔트 도로 위를 걷는 사람들의 신발이 눌어붙어 벗겨지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화제가 될 정도입니다.

어제(23일)는 충칭과 맞닿은 쓰촨성 고지대에서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며 네티즌이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진 속 울타리 안에 예전에는 빙하가 있었지만, 올해는 고온 영향으로 빙하가 녹아내렸다는 중국 네티즌 영상 캡처 (출처:시과핀다오)
쓰촨성 다저우에서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던 전선이 자연 발화하는 일까지 빚어졌습니다. 모두 고온 폭염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또 충칭시와 쓰촨성 두 곳에서는 지난 14일부터 1주일 남짓 사이에 산불이 적어도 19건 발생했습니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고온 현상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기 공급 제한으로 실내등이 꺼진 충칭시 지하철 내부 (출처: 웨이보)
■ 폭염에 가뭄으로 전력 공급 차질 가중

타는 듯한 고온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전력 공급 차질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쓰촨성의 경우 수력 발전이 중국에서 가장 많은 곳인데 비가 내리지 않아 충분한 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매체는 쓰촨성의 저수량이 지난해 40억 톤에서 올해는 12억 톤으로 크게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발전량이 평소 절반 수준에 불과해 전기 생산이 충분하지 못하게 되자 쓰촨성은 자동차와 배터리, 태양광 장비 등 지역 내 업체들에 25일까지 전력 공급을 제한했습니다.

전력 부족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충칭시의 지하철이 전력 공급 제한으로 실내등이 꺼졌다는 사진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퍼지고 있습니다. 충칭시는 지난 22일부터는 시내 500여 개 쇼핑몰의 영업 시간을 오후 4시~밤 9시까지로 조정했습니다. 전력 사용이 많은 낮 시간대를 최대한 피하라는 것인데 언제 해제될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에어컨 가동을 못 하게 되자 대형 얼음을 비치한 한 사무실.   (쓰촨성 한인회 제공)
■ "에어컨 없던 과거로 돌아간 듯"

쓰촨성은 물과 에너지를 아껴 쓰라는 공문까지 각 가정과 업체에 시행했습니다. 27℃까지는 에어컨 사용을 금지하고 6층 이하 건물은 엘리베이터 사용을 제한하라는 내용입니다.

쓰촨성 한인회 한 관계자는 "전력 공급이 제한되면서 일부 아파트는 정전됐고 에어컨을 사용 할 수 없다 보니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사무실에는 대형 얼음을 비치해 에어컨 대용으로 열기를 식히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에어컨이 없던 20~30년 전으로 돌아간 셈인데, 한인회 관계자는 "전력 사용 제한이 25일까지로, 이후엔 어떻게 될지 그날이 돼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양쯔강 상류인 충칭시와 쓰촨성의 전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지난 3월 말부터 2달이 넘게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됐던 상하이시 역시 지난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도심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경관 조명을 모두 끄는 등 심각한 전력난을 드러냈습니다.

양쯔강 수위에 낮아지며 충칭시 바난구에서 600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 3개가 발견됐다 (출처: 바이두)
■11일 연속 고온 '적색경보'에 가뭄도 '주황색경보'…언제쯤 끝날까?

티베트 고원에서 시작해 동중국해 연안인 상하이까지 6,300km로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인 양쯔강 주변 지역은 벌써 11일째 연속 고온 적색경보가 내려졌습니다. 가뭄 경보도 주황색으로 한 단계 올랐습니다.

중국의 자 재해 경보는 남색-노란색-주황색-적색 등 4단계인데 적색이 가장 심한 단계입니다.

중국 최대의 담수호인 장시성 포양호. 한 달 사이 저수량이 대폭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3으로 줄어들었다. (출처: 펑파이)
충칭시의 지난 7월 강수량은 91.3㎜입니다. 지난해 189.4㎜의 절반에 불과하고 평년 168.3㎜보다도 적었습니다. 쓰촨성 분지 지역의 경우도 7월 강수량이 50㎜ 미만으로 60% 가량 강수량이 줄었습니다. 8월 역시 두 지역 모두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중국의 고온 현상과 가뭄이 끝날까요?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오늘(24일)부터 27일까지 양쯔강 유역을 중심으로 비가 10~50㎜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내리는 양이 적어 가뭄을 해갈하기는 어렵고 고온 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 세계가 가뭄과 폭우 등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중국은 폭염과 가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난은 가중되고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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