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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상기후 ‘비상’…기후변화 공동 대응 가능할까?
입력 2022.08.24 (07:00) 취재K

여느 해라면 8월 초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한창일 시기지만, 올해는 달랐습니다.

남부지방과 달리,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지난 8일 하루 동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381.5mm의 비가 내려 1907년 우리나라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으로 기록됐습니다

■ 북한도 피해가지 못한 물난리…'이상기후 대응 취약국'

북한 역시 물난리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200㎜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지난 6월 장마 때 범람했던 평양 대동강 일대는 이번에도 인도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특히 곳곳에서 농경지 침수가 잇따라 북한 당국이 비상 상태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재해성 이상기후가 전야를 위협하고 있다"며 "불의에 마주하게 될 긴급상황에 적시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해 피해가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외부와 교류가 단절된 북한에서 이상기후는 바로 식량 문제를 뜻합니다. 때문에 북한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협정인 국제연합(UN)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 파리협약 등을 비준했고, 기후변화 보고서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각각 두 번씩 UN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과는 달리 북한은 실제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나라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지난해 10월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등 11개국을 '이상기후 대응 취약국'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북한의 사회 기반 시설과 자원 관리가 열악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능력을 약화시킨다면서 이는 만성적인 식량 부족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남·북·미 3각 협력 통해 기후변화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남북 혹은 남·북·미가 교류 협력할 수 있는 영역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꼽습니다. 정치적인 부담이 적은 기후 협력을 통해 세 나라 간의 신뢰를 형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비핵화 협상까지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겁니다.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전통·안보적인 문제로 북미 관계, 남북관계가 모두 경색된 상황"이라며 "이를 푸는 방법은 감염병과 기후변화 문제 등 소위 '신안보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기후변화 문제는 인간의 생명·인권 문제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남·북·미 3국이 모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7월 UN에 제출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관련 현황과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대기환경 보호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선 협력 의지가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또 "북한과의 대화에 앞서, 한·미 간의 협력을 먼저 튼튼히 해야 한다"며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의제가 무엇이 있을 수 있는지 한·미 간에 충분한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올해 11월 이집트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릴 예정인데 그동안 북한 대표들도 항상 참석해 왔다"면서 "지난 회의 때 공동성명을 낸 것처럼 남·북·미 3자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는 합의가 나올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남북, 이상기후 ‘비상’…기후변화 공동 대응 가능할까?
    • 입력 2022-08-24 07:00:34
    취재K

여느 해라면 8월 초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한창일 시기지만, 올해는 달랐습니다.

남부지방과 달리,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지난 8일 하루 동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381.5mm의 비가 내려 1907년 우리나라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으로 기록됐습니다

■ 북한도 피해가지 못한 물난리…'이상기후 대응 취약국'

북한 역시 물난리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200㎜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지난 6월 장마 때 범람했던 평양 대동강 일대는 이번에도 인도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특히 곳곳에서 농경지 침수가 잇따라 북한 당국이 비상 상태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재해성 이상기후가 전야를 위협하고 있다"며 "불의에 마주하게 될 긴급상황에 적시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해 피해가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외부와 교류가 단절된 북한에서 이상기후는 바로 식량 문제를 뜻합니다. 때문에 북한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협정인 국제연합(UN)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 파리협약 등을 비준했고, 기후변화 보고서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각각 두 번씩 UN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과는 달리 북한은 실제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나라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지난해 10월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등 11개국을 '이상기후 대응 취약국'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북한의 사회 기반 시설과 자원 관리가 열악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능력을 약화시킨다면서 이는 만성적인 식량 부족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남·북·미 3각 협력 통해 기후변화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남북 혹은 남·북·미가 교류 협력할 수 있는 영역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꼽습니다. 정치적인 부담이 적은 기후 협력을 통해 세 나라 간의 신뢰를 형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비핵화 협상까지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겁니다.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전통·안보적인 문제로 북미 관계, 남북관계가 모두 경색된 상황"이라며 "이를 푸는 방법은 감염병과 기후변화 문제 등 소위 '신안보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기후변화 문제는 인간의 생명·인권 문제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남·북·미 3국이 모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7월 UN에 제출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관련 현황과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대기환경 보호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선 협력 의지가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또 "북한과의 대화에 앞서, 한·미 간의 협력을 먼저 튼튼히 해야 한다"며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의제가 무엇이 있을 수 있는지 한·미 간에 충분한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올해 11월 이집트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릴 예정인데 그동안 북한 대표들도 항상 참석해 왔다"면서 "지난 회의 때 공동성명을 낸 것처럼 남·북·미 3자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는 합의가 나올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