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록에 형광펜’ 비밀번호 알아내 절도…대비책은?

입력 2022.08.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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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어록에 형광펜…지워진 숫자 조합해 알아낸 건?

아파트 도어록(door lock)에 누군가 형광펜을 칠했습니다. 칠한 곳, 정확히는 도어록에 달린 숫자입니다. 지난 1월 대전광역시 서구에서 생긴 일입니다. 형광펜을 칠한 사람은 45살 김 모 씨였습니다. 김 씨는 도어록에 형광펜을 칠하고는 집주인이 비밀번호를 누르길 기다렸습니다.

일단 비밀번호를 누르고 나면, 누른 숫자마다 형광펜이 지워지며 지문이 묻어나왔습니다. 김 씨는 그 흔적을 살폈습니다. 흔적이 남아있는 숫자를 조합했습니다. 그렇게 '비밀번호'를 알아냈습니다. 이후 김 씨는 주인이 집을 비우길 기다렸다가 알아낸 비밀번호를 누르고 빈집에 들어갔습니다.

집 안에 들어간 김 씨는 물건을 훔쳤습니다. 서랍장에 보관하던 330만 원 상당의 10돈짜리 순금 열쇠 3개와 100만 원 상당의 시계 등 1,300여만 원가량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김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냈습니다.

김 씨는 주로 CCTV가 없는 아파트를 노렸고 경비원이나 가스검침원 복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두 곳에서 김 씨가 훔친 금액은 모두 4,100여만 원가량입니다.


■ 범행 막으려면? 흔적 지우거나 허수기능 이용

'치밀한 계획을 세워 타인의 집에 침입했다.'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혀 기소된 김 씨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김 씨의 범행이 충격을 주는 건 이처럼 치밀한 수법에 있습니다. 이런 범행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찰은 "도어록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거나, 사용 뒤 흔적을 지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또, 도어록의 허수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허수기능은 다른 숫자를 누르다 마지막에 제대로 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문이 열리는 건데요. 앞에 1, 2, 3, 4를 누르고 뒤에 제대로 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식입니다. 짧은 비밀번호를 다른 숫자로 가리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김 씨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요? 대전지법 형사9단독 차호성 판사는 주거침입과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추적을 피하려고 범행 장소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자전거로 갈아타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등 수법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절취품도 피해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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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어록에 형광펜’ 비밀번호 알아내 절도…대비책은?
    • 입력 2022-08-24 08:00:17
    취재K

■ 도어록에 형광펜…지워진 숫자 조합해 알아낸 건?

아파트 도어록(door lock)에 누군가 형광펜을 칠했습니다. 칠한 곳, 정확히는 도어록에 달린 숫자입니다. 지난 1월 대전광역시 서구에서 생긴 일입니다. 형광펜을 칠한 사람은 45살 김 모 씨였습니다. 김 씨는 도어록에 형광펜을 칠하고는 집주인이 비밀번호를 누르길 기다렸습니다.

일단 비밀번호를 누르고 나면, 누른 숫자마다 형광펜이 지워지며 지문이 묻어나왔습니다. 김 씨는 그 흔적을 살폈습니다. 흔적이 남아있는 숫자를 조합했습니다. 그렇게 '비밀번호'를 알아냈습니다. 이후 김 씨는 주인이 집을 비우길 기다렸다가 알아낸 비밀번호를 누르고 빈집에 들어갔습니다.

집 안에 들어간 김 씨는 물건을 훔쳤습니다. 서랍장에 보관하던 330만 원 상당의 10돈짜리 순금 열쇠 3개와 100만 원 상당의 시계 등 1,300여만 원가량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김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냈습니다.

김 씨는 주로 CCTV가 없는 아파트를 노렸고 경비원이나 가스검침원 복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두 곳에서 김 씨가 훔친 금액은 모두 4,100여만 원가량입니다.


■ 범행 막으려면? 흔적 지우거나 허수기능 이용

'치밀한 계획을 세워 타인의 집에 침입했다.'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혀 기소된 김 씨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김 씨의 범행이 충격을 주는 건 이처럼 치밀한 수법에 있습니다. 이런 범행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찰은 "도어록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거나, 사용 뒤 흔적을 지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또, 도어록의 허수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허수기능은 다른 숫자를 누르다 마지막에 제대로 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문이 열리는 건데요. 앞에 1, 2, 3, 4를 누르고 뒤에 제대로 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식입니다. 짧은 비밀번호를 다른 숫자로 가리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김 씨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요? 대전지법 형사9단독 차호성 판사는 주거침입과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추적을 피하려고 범행 장소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자전거로 갈아타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등 수법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절취품도 피해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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