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입력 2022.08.24 (21:22) 수정 2022.08.2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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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4일)은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수립한지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서울과 베이징에서 공동 기념행사가 개최됐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으로 미래 관계를 만들자고 강조했습니다.

홍진아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양국의 국가 연주와 함께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이 시작됐습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서울 행사에 우리 측에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주빈으로 참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친필 서명이 담긴 서한을 보내, 축하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박진/외교부 장관/윤 대통령 서한 대독 :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하여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윤 대통령은 고위급 교류 활성화, 공급망을 비롯한 경제안보와 환경, 기후 변화 등 실질협력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함께 달성해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당부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직접 대면하길 기대한다며 정상회담도 제안했지만,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기념행사 직전에는 한중의 전문가들이 1년 동안 함께 준비한 공동보고서를 양국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보고서는 한중 사이에 놓인 도전 과제로 한반도 정세 악화와 코로나 19, 기후변화, 공급망 불안정 등을 지적했습니다.

미래 협력을 위해선 전략적 소통 활성화, 공급망 관련 비상 협조 채널 구축, 청소년과 청년층 교류 활성화를 제안했습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 "각계 원로와 저명인사가 참여하는 현인대화 구축은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양국은 미래 30년을 준비하기 위해 상호존중과 호혜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

[앵커]

이번에는 베이징 연결해 중국이 내놓은 메시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랑 특파원, 중국에서도 기념식이 열렸는데, 시진핑 주석은 어떤 메시지를 내놓았습니까?

[기자]

네, 오늘 중국에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자리는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당시, 서명식을 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시진핑 주석이 윤석열 대통령에 보내는 축사 편지를 대독했는데요.

하지만 장소가 지닌 상징성에 비해 시진핑 주석의 축사는 간략했습니다.

특히 우리와 달리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먼저 "양국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요시한다"면서, "중국과 한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계가 새로운 변혁기에 들어선 시기에 한·중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주석 축사/왕이 부장 대독 :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수교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양국이) 큰 흐름을 잡고 장애를 배제하며 우정을 다지길 바랍니다."]

[앵커]

중국 매체와 전문가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현지 매체나 전문가들 대다수가 양국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자면서도, 사드 같은 문제는 피하자, 또 미국을 상대로 자주성을 기대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인 글로벌타임스는 오늘(24일)자 기사를 통해 "한·중 관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은 사드 문제의 재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의 정책 자문 기구인 정협 외교위원회의 한팡밍 부주임은 "한국 일부 인사는 소위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에 의지하는 전략을 제기하는데, 안타까운 것은 한번 잘못 가면 한쪽으로 치우치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우리로서는 외교적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안소현

[앵커]

그럼 오늘 두 나라 정상이 내놓은 메시지의 의미 자세히 짚어보고, 앞으로 양국 관계도 전망해 봅니다.

통일외교부 홍진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홍기자, 오늘 전반적 분위기, 과거와 비교하면 그리 고조된 것 같지는 않아요.

[기자]

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코로나 여파도 있겠지만, 20주년과 25주년 때 성대하게 행사가 치러졌던 것과는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두 정상의 축하 메시지도 살펴보죠.

모두 협력을 강조했지만, 미묘한 차이도 느껴져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공급망, 기후 변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콕 집어 명시했습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한중이 이웃 사이임을 강조했습니다.

같은 배를 탄 마음으로 협력하자고도 했는데요.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견제하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앵커]

사드나 반도체 문제 같은 현안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기자]

정상 메시지나 한중 전문가 보고서에는 민감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 작성 과정을 취재해 보니까, 한중 전문가들이 사드 문제를 논의하다가, 워낙 입장 차가 커서 단일 의견을 내지 않기로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지금의 한중 관계, 오늘 분위기에서도 알 수 있듯 과거에 비해선 많이 경직돼 있는데, 앞으로의 30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기자]

양국에서 반한,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는 것도 큰 걸림돌입니다.

전문가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희옥/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 "더 성숙한 한중 관계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다층적이고 다방면적인 교류가 필요하고, 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사회 문화적 교류가 활성화돼야, 정치 경제 분야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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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 입력 2022-08-24 21:22:34
    • 수정2022-08-25 08:02:59
    뉴스 9
[앵커]

오늘(24일)은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수립한지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서울과 베이징에서 공동 기념행사가 개최됐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으로 미래 관계를 만들자고 강조했습니다.

홍진아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양국의 국가 연주와 함께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이 시작됐습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서울 행사에 우리 측에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주빈으로 참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친필 서명이 담긴 서한을 보내, 축하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박진/외교부 장관/윤 대통령 서한 대독 :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하여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윤 대통령은 고위급 교류 활성화, 공급망을 비롯한 경제안보와 환경, 기후 변화 등 실질협력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함께 달성해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당부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직접 대면하길 기대한다며 정상회담도 제안했지만,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기념행사 직전에는 한중의 전문가들이 1년 동안 함께 준비한 공동보고서를 양국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보고서는 한중 사이에 놓인 도전 과제로 한반도 정세 악화와 코로나 19, 기후변화, 공급망 불안정 등을 지적했습니다.

미래 협력을 위해선 전략적 소통 활성화, 공급망 관련 비상 협조 채널 구축, 청소년과 청년층 교류 활성화를 제안했습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 "각계 원로와 저명인사가 참여하는 현인대화 구축은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양국은 미래 30년을 준비하기 위해 상호존중과 호혜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

[앵커]

이번에는 베이징 연결해 중국이 내놓은 메시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랑 특파원, 중국에서도 기념식이 열렸는데, 시진핑 주석은 어떤 메시지를 내놓았습니까?

[기자]

네, 오늘 중국에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자리는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당시, 서명식을 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시진핑 주석이 윤석열 대통령에 보내는 축사 편지를 대독했는데요.

하지만 장소가 지닌 상징성에 비해 시진핑 주석의 축사는 간략했습니다.

특히 우리와 달리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먼저 "양국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요시한다"면서, "중국과 한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계가 새로운 변혁기에 들어선 시기에 한·중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주석 축사/왕이 부장 대독 :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수교 3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양국이) 큰 흐름을 잡고 장애를 배제하며 우정을 다지길 바랍니다."]

[앵커]

중국 매체와 전문가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현지 매체나 전문가들 대다수가 양국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자면서도, 사드 같은 문제는 피하자, 또 미국을 상대로 자주성을 기대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인 글로벌타임스는 오늘(24일)자 기사를 통해 "한·중 관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은 사드 문제의 재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의 정책 자문 기구인 정협 외교위원회의 한팡밍 부주임은 "한국 일부 인사는 소위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에 의지하는 전략을 제기하는데, 안타까운 것은 한번 잘못 가면 한쪽으로 치우치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우리로서는 외교적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안소현

[앵커]

그럼 오늘 두 나라 정상이 내놓은 메시지의 의미 자세히 짚어보고, 앞으로 양국 관계도 전망해 봅니다.

통일외교부 홍진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홍기자, 오늘 전반적 분위기, 과거와 비교하면 그리 고조된 것 같지는 않아요.

[기자]

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코로나 여파도 있겠지만, 20주년과 25주년 때 성대하게 행사가 치러졌던 것과는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두 정상의 축하 메시지도 살펴보죠.

모두 협력을 강조했지만, 미묘한 차이도 느껴져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공급망, 기후 변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콕 집어 명시했습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한중이 이웃 사이임을 강조했습니다.

같은 배를 탄 마음으로 협력하자고도 했는데요.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견제하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앵커]

사드나 반도체 문제 같은 현안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기자]

정상 메시지나 한중 전문가 보고서에는 민감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 작성 과정을 취재해 보니까, 한중 전문가들이 사드 문제를 논의하다가, 워낙 입장 차가 커서 단일 의견을 내지 않기로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지금의 한중 관계, 오늘 분위기에서도 알 수 있듯 과거에 비해선 많이 경직돼 있는데, 앞으로의 30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기자]

양국에서 반한,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는 것도 큰 걸림돌입니다.

전문가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희옥/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 "더 성숙한 한중 관계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다층적이고 다방면적인 교류가 필요하고, 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사회 문화적 교류가 활성화돼야, 정치 경제 분야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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