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바가지 논란에도 인천공항 썰렁했던 이유는?

입력 20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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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거리두기 해제 속 국내 주요 피서지 '북적'
기대했던 인천공항은 올 여름에도 '차분'
고물가·고환율에 입국자 PCR 검사까지 발목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 회복도 불투명


말복과 처서가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 꽤 서늘한 바람이 붑니다. 2022년 여름 휴가도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만큼은 해외 여행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국내 유명 관광지와 휴양지는 여전히 북적였습니다. 특히 제주도나 부산 등에 피서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렌터카 빌리는 데 하루 최대 20만 원, 웬만한 호텔도 성수기 1박에 50~60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차 빌리기가 부담스러워지자 아예 차를 배에 싣고 제주도로 향하는 사람들까지 늘었습니다. 비싸진 비행기 표에 훌쩍 뛴 외식 물가까지 더하면 웬만한 사람들이 부담하기 힘든 수준까지 여행비가 급등했습니다.

그래서 해외로 많이 갈 줄 알았습니다. 인천공항이 오랜만에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고 공항 내 인력 부족을 우려하는 언론기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 인천공항 이용객은 당초 전망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하루 평균 6만 2천 명)


①큰 걸림돌은 '입국자 PCR 검사'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 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입국 뒤에도 바로 PCR 검사를 또 받습니다. 여행객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해외 현지에서 코로나 양성이 나오면 최소 일주일 이상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회사나 학교 등에 소위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걱정부터 앞섭니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PCR 검사가 상대적으로 '형식적'이라는 말도 들립니다. 실효성 없는 면피용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천공항 측은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절차가 공항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입국 전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단 두 나라뿐입니다.

②고유가에 고환율…'여행 인플레이션'

계속된 고유가에 유류 할증료가 높아지면서 항공권 구입 부담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에 국제선 운항이 완전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운항 편수가 예전 같지 않아 티켓값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을 더 망설이게 했습니다. 해외로 오고 가는 절차는 다른 나라에 비해 까다로웠고, 비용마저 만만치 않았던 셈입니다.

③가까운 데를 둘러보면 갈 곳이 없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항공료도 저렴하고 환율 효과(최근 엔화 가치 하락 등)도 볼 수 있는 곳이 일본과 중국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가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하이난에서 벌어졌던 기습적인 봉쇄 소식은 중국행에 대한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여행 제한 요소>
▲일본:가이드를 동반한 단체관광만 가능
▲중국: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 계속

④먼 곳은 '공항 수하물 대란' 등 혼잡

상대적으로 유럽은 코로나 19 봉쇄에서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여행객들의 발길은 늘었지만 공항 인력과 시설 감축으로 각국 주요 공항들은 큰 혼잡에 빠졌습니다. 유럽에 갔다가 짐을 분실했거나 수하물이 늦게 도착했다는 민원이 속출했습니다. 여전히 해외 여행길을 망설이게 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올해 6월 영국 히스로 국제공항에 주인 잃은 짐들이 쌓여 있는 모습올해 6월 영국 히스로 국제공항에 주인 잃은 짐들이 쌓여 있는 모습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 회복될까?


곧 추석 연휴가 다가옵니다. 앞으로의 해외 여행길은 어떻게 될까요? 우선 고유가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유류할증료 부담은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권이 싸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입국 전 코로나 검사를 면제하는 등의 완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고환율,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올 가을 또 한 번의 코로나 19 유행이 현실화할 경우 완벽한 여행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여행업체들이 하반기 해외 여행보다는 국내 고급 상품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해외여행 불편과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과 함께 해외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대책이 어떤 게 있을지, 이제는 정책당국이 깊이 생각해볼 때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 사진구성:이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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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바가지 논란에도 인천공항 썰렁했던 이유는?
    • 입력 2022-08-25 06:00:24
    취재K
거리두기 해제 속 국내 주요 피서지 '북적'<br />기대했던 인천공항은 올 여름에도 '차분'<br />고물가·고환율에 입국자 PCR 검사까지 발목<br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 회복도 불투명

말복과 처서가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 꽤 서늘한 바람이 붑니다. 2022년 여름 휴가도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만큼은 해외 여행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국내 유명 관광지와 휴양지는 여전히 북적였습니다. 특히 제주도나 부산 등에 피서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렌터카 빌리는 데 하루 최대 20만 원, 웬만한 호텔도 성수기 1박에 50~60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차 빌리기가 부담스러워지자 아예 차를 배에 싣고 제주도로 향하는 사람들까지 늘었습니다. 비싸진 비행기 표에 훌쩍 뛴 외식 물가까지 더하면 웬만한 사람들이 부담하기 힘든 수준까지 여행비가 급등했습니다.

그래서 해외로 많이 갈 줄 알았습니다. 인천공항이 오랜만에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고 공항 내 인력 부족을 우려하는 언론기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 인천공항 이용객은 당초 전망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하루 평균 6만 2천 명)


①큰 걸림돌은 '입국자 PCR 검사'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 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입국 뒤에도 바로 PCR 검사를 또 받습니다. 여행객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해외 현지에서 코로나 양성이 나오면 최소 일주일 이상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회사나 학교 등에 소위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걱정부터 앞섭니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PCR 검사가 상대적으로 '형식적'이라는 말도 들립니다. 실효성 없는 면피용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천공항 측은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절차가 공항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입국 전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단 두 나라뿐입니다.

②고유가에 고환율…'여행 인플레이션'

계속된 고유가에 유류 할증료가 높아지면서 항공권 구입 부담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에 국제선 운항이 완전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운항 편수가 예전 같지 않아 티켓값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을 더 망설이게 했습니다. 해외로 오고 가는 절차는 다른 나라에 비해 까다로웠고, 비용마저 만만치 않았던 셈입니다.

③가까운 데를 둘러보면 갈 곳이 없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항공료도 저렴하고 환율 효과(최근 엔화 가치 하락 등)도 볼 수 있는 곳이 일본과 중국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가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하이난에서 벌어졌던 기습적인 봉쇄 소식은 중국행에 대한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여행 제한 요소>
▲일본:가이드를 동반한 단체관광만 가능
▲중국: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 계속

④먼 곳은 '공항 수하물 대란' 등 혼잡

상대적으로 유럽은 코로나 19 봉쇄에서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여행객들의 발길은 늘었지만 공항 인력과 시설 감축으로 각국 주요 공항들은 큰 혼잡에 빠졌습니다. 유럽에 갔다가 짐을 분실했거나 수하물이 늦게 도착했다는 민원이 속출했습니다. 여전히 해외 여행길을 망설이게 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올해 6월 영국 히스로 국제공항에 주인 잃은 짐들이 쌓여 있는 모습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 회복될까?


곧 추석 연휴가 다가옵니다. 앞으로의 해외 여행길은 어떻게 될까요? 우선 고유가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유류할증료 부담은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권이 싸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입국 전 코로나 검사를 면제하는 등의 완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고환율,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올 가을 또 한 번의 코로나 19 유행이 현실화할 경우 완벽한 여행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여행업체들이 하반기 해외 여행보다는 국내 고급 상품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해외여행 불편과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과 함께 해외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대책이 어떤 게 있을지, 이제는 정책당국이 깊이 생각해볼 때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 사진구성:이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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