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화재로 시각장애인 1명 사망…대피 시설 있었다면

입력 2022.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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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한 빌라에서 사람들이 다급하게 뛰쳐나옵니다. 미처 문으로 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창문을 통해 탈출하기도 합니다.

빌라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된 건 24일 오전 0시 30분쯤. 화재는 한 시간여 만에 진압됐지만,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 시각장애인, 현관 앞 숨진 채 발견

사망한 주민은 50대 시각장애인 여성 A 씨. 연기를 흡입해 심정지 상태로 본인 집 현관에서 발견됐는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A 씨는 혼자 살긴 했지만 같은 동네에 가족이 있었고, 월 120시간의 활동보조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 대피 시설 부족했지만, 법적 의무는 아냐

이번 사고처럼 혼자 사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화재 등 사고가 닥치면 빠른 대피가 어렵습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빠른 대처를 위해 빠른 사고 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이를 도와줄 시스템이 마땅치 않습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8조에는 다가구·다세대 주택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도록 했지만 처벌 조항은 없습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20년 '시각장애인 화재 재난대응 안내서'를 발간했습니다. 화재 발생 전 대피로를 미리 확인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에 알려 도움을 요청하라는 내용입니다. 아래층으로 대피가 어렵다면 옥상으로 올라가라는 안내도 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를 맞닥뜨렸을 때 알릴 곳 없이 홀로 사는 시각장애인들에겐 공허한 안내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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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라 화재로 시각장애인 1명 사망…대피 시설 있었다면
    • 입력 2022-08-25 08:00:17
    취재K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한 빌라에서 사람들이 다급하게 뛰쳐나옵니다. 미처 문으로 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창문을 통해 탈출하기도 합니다.

빌라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된 건 24일 오전 0시 30분쯤. 화재는 한 시간여 만에 진압됐지만,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 시각장애인, 현관 앞 숨진 채 발견

사망한 주민은 50대 시각장애인 여성 A 씨. 연기를 흡입해 심정지 상태로 본인 집 현관에서 발견됐는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A 씨는 혼자 살긴 했지만 같은 동네에 가족이 있었고, 월 120시간의 활동보조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 대피 시설 부족했지만, 법적 의무는 아냐

이번 사고처럼 혼자 사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화재 등 사고가 닥치면 빠른 대피가 어렵습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빠른 대처를 위해 빠른 사고 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이를 도와줄 시스템이 마땅치 않습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8조에는 다가구·다세대 주택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도록 했지만 처벌 조항은 없습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20년 '시각장애인 화재 재난대응 안내서'를 발간했습니다. 화재 발생 전 대피로를 미리 확인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에 알려 도움을 요청하라는 내용입니다. 아래층으로 대피가 어렵다면 옥상으로 올라가라는 안내도 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를 맞닥뜨렸을 때 알릴 곳 없이 홀로 사는 시각장애인들에겐 공허한 안내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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