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블랙홀 소리’ 직접 들어보시겠습니까?

입력 2022.08.25 (10:51) 수정 2022.08.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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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가 2003년 수집한 블랙홀 소리를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역대로 변환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블랙홀에선 어떤 소리가 날까요?

우주의 블랙홀이란 강력한 중력이 발생해 외관상 어두운 구체로 보이는 천체를 일컫는데요.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페르세우스 은하단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음파를 발견한 건 2003년입니다. 나사가 운영 중인 찬드라 엑스선 관측소를 이용해 페르세우스 은하단을 탐사하는 과정에서였습니다.

페르세우스 은하단은 지구에서 2억 4,000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길이가 무려 1,100만 광년에 달합니다. 찬드라 엑스선 관측소는 나사가 1999년 지구 궤도 상에 올린 엑스선 망원경입니다.

통상 우주 공간은 진공이기 때문에 음파가 전달되지 못하리라 여겨집니다. 영화 속 우주가 조용한 곳으로 묘사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페르세우스 블랙홀은 성간 가스와 가깝게 있어 주변이 온통 가스로 가득한 상태였습니다. 블랙홀에서 발생한 파동이 가스를 통과하며 진동을 만들었고, 이것을 찬드라 엑스선 관측소가 포착한 겁니다.

페르세우스 은하단페르세우스 은하단

이렇게 나사 연구진은 페르세우스 블랙홀의 음파는 확인했지만, 문제는 인간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주파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블랙홀의 소리는 피아노의 중간 음인 '가온도(middle C)'보다 무려 57 옥타브가 낮았습니다.

이에 최근 나사는 2003년 수집한 블랙홀 음파를 57~58 옥타브 높인 뒤 공개했습니다. 이는 애초 주파수보다 최대 28경 8,000조 배 만큼 높은 소리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나온 블랙홀 소리에선 으르렁거리는 듯한 기괴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가디언은 “공포 영화에서 나올 법한 소리”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2019년 인류의 첫 블랙홀 관측 사진이 공개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블랙홀 소리까지 공개되며 미지의 영역인 블랙홀 탐사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2019년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팀은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을 촬영, 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EHT는 전 세계 8개 지상 전파 망원경을 연결해 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이전까지는 전파 망원경을 통해 블랙홀의 존재만 확인했을 뿐이었지만, 처음으로 실제 모습을 관측한 겁니다.

2019년 공개된 M87 블랙홀2019년 공개된 M87 블랙홀

당시 공개된 블랙홀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의 거대은하 M87 블랙홀로,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질량은 태양의 65억 배에 달하고 지름은 380억km 정도입니다. 참고로 지구가 속한 태양계의 지름이 92억km가량이니 태양계 4개정도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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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괴한 블랙홀 소리’ 직접 들어보시겠습니까?
    • 입력 2022-08-25 10:51:10
    • 수정2022-08-25 15:11:29
    취재K
▲ NASA가 2003년 수집한 블랙홀 소리를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역대로 변환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블랙홀에선 어떤 소리가 날까요?

우주의 블랙홀이란 강력한 중력이 발생해 외관상 어두운 구체로 보이는 천체를 일컫는데요.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페르세우스 은하단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음파를 발견한 건 2003년입니다. 나사가 운영 중인 찬드라 엑스선 관측소를 이용해 페르세우스 은하단을 탐사하는 과정에서였습니다.

페르세우스 은하단은 지구에서 2억 4,000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길이가 무려 1,100만 광년에 달합니다. 찬드라 엑스선 관측소는 나사가 1999년 지구 궤도 상에 올린 엑스선 망원경입니다.

통상 우주 공간은 진공이기 때문에 음파가 전달되지 못하리라 여겨집니다. 영화 속 우주가 조용한 곳으로 묘사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페르세우스 블랙홀은 성간 가스와 가깝게 있어 주변이 온통 가스로 가득한 상태였습니다. 블랙홀에서 발생한 파동이 가스를 통과하며 진동을 만들었고, 이것을 찬드라 엑스선 관측소가 포착한 겁니다.

페르세우스 은하단
이렇게 나사 연구진은 페르세우스 블랙홀의 음파는 확인했지만, 문제는 인간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주파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블랙홀의 소리는 피아노의 중간 음인 '가온도(middle C)'보다 무려 57 옥타브가 낮았습니다.

이에 최근 나사는 2003년 수집한 블랙홀 음파를 57~58 옥타브 높인 뒤 공개했습니다. 이는 애초 주파수보다 최대 28경 8,000조 배 만큼 높은 소리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나온 블랙홀 소리에선 으르렁거리는 듯한 기괴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가디언은 “공포 영화에서 나올 법한 소리”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2019년 인류의 첫 블랙홀 관측 사진이 공개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블랙홀 소리까지 공개되며 미지의 영역인 블랙홀 탐사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2019년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팀은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을 촬영, 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EHT는 전 세계 8개 지상 전파 망원경을 연결해 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이전까지는 전파 망원경을 통해 블랙홀의 존재만 확인했을 뿐이었지만, 처음으로 실제 모습을 관측한 겁니다.

2019년 공개된 M87 블랙홀
당시 공개된 블랙홀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의 거대은하 M87 블랙홀로,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질량은 태양의 65억 배에 달하고 지름은 380억km 정도입니다. 참고로 지구가 속한 태양계의 지름이 92억km가량이니 태양계 4개정도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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