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② 공공 활동 위주 ‘한계’…자생력 확보 관건

입력 2022.08.26 (10:40) 수정 2022.08.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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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충북은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해 더 일하고 싶은 '신 노년'과 노인 일자리 문제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고령층의 창업이나 은퇴 후 재취업 지원 제도의 한계를 살펴봤습니다.

심층취재,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름진 손끝으로 빛고운 천들을 잘라 이어붙입니다.

한쪽에선 옷과 가방을 정성스레 다려냅니다.

의류 수선이나 제작 경험이 있는 일흔 안팎의 은퇴 노인들이 모여 직접 여성 의류를 만들어 파는 곳입니다.

[송기자/71살 : "65세 이상 되면 옛날 같으면 쉬었잖아요. 지금은 젊어요, 다들. 그래서 그 계통에서 일하실 분들이 (계속) 일하는 것이 낫죠. 일상적인 생활뿐 아니라, 가계에도 도움이 되고…."]

2008년 문을 연 이 가게는 정부가 지급하는 최저시급 인건비에, 판매 수익을 보태 급여와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수익을 내는 일종의 노인 창업으로, 식당이나 카페, 반찬 가게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런 수익형은 초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인 정부 지원의 공공 일자리보다 고용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 같은 수익형 일자리는 전체의 10%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막대한 초기 투자 자본을 감당하기 힘든 데다, 예산이 지속적으로 들다 보니 정부 지원도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최원진/청주 상당 시니어클럽 노인 일자리 담당 : "(현재) 지원되는 보조금으로는 매장의 기물, 비품들을 구매하는 데에도 벅찬 상황이고요. 권리금 등 저희가 집행할 수 없는 항목들에 대한 비용들이 발생해서 (어렵습니다)."]

은퇴 세대는 민간 기업 재취업도 쉽지 않습니다.

충청북도는 2014년 전국 최초로 노인 일자리 인증제를 도입해 고령의 직원 비율이 5% 이상인 기업에 세무조사 유예나 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110여 개 기업이 천3백 명가량을 고용해 노인 일자리 창출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득을 체감하지 못하면서 고용을 꾸준히 유지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김문정/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센터 박사 : "(신 노년층은) 일자리 참여 욕구가 상당하고 (기존 세대보다) 직업 역량이 더 있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 특성을 반영하는 일자리를 계속 개발해야 한다. 조금 더 오래 일하고 고소득을 얻을 수 있는..."]

고령층의 역량과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으로 노인 창업과 취업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고령화 시대,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김선영·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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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일자리]② 공공 활동 위주 ‘한계’…자생력 확보 관건
    • 입력 2022-08-26 10:40:46
    • 수정2022-08-26 11:01:55
    930뉴스(청주)
[앵커]

KBS 충북은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해 더 일하고 싶은 '신 노년'과 노인 일자리 문제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고령층의 창업이나 은퇴 후 재취업 지원 제도의 한계를 살펴봤습니다.

심층취재,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름진 손끝으로 빛고운 천들을 잘라 이어붙입니다.

한쪽에선 옷과 가방을 정성스레 다려냅니다.

의류 수선이나 제작 경험이 있는 일흔 안팎의 은퇴 노인들이 모여 직접 여성 의류를 만들어 파는 곳입니다.

[송기자/71살 : "65세 이상 되면 옛날 같으면 쉬었잖아요. 지금은 젊어요, 다들. 그래서 그 계통에서 일하실 분들이 (계속) 일하는 것이 낫죠. 일상적인 생활뿐 아니라, 가계에도 도움이 되고…."]

2008년 문을 연 이 가게는 정부가 지급하는 최저시급 인건비에, 판매 수익을 보태 급여와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수익을 내는 일종의 노인 창업으로, 식당이나 카페, 반찬 가게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런 수익형은 초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인 정부 지원의 공공 일자리보다 고용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 같은 수익형 일자리는 전체의 10%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막대한 초기 투자 자본을 감당하기 힘든 데다, 예산이 지속적으로 들다 보니 정부 지원도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최원진/청주 상당 시니어클럽 노인 일자리 담당 : "(현재) 지원되는 보조금으로는 매장의 기물, 비품들을 구매하는 데에도 벅찬 상황이고요. 권리금 등 저희가 집행할 수 없는 항목들에 대한 비용들이 발생해서 (어렵습니다)."]

은퇴 세대는 민간 기업 재취업도 쉽지 않습니다.

충청북도는 2014년 전국 최초로 노인 일자리 인증제를 도입해 고령의 직원 비율이 5% 이상인 기업에 세무조사 유예나 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110여 개 기업이 천3백 명가량을 고용해 노인 일자리 창출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득을 체감하지 못하면서 고용을 꾸준히 유지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김문정/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센터 박사 : "(신 노년층은) 일자리 참여 욕구가 상당하고 (기존 세대보다) 직업 역량이 더 있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 특성을 반영하는 일자리를 계속 개발해야 한다. 조금 더 오래 일하고 고소득을 얻을 수 있는..."]

고령층의 역량과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으로 노인 창업과 취업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고령화 시대,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김선영·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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