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영웅견 독살범’에 용서 없었다…징역 10년 6개월

입력 2022.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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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로 살해당한 탱고(왼쪽)와 아토스(오른쪽) (출처 : ‘Ruido en la Red’ 트위터)독극물로 살해당한 탱고(왼쪽)와 아토스(오른쪽) (출처 : ‘Ruido en la Red’ 트위터)

■ "개가 싫다"…독극물 묻은 소시지로 구조견 살해

지난해 6월 멕시코 케레타로에서 적십자사 소속 구조견 아토스와 탱고가 사망했습니다. 구조견들은 거리에 떨어진 소시지를 먹었는데, 거기엔 독극물이 묻어 있었습니다.

함께 소시지를 먹은 아토스의 아들 발람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습니다.

범인은 60대 남성이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개가 싫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자신이 오고 가는 거리에 구조견들이 다니는 것이 싫었고 구조견들의 담당 코치가 그들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담당 코치는 범인이 구조견들이 더 빨리 죽도록 여러 가지 독극물을 사용했고 "소시지를 거리에 둔 채 범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탱고와 아토스의 생전 모습 (출처 : ‘Animal politico’ 홈페이지)탱고와 아토스의 생전 모습 (출처 : ‘Animal politico’ 홈페이지)

■ 재해 현장 누비던 '영웅견' 독살…재판에 관심 쏠려

이 남성에 대한 재판은 멕시코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았습니다. 동물을 학대하고 죽인 범인에 대한 멕시코 내 첫 재판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토스와 탱고가 사람을 돕는 구조견과 정서치료 지원견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습니다.

보더콜리인 아토스는 국제수색구조견협회에서 인증한 전문견이었습니다. 2017년 9월 19일 한국인 1명을 포함해 200여 명이 사망한 규모 7.1의 멕시코 대지진 당시 잔해 속에서 인명을 구조해 온라인에서 '영웅견' 칭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아토스는 과테말라 화산 폭발 현장에도 수색에 투입됐습니다.

아토스가 사망한 뒤 케레타로 구조팀은 소셜미디어에서 "아토스는 '찾아'라는 단어를 들으면 앞에 있는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미지의 환경에 뛰어들었다"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봉사한 우리의 충실한 파트너였다"고 애도했습니다.

요크셔테리어인 탱고는 유순하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비극적 사건을 겪은 뒤 고도의 스트레스와 불안,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정서치료를 지원했습니다.

■ 징역 10년 6개월, 1억 5천만 원 배상…"정의 실현돼"

멕시코 케레타로법원 알리시아 바수토 가르시아 판사는 23일(현지시간) 아토스와 탱고를 살해한 죄 등으로 기소된 남성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 230만 페소(한화 약 1억 5천만 원)의 배상액을 적십자사 등에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번 공판 과정에는 멕시코 케레타로와 과테말라 소방대원, 공무원, 수의사, 구조견 훈련 전문가 등이 대거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아토스와 탱고의 생전 활약상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피해견 측을 대변하는 모니카 우에르타 무뇨스 변호사는 "피고인이 최고 18년 형을 받을 수 있었다" 면서도 "동물 학대에 대해 멕시코 사법당국에서 처음으로 심리한 사건으로, 사회에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동물단체 관계자들은 "정의가 실현됐다"며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첫 유죄 판결을 반겼습니다.

아토스와 탱고를 독살한 남성의 항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는 현재 주립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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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영웅견 독살범’에 용서 없었다…징역 10년 6개월
    • 입력 2022-08-28 1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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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로 살해당한 탱고(왼쪽)와 아토스(오른쪽) (출처 : ‘Ruido en la Red’ 트위터)
■ "개가 싫다"…독극물 묻은 소시지로 구조견 살해

지난해 6월 멕시코 케레타로에서 적십자사 소속 구조견 아토스와 탱고가 사망했습니다. 구조견들은 거리에 떨어진 소시지를 먹었는데, 거기엔 독극물이 묻어 있었습니다.

함께 소시지를 먹은 아토스의 아들 발람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습니다.

범인은 60대 남성이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개가 싫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자신이 오고 가는 거리에 구조견들이 다니는 것이 싫었고 구조견들의 담당 코치가 그들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담당 코치는 범인이 구조견들이 더 빨리 죽도록 여러 가지 독극물을 사용했고 "소시지를 거리에 둔 채 범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탱고와 아토스의 생전 모습 (출처 : ‘Animal politico’ 홈페이지)
■ 재해 현장 누비던 '영웅견' 독살…재판에 관심 쏠려

이 남성에 대한 재판은 멕시코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았습니다. 동물을 학대하고 죽인 범인에 대한 멕시코 내 첫 재판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토스와 탱고가 사람을 돕는 구조견과 정서치료 지원견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습니다.

보더콜리인 아토스는 국제수색구조견협회에서 인증한 전문견이었습니다. 2017년 9월 19일 한국인 1명을 포함해 200여 명이 사망한 규모 7.1의 멕시코 대지진 당시 잔해 속에서 인명을 구조해 온라인에서 '영웅견' 칭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아토스는 과테말라 화산 폭발 현장에도 수색에 투입됐습니다.

아토스가 사망한 뒤 케레타로 구조팀은 소셜미디어에서 "아토스는 '찾아'라는 단어를 들으면 앞에 있는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미지의 환경에 뛰어들었다"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봉사한 우리의 충실한 파트너였다"고 애도했습니다.

요크셔테리어인 탱고는 유순하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비극적 사건을 겪은 뒤 고도의 스트레스와 불안,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정서치료를 지원했습니다.

■ 징역 10년 6개월, 1억 5천만 원 배상…"정의 실현돼"

멕시코 케레타로법원 알리시아 바수토 가르시아 판사는 23일(현지시간) 아토스와 탱고를 살해한 죄 등으로 기소된 남성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 230만 페소(한화 약 1억 5천만 원)의 배상액을 적십자사 등에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번 공판 과정에는 멕시코 케레타로와 과테말라 소방대원, 공무원, 수의사, 구조견 훈련 전문가 등이 대거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아토스와 탱고의 생전 활약상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피해견 측을 대변하는 모니카 우에르타 무뇨스 변호사는 "피고인이 최고 18년 형을 받을 수 있었다" 면서도 "동물 학대에 대해 멕시코 사법당국에서 처음으로 심리한 사건으로, 사회에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동물단체 관계자들은 "정의가 실현됐다"며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첫 유죄 판결을 반겼습니다.

아토스와 탱고를 독살한 남성의 항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는 현재 주립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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