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악마’의 등장…성착취물, 더 악랄해졌다

입력 2022.08.29 (18: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자연은 진공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권력도 공백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성 착취의 세계도 그런 것일까요?

‘박사’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이 구속된 2020년, 그들의 빈자리를 노렸다는 듯 누군가 등장했습니다.

■ 대화명, 엘

올해 6월, KBS 취재팀은 제보를 받았습니다.

①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다, ②텔레그램에서 활동한다, ③미성년자만 착취 대상으로 삼는다…

조주빈, 문형욱의 수법과 닮은 꼴이었습니다. ‘그들의 아류쯤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계속할수록, 생각은 달라졌습니다. ‘엘’을 오랫동안 지켜봤다는 한 가담자는 그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텔레그램 뒤집어 놓은 장본인”…“여노예 11명, 남노예 3명 보유”…“레전드”

‘엘’은 미성년자를 협박해 강제로 영상이나 사진을 찍게 하고, 피해자들에게 모욕적인 별칭을 붙였습니다. 피해자들의 신체에 표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차마 말로 옮기기 힘든 끔찍한 수준의 영상과 사진들. 하지만, ‘엘’의 추종자들은 대화방 수십 곳에서 ‘엘의 영상’을 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 ‘추적단 불꽃’, 결정적 제보 입수

철저히 익명으로 움직이는 이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경찰 수사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막혀 있던 취재의 물꼬를 터준 건 ‘추적단 불꽃’이었습니다. n번방을 세상에 알렸던, 그 ‘추적단 불꽃’입니다.

불꽃에서 ‘단’으로 활동했던 원은지 얼룩소(alookso) 에디터는 ‘누군가 자신을 사칭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을 돕는 척 속인 뒤 더 악랄하게 괴롭힌다는 베일 속의 인물. 원 에디터는 텔레그램 잠입취재를 이어가며 그 인물의 꼬리를 밟았습니다.

KBS 취재팀과 원은지 에디터의 추적 결과는 같은 곳을 가리켰습니다. 대화명, 엘.

■ ‘엘’을 현상수배합니다

KBS 취재팀과 원 에디터가 확인한 피해자는 적어도 6명입니다. 확인한 성 착취 자료만 350개가 넘습니다. 숨은 피해자는 더 많을 거로 보입니다.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n번방과 박사방 사건 이후 주범들은 엄벌을 받았습니다.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되고, 위장 수사가 허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끔직한 성 착취 범죄를 근절하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은 어떻습니까. 경계와 감시의 눈초리보다 안심과 무관심의 기류가 더 커져 버린 건 아닐까요?

KBS는 ‘엘’에 대한 추적 내용을 KBS 1TV <뉴스9>를 통해 심층 보도합니다. 아울러 독버섯처럼 계속 자라고 있는 유사 범행들을 고발합니다.

보도되는 수법을 보면, ‘그 사람이다’라고 눈치를 채는 분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용기 있는 제보와 신고를 부탁드립니다.

※ 대화명 ‘엘’은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취재팀이 정한 가칭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또 다른 ‘악마’의 등장…성착취물, 더 악랄해졌다
    • 입력 2022-08-29 18:03:17
    취재K

자연은 진공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권력도 공백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성 착취의 세계도 그런 것일까요?

‘박사’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이 구속된 2020년, 그들의 빈자리를 노렸다는 듯 누군가 등장했습니다.

■ 대화명, 엘

올해 6월, KBS 취재팀은 제보를 받았습니다.

①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다, ②텔레그램에서 활동한다, ③미성년자만 착취 대상으로 삼는다…

조주빈, 문형욱의 수법과 닮은 꼴이었습니다. ‘그들의 아류쯤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계속할수록, 생각은 달라졌습니다. ‘엘’을 오랫동안 지켜봤다는 한 가담자는 그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텔레그램 뒤집어 놓은 장본인”…“여노예 11명, 남노예 3명 보유”…“레전드”

‘엘’은 미성년자를 협박해 강제로 영상이나 사진을 찍게 하고, 피해자들에게 모욕적인 별칭을 붙였습니다. 피해자들의 신체에 표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차마 말로 옮기기 힘든 끔찍한 수준의 영상과 사진들. 하지만, ‘엘’의 추종자들은 대화방 수십 곳에서 ‘엘의 영상’을 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 ‘추적단 불꽃’, 결정적 제보 입수

철저히 익명으로 움직이는 이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경찰 수사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막혀 있던 취재의 물꼬를 터준 건 ‘추적단 불꽃’이었습니다. n번방을 세상에 알렸던, 그 ‘추적단 불꽃’입니다.

불꽃에서 ‘단’으로 활동했던 원은지 얼룩소(alookso) 에디터는 ‘누군가 자신을 사칭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을 돕는 척 속인 뒤 더 악랄하게 괴롭힌다는 베일 속의 인물. 원 에디터는 텔레그램 잠입취재를 이어가며 그 인물의 꼬리를 밟았습니다.

KBS 취재팀과 원은지 에디터의 추적 결과는 같은 곳을 가리켰습니다. 대화명, 엘.

■ ‘엘’을 현상수배합니다

KBS 취재팀과 원 에디터가 확인한 피해자는 적어도 6명입니다. 확인한 성 착취 자료만 350개가 넘습니다. 숨은 피해자는 더 많을 거로 보입니다.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n번방과 박사방 사건 이후 주범들은 엄벌을 받았습니다.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되고, 위장 수사가 허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끔직한 성 착취 범죄를 근절하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은 어떻습니까. 경계와 감시의 눈초리보다 안심과 무관심의 기류가 더 커져 버린 건 아닐까요?

KBS는 ‘엘’에 대한 추적 내용을 KBS 1TV <뉴스9>를 통해 심층 보도합니다. 아울러 독버섯처럼 계속 자라고 있는 유사 범행들을 고발합니다.

보도되는 수법을 보면, ‘그 사람이다’라고 눈치를 채는 분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용기 있는 제보와 신고를 부탁드립니다.

※ 대화명 ‘엘’은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취재팀이 정한 가칭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