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에 눕고, 탈의까지…“문제행동 주 5회 넘게 경험 61%”

〈화면출처: 트위터 museun_happen〉

■ 12초 동영상에 교육계 '발칵'

지난 26일 유명 SNS에 12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교실에서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전화로 수업 중인 여교사의 뒷모습을 촬영하는 듯한 영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다른 학생들이 해당 남학생을 옹호하는 듯한 내용의 목소리도 담겼지만, 말리는 학생은 없었습니다. 여교사는 별다른 제지 없이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동영상 끝부분에는 같은 교실에서 다른 남학생이 상의를 벗고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도 담겨 있었습니다. 모두 한 교실 안에서 같은 수업시간에 발생한 일입니다.

영상이 퍼지면서 '교권 침해' 논란이 커졌고, 결국 교육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재 해당 영상은 처음 올라왔던 SNS에서는 삭제된 상태입니다.

교육청 관계자 등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학생을 비롯해 관련 학생 3명에 휴대전화를 압수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상태"라며 "학교 자체적으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촬영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엔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60대 교사가 무단 외출을 하는 학생을 제지하다 심한 욕설과 위협 행위 등을 당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해당 교사는 이 사건으로 불안과 우울증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도 넘은 '교권 침해'…교사 10명 중 6명, 하루 한 번 이상 문제 행동 경험

이처럼 교권 침해 사례는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달 전국 유·초·중·고 교원 8천 6백여 명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일주일에 5번 이상 수업 방해 등 학생의 문제행동을 접한다'고 답했습니다. 주말을 제외하면 수업일 중 최소 한 번 이상 접한다는 건데, 매주 10회 이상 경험한다는 응답도 36%가 넘었습니다.

문제 행동 유형으로는 '떠드는 행위 등 소음 발생'이 26.8%로 가장 많았고, '욕설 등 적대적 행동'도 22.8%나 됐습니다. '신체나 도구를 이용한 상해와 폭행'도 6.4%로 조사됐습니다.

응답한 교사들의 34%는 '마땅한 제재 등 조치방법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수업 중 문제행동을 경험한다 해도 제지하거나 타이르면 오히려 '정서 학대'로 몰려 소송의 대상이 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논란이 된 동영상 사건과 관련해 교원 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교총은 오늘 보도자료를 내고 "교권 추락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교육청의 진상조사와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무너진 교실을 계속 방치하는 것은 다른 학생들의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지난 18일 발의된 '교원지위법 개정안' 등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국민의 힘 이태규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안에는 교권 침해 가해 학생에 대해 즉각적인 분리와 지도를 할 수 있도록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권' 보장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습니다.

전교조 충남지부 역시 성명서를 통해 "작년에 '교권보호조례'가 제정되긴 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교사의 교육권이 저절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교사의 인권과 권리를 침해하는 학생의 행동에 대해 교육청이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