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적단’ 사칭…엘 “성착취 영상 200개 제작해라”

입력 2022.08.30 (18:01) 수정 2022.08.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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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영상이 비밀방에서 유포되고 있다

이런 메시지가 모르는 이로부터 온다면, 그리고 '당신을 돕겠다'고 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KBS가 어제부터 보도하고 있는 '엘의 성착취물 범죄', 그 시작이 이랬습니다.

미성년자인 A 씨는 자신을 '불꽃'이라고 소개하는 이로부터 이 같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n번방'을 추적한 '추적단 불꽃'이라며,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사진과 신상이 유포되고 있다는 말에, 몹시 당황했다고 합니다.

'불꽃'이라는 인물은 유포범을 잡아주겠다고 했습니다. '너 같은 동생이 있다'며 A 씨를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유포범을 잡을 수 있다면…. A 씨는 '불꽃'이라는 이가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그는 유포범을 잡으려면 10시간 동안 SNS에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0시간 이상 그와 대화를 하세요. 그러면 우리가 해킹을 해서 거주지를 알 수 있습니다. "
"보안 방화벽만 뚫으면 돼서 10시간이라고 하는 거예요."
"저희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보안 뚫고 있어요."

■그렇게, '엘'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A 씨는 유포범 '엘'과 대화를 시작했고, 유포범은 협박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미 사진과 신상을 가지고 있으니, 추가 영상을 찍어 보내지 않으면 모두 유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서웠지만, '불꽃'이라는 인물의 해킹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회 준다. 페북뿐 아니라 무차별적으로 다 뿌릴거다."
"신고하려면 신고해. 어차피 나 못 잡아. 근데 너는 저거 다 뿌려지겠지."

-엘의 텔레그램-

그렇게 시작된 '엘'과의 대화는 8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엘'은 쉴 새 없이 몰아세웠습니다. 답장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1분에 수십 개 넘는 메시지를 보내며 압박했습니다.

A 씨가 SNS에 사적으로 올렸던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했고, '영상 200개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부모님이 집에 계신다'고 A 씨가 말해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시간 얼마나 줘?"
"중간중간 계속 연락해"
"몇 시 몇 시에 연락할래?"
"너도 유출 당하는 거 싫잖아? 계속 '읽씹'하고 이건 뭐 뿌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반항 안 하고 잘하면 영상 200개"
"1분 준다. 2분 지났는데 많이 느리네?"

-엘의 텔레그램-

밤새 고통받던 A씨는, 문득 의심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도와주겠다던 '불꽃'이 진짜인지, 해킹이 가능한 것인지, 이상했습니다.

어렵게 '진짜 불꽃'을 수소문했고, 사칭범들에게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A 씨는 지금도 자신의 영상이 유포될까 봐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고 있습니다.

KBS가 확인한 또 다른 피해자도, 이처럼 '도와주겠다'는 말에 속아 '엘'에게 고통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엘'이 또 다른 가담자를 모집해 '피해자 미끼 조직'을 꾸렸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악마'로 불렸던 '엘', 오늘 KBS 1TV <뉴스9>에서 보도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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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추적단’ 사칭…엘 “성착취 영상 200개 제작해라”
    • 입력 2022-08-30 18:01:49
    • 수정2022-08-30 18:30:59
    취재K

■ 당신의 영상이 비밀방에서 유포되고 있다

이런 메시지가 모르는 이로부터 온다면, 그리고 '당신을 돕겠다'고 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KBS가 어제부터 보도하고 있는 '엘의 성착취물 범죄', 그 시작이 이랬습니다.

미성년자인 A 씨는 자신을 '불꽃'이라고 소개하는 이로부터 이 같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n번방'을 추적한 '추적단 불꽃'이라며,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사진과 신상이 유포되고 있다는 말에, 몹시 당황했다고 합니다.

'불꽃'이라는 인물은 유포범을 잡아주겠다고 했습니다. '너 같은 동생이 있다'며 A 씨를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유포범을 잡을 수 있다면…. A 씨는 '불꽃'이라는 이가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그는 유포범을 잡으려면 10시간 동안 SNS에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0시간 이상 그와 대화를 하세요. 그러면 우리가 해킹을 해서 거주지를 알 수 있습니다. "
"보안 방화벽만 뚫으면 돼서 10시간이라고 하는 거예요."
"저희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보안 뚫고 있어요."

■그렇게, '엘'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A 씨는 유포범 '엘'과 대화를 시작했고, 유포범은 협박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미 사진과 신상을 가지고 있으니, 추가 영상을 찍어 보내지 않으면 모두 유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서웠지만, '불꽃'이라는 인물의 해킹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회 준다. 페북뿐 아니라 무차별적으로 다 뿌릴거다."
"신고하려면 신고해. 어차피 나 못 잡아. 근데 너는 저거 다 뿌려지겠지."

-엘의 텔레그램-

그렇게 시작된 '엘'과의 대화는 8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엘'은 쉴 새 없이 몰아세웠습니다. 답장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1분에 수십 개 넘는 메시지를 보내며 압박했습니다.

A 씨가 SNS에 사적으로 올렸던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했고, '영상 200개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부모님이 집에 계신다'고 A 씨가 말해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시간 얼마나 줘?"
"중간중간 계속 연락해"
"몇 시 몇 시에 연락할래?"
"너도 유출 당하는 거 싫잖아? 계속 '읽씹'하고 이건 뭐 뿌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반항 안 하고 잘하면 영상 200개"
"1분 준다. 2분 지났는데 많이 느리네?"

-엘의 텔레그램-

밤새 고통받던 A씨는, 문득 의심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도와주겠다던 '불꽃'이 진짜인지, 해킹이 가능한 것인지, 이상했습니다.

어렵게 '진짜 불꽃'을 수소문했고, 사칭범들에게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A 씨는 지금도 자신의 영상이 유포될까 봐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고 있습니다.

KBS가 확인한 또 다른 피해자도, 이처럼 '도와주겠다'는 말에 속아 '엘'에게 고통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엘'이 또 다른 가담자를 모집해 '피해자 미끼 조직'을 꾸렸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악마'로 불렸던 '엘', 오늘 KBS 1TV <뉴스9>에서 보도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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