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공기살인’]① ‘아이에게도 안심’…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22.08.31 (18:28) 수정 2022.09.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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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 기사를 읽기 시작하면서 "아직도?"라는 의문이 든 분들 계실 겁니다. 그도 그럴만한 게 이 참사, 드러난 지 벌써 11년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참사는 여전히 해결된 게 없는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공기 살인' 가습기살균제 이야기입니다.


◆ <추적, '공기살인'> 글 싣는 순서
①'아이에게도 안심'…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② 옥시 본사에 묻다, "책임지시겠습니까?"
③[취재후] 피해자만 남은 '가습기 참사', 돌파구는 없나?

■ '공기 살인',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 조사가 이뤄지고 이미 보상이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보상한 대상은 발생 초기 극히 일부 피해자 430여 명에 불과합니다.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들의 10% 수준입니다. 아직 피해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7,768명의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대다수 피해자는 아직 기업들의 보상안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보상을 더 받기 위해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애초에 기업들이 내놓겠다는 보상 자체가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겁니다.

"0대 10".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맡고 있는 한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보통 변호를 하다 보면 적어도 피해자의 책임이 1 가해자의 책임이 9인 경우가 있지만, 가습기 살균제는 피해자의 잘못이 0 가해자의 잘못이 10인 유일한 사건"이라고.

피해자 수천 명이 잘못한 것 없이 온몸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11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그 책임의 실체를 찾기 위해 KBS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전수를 추적해 봤습니다.

■ '아이에게도 안심'…어린 생명 205명 희생

KBS는 두 달에 걸쳐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피해자를 연령별, 그리고 피해 정도별로 전수 분석했습니다.

4,350명. 지난달 26일까지 인정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수입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066명, 전체 피해자의 4명 중 1명꼴로 숨졌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사회적 참사'로 규정짓는 이유입니다.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나이는 어땠을까요?


60세 이상 고령층에 이어 10대 이하, 그러니까 청소년과 어린이가 205명으로 많았습니다. 사망자 5명 중 1명이 청소년이나 어린이였다는 얘기입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 가운데 영·유아 사망자가 189명으로 10대 이하 사망자의 92%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취약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생존 피해자 10명 중 4명도 '아이들'

생존 피해자들은 어떨까요? 현재 생존 피해자는 3,28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 역시 10대 이하입니다. 10대 피해자가 1,221명, 9세 이하 영유아 생존자까지 합치면 1,225명입니다. 전체의 37% 수준입니다. 생존 피해자 10명 중 4명은 '아이들'이라는 의미입니다.


피해 정도도 분석해 봤습니다.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정부는 이들을 피해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눕니다. '초고도'부터 '경미한'까지 6단계의 신체 등급으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 중증 이상 피해자의 청소년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참사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었다는 사실,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명확해 보입니다.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 무해', '○○○ 살균제가 우리 가족 건강을 지켜줍니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광고 문구. 그렇습니다. 정부에서 허가해주고, 이런 광고로 대기업들이 판매한 제품은 내 아이 건강을 위해 특히 많이 사용됐습니다.


■ '사회적 참사'…정부는 뭐했나? 그리고 뭘 해야 하나?

애초에 제품 사용 허가를 낸 게 정부였습니다. 피해를 파악하고도 늑장 대응은 계속됐습니다.

꼭 11년 전인 2011년 8월 31일,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참사 원인으로 지목한 날입니다. 하지만 2년 반이 지난 2014년 4월에서야 첫 피해 판정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물론 초기 역학적 자료 등을 바탕으로 기준이 마련된 건 의미 있었지만, 이후 기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는 부족했습니다.

결국, 2020년 9월 특별법이 개정되고 나서야, 다양한 건강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인정 범위가 대폭 확대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뒤늦게 최근 기준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또,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의 기준이 되는 피해 인정 조사가 길게는 몇 년씩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피해자들은 배·보상도 못 받고 고통이 늘어났기에 정부는 이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후 참사 특별법도 만들어졌고,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먼저 정부 지원은 치료비나 약값을 쓰고 청구하면 지원해주는 등의 방식뿐입니다.

조사를 통한 피해 인정을 받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아직 피해 인정을 못 받은 대기자가 3,000명을 넘습니다. 생존자 중 피해 인정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9개월, 특별법으로 최근 기간이 단축되긴 했지만, 20% 수준인 560명은 1년에서 많게는 5년이 걸렸습니다. 아직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대기자 중 어린이와 청소년이 670여 명, 이 중 138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채 피해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법상 피해 지원 기간도 10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10년마다 다시 갱신해야 하는데, 매번 다시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피해를 증명하는 자료 역시 대부분 피해자의 몫입니다.

사회적 참사를 대하는 우리 정부의 자세는 그래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10년 넘게 끌어온 사회적 참사에 대응하는 정책 방향이 바뀌어야 합니다.

앞서 전수 분석에서 확인했듯 어린아이들의 피해가 큽니다. 연령별 특성에 맞게 맞춤형 대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입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이미 11년이 지났는데, 연령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없는 건 문제다, 전체 생애 주기에 맞는 대책이 환경, 보건 정책에선 기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다 채우지 못한 14살 '유주의 편지'

KBS는 피해자를 전수 분석한 자료를 표로 정리해 낱낱이 공개하겠습니다. 이 숫자 하나하나가 주는 무게는 이 참사를 해결하는 일이 더는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가장 상처가 되는 말은 "이미 해결된 거 아냐?"라고 합니다. 아직 많이 살아야 하는 피해 아이들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해자가 됐고, 지금도 고통과 싸우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아직 '진행형' 입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참사. 그들의 얘기가 아닌 우리의 얘기인 이유를 14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정유주 양이 KBS에 보내온 편지로 대신합니다.

"저는 2009년생 14살 정유주입니다. 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라고 합니다. 저는 어렸기 때문에 기억이 안 납니다. 하지만 병원에 자주 다녔던 것은 기억이 납니다. 많이 아픈 날은 이모나 할머니가 저를 데리고 응급실에 갔던 기억도 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움직임이 많은 활동을 할 때마다 쉽게 숨이 차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친구들이 저를 놀리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왜 놀림거리가 되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저는 아직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약을 챙겨 먹어야 하고 가끔 호흡기 치료를 해야만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래 공개된 자료 가운데 피해자들이 사용한 제품에 대한 분석과 KBS가 취재한 옥시 영국 본사의 입장이 이어집니다.

KBS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전수 분석 결과.pdf
http://news.kbs.co.kr/datafile/2022/08/20220831_uDCy2q.pdf

<대문 사진: 배동희/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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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적 ‘공기살인’]① ‘아이에게도 안심’…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 입력 2022-08-31 18:28:07
    • 수정2022-09-02 15:07:48
    취재K
<strong>이 기사를 읽기 시작하면서 "아직도?"라는 의문이 든 분들 계실 겁니다. 그도 그럴만한 게 이 참사, 드러난 지 벌써 11년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참사는 여전히 해결된 게 없는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공기 살인' 가습기살균제 이야기입니다.</strong><br />

◆ <추적, '공기살인'> 글 싣는 순서
①'아이에게도 안심'…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② 옥시 본사에 묻다, "책임지시겠습니까?"
③[취재후] 피해자만 남은 '가습기 참사', 돌파구는 없나?

■ '공기 살인',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 조사가 이뤄지고 이미 보상이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보상한 대상은 발생 초기 극히 일부 피해자 430여 명에 불과합니다.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들의 10% 수준입니다. 아직 피해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7,768명의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대다수 피해자는 아직 기업들의 보상안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보상을 더 받기 위해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애초에 기업들이 내놓겠다는 보상 자체가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겁니다.

"0대 10".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맡고 있는 한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보통 변호를 하다 보면 적어도 피해자의 책임이 1 가해자의 책임이 9인 경우가 있지만, 가습기 살균제는 피해자의 잘못이 0 가해자의 잘못이 10인 유일한 사건"이라고.

피해자 수천 명이 잘못한 것 없이 온몸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11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그 책임의 실체를 찾기 위해 KBS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전수를 추적해 봤습니다.

■ '아이에게도 안심'…어린 생명 205명 희생

KBS는 두 달에 걸쳐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피해자를 연령별, 그리고 피해 정도별로 전수 분석했습니다.

4,350명. 지난달 26일까지 인정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수입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066명, 전체 피해자의 4명 중 1명꼴로 숨졌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사회적 참사'로 규정짓는 이유입니다.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나이는 어땠을까요?


60세 이상 고령층에 이어 10대 이하, 그러니까 청소년과 어린이가 205명으로 많았습니다. 사망자 5명 중 1명이 청소년이나 어린이였다는 얘기입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 가운데 영·유아 사망자가 189명으로 10대 이하 사망자의 92%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취약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생존 피해자 10명 중 4명도 '아이들'

생존 피해자들은 어떨까요? 현재 생존 피해자는 3,28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 역시 10대 이하입니다. 10대 피해자가 1,221명, 9세 이하 영유아 생존자까지 합치면 1,225명입니다. 전체의 37% 수준입니다. 생존 피해자 10명 중 4명은 '아이들'이라는 의미입니다.


피해 정도도 분석해 봤습니다.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정부는 이들을 피해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눕니다. '초고도'부터 '경미한'까지 6단계의 신체 등급으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 중증 이상 피해자의 청소년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참사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었다는 사실,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명확해 보입니다.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 무해', '○○○ 살균제가 우리 가족 건강을 지켜줍니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광고 문구. 그렇습니다. 정부에서 허가해주고, 이런 광고로 대기업들이 판매한 제품은 내 아이 건강을 위해 특히 많이 사용됐습니다.


■ '사회적 참사'…정부는 뭐했나? 그리고 뭘 해야 하나?

애초에 제품 사용 허가를 낸 게 정부였습니다. 피해를 파악하고도 늑장 대응은 계속됐습니다.

꼭 11년 전인 2011년 8월 31일,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참사 원인으로 지목한 날입니다. 하지만 2년 반이 지난 2014년 4월에서야 첫 피해 판정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물론 초기 역학적 자료 등을 바탕으로 기준이 마련된 건 의미 있었지만, 이후 기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는 부족했습니다.

결국, 2020년 9월 특별법이 개정되고 나서야, 다양한 건강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인정 범위가 대폭 확대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뒤늦게 최근 기준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또,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의 기준이 되는 피해 인정 조사가 길게는 몇 년씩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피해자들은 배·보상도 못 받고 고통이 늘어났기에 정부는 이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후 참사 특별법도 만들어졌고,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먼저 정부 지원은 치료비나 약값을 쓰고 청구하면 지원해주는 등의 방식뿐입니다.

조사를 통한 피해 인정을 받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아직 피해 인정을 못 받은 대기자가 3,000명을 넘습니다. 생존자 중 피해 인정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9개월, 특별법으로 최근 기간이 단축되긴 했지만, 20% 수준인 560명은 1년에서 많게는 5년이 걸렸습니다. 아직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대기자 중 어린이와 청소년이 670여 명, 이 중 138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채 피해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법상 피해 지원 기간도 10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10년마다 다시 갱신해야 하는데, 매번 다시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피해를 증명하는 자료 역시 대부분 피해자의 몫입니다.

사회적 참사를 대하는 우리 정부의 자세는 그래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10년 넘게 끌어온 사회적 참사에 대응하는 정책 방향이 바뀌어야 합니다.

앞서 전수 분석에서 확인했듯 어린아이들의 피해가 큽니다. 연령별 특성에 맞게 맞춤형 대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입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이미 11년이 지났는데, 연령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없는 건 문제다, 전체 생애 주기에 맞는 대책이 환경, 보건 정책에선 기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다 채우지 못한 14살 '유주의 편지'

KBS는 피해자를 전수 분석한 자료를 표로 정리해 낱낱이 공개하겠습니다. 이 숫자 하나하나가 주는 무게는 이 참사를 해결하는 일이 더는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가장 상처가 되는 말은 "이미 해결된 거 아냐?"라고 합니다. 아직 많이 살아야 하는 피해 아이들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해자가 됐고, 지금도 고통과 싸우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아직 '진행형' 입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참사. 그들의 얘기가 아닌 우리의 얘기인 이유를 14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정유주 양이 KBS에 보내온 편지로 대신합니다.

"저는 2009년생 14살 정유주입니다. 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라고 합니다. 저는 어렸기 때문에 기억이 안 납니다. 하지만 병원에 자주 다녔던 것은 기억이 납니다. 많이 아픈 날은 이모나 할머니가 저를 데리고 응급실에 갔던 기억도 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움직임이 많은 활동을 할 때마다 쉽게 숨이 차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친구들이 저를 놀리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왜 놀림거리가 되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저는 아직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약을 챙겨 먹어야 하고 가끔 호흡기 치료를 해야만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래 공개된 자료 가운데 피해자들이 사용한 제품에 대한 분석과 KBS가 취재한 옥시 영국 본사의 입장이 이어집니다.

KBS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전수 분석 결과.pdf
http://news.kbs.co.kr/datafile/2022/08/20220831_uDCy2q.pdf

<대문 사진: 배동희/ 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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