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린 90대 암 환자에게도 “이 정도로는 입원 안돼”

입력 2022.09.01 (21:44) 수정 2022.09.0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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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소식입니다.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지만 고위험군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위중한 기저 질환이 있는데도 전담 병상을 제때 배정받지 못해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원동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폐암 4기 투병 중에도 산책을 하며 건강을 챙겼던 92세 남부용 할머니, 지난달 20일 코로나 19에 확진됐습니다.

중증 기저 질환자였지만, 전담 치료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오모 씨/故 남부용 씨 아들 : "탈진이 너무 된다 싶어서 119 불렀어요. 그래서 왔는데 그분들은 이제 산소포화도하고 혈압을 재 보더니 이 정도로는 입원이 안 되신다는 거예요."]

산소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호흡기 증상이 있어야 병상 배정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기준에 맞지 않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가족들은 일반 병원을 수소문해 할머니를 입원시켰습니다.

상태는 위중해져 할머니는 다음날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곧 숨졌습니다.

확진 나흘 만에 가족들과 이별한 겁니다.

[오모 씨/故 남부용 씨 아들 :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무조건 응급실에 (바로) 모셔갔으면 무조건. 괜히 (재택 치료하라는) 보건소 이야기를 듣고 기다렸기 때문에..."]

이곳은 말기 암 환자의 보호자가 수소문해서 찾은 '일반격리병상'입니다.

확진자가 입원할 순 있지만, 인공호흡기 등이 없어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같은 병원에서 남 할머니 같은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전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88세 신부전 환자가 찾아왔지만, 결국 입원 1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일반 격리병동 운영 병원 간호사 : "병원에 와 계시면 저희가 대처가 빨리 되지만, 이미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와버리시면 대처가 더 늦어지고..."]

지난 한 주 하루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74명, 이 가운데 94%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호흡기 증상하고 상태하고 비례하지 않는다고요. 고령자들, 60세 이상은 의무적으로 코로나19로 확진 받는 즉시 폐렴이라든지 중증 질환이 있으면 즉시 입원시키고 (해야 합니다.)"]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언제든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 병상 배정 기준이 보다 세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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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걸린 90대 암 환자에게도 “이 정도로는 입원 안돼”
    • 입력 2022-09-01 21:44:00
    • 수정2022-09-01 22:05:23
    뉴스 9
[앵커]

코로나19 소식입니다.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지만 고위험군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위중한 기저 질환이 있는데도 전담 병상을 제때 배정받지 못해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원동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폐암 4기 투병 중에도 산책을 하며 건강을 챙겼던 92세 남부용 할머니, 지난달 20일 코로나 19에 확진됐습니다.

중증 기저 질환자였지만, 전담 치료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오모 씨/故 남부용 씨 아들 : "탈진이 너무 된다 싶어서 119 불렀어요. 그래서 왔는데 그분들은 이제 산소포화도하고 혈압을 재 보더니 이 정도로는 입원이 안 되신다는 거예요."]

산소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호흡기 증상이 있어야 병상 배정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기준에 맞지 않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가족들은 일반 병원을 수소문해 할머니를 입원시켰습니다.

상태는 위중해져 할머니는 다음날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곧 숨졌습니다.

확진 나흘 만에 가족들과 이별한 겁니다.

[오모 씨/故 남부용 씨 아들 :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무조건 응급실에 (바로) 모셔갔으면 무조건. 괜히 (재택 치료하라는) 보건소 이야기를 듣고 기다렸기 때문에..."]

이곳은 말기 암 환자의 보호자가 수소문해서 찾은 '일반격리병상'입니다.

확진자가 입원할 순 있지만, 인공호흡기 등이 없어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같은 병원에서 남 할머니 같은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전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88세 신부전 환자가 찾아왔지만, 결국 입원 1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일반 격리병동 운영 병원 간호사 : "병원에 와 계시면 저희가 대처가 빨리 되지만, 이미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와버리시면 대처가 더 늦어지고..."]

지난 한 주 하루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74명, 이 가운데 94%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호흡기 증상하고 상태하고 비례하지 않는다고요. 고령자들, 60세 이상은 의무적으로 코로나19로 확진 받는 즉시 폐렴이라든지 중증 질환이 있으면 즉시 입원시키고 (해야 합니다.)"]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언제든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 병상 배정 기준이 보다 세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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