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춤꾼’ 안은미 신작은?…인도네시아와 만난 ‘K무용’

입력 2022.09.0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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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5명, 인도네시아인 5명. 독특한 전자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보이는 무용수들의 국적이다. 1만 7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섬나라답게 같은 인도네시아 국적이라도 출신이 모두 다르다. 공연 도중 우르르 쏟아져 바닥을 굴러다니는 하얀 공들에도 '다양성'의 의미를 담았다. 하나하나가 무대를 둥둥 떠다니는 조그만 섬이다. 성별 관계없이 치맛자락을 펄럭이는 무용수들은 큰 공 위에 올라타 뛰어오르고, 독무를 출 때도 손가락 사이에 흰 공을 끼우고 등장한다.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괴짜 무용가', '자유인'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안은미의 신작 '디어 누산타라'다.

"거침없이 굴러가는 구형의 운동을 좋아해요. 아시아의 움직임이 사실은 직각이 아니잖아요. 직선도 아니고." 스스로를 '구체(球體)의 여신'이라고 소개한 안은미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의 새 수도인 '누산타라'에 '산책'이라는 뜻을 가진 '잘란잘란'이라는 부제를 붙였지만, 여유롭고 느릿한 산책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무용수 한 명이 작품을 처음 다 끝내고 나서 이건 걷는 게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하더라고요. 알았으니 됐다, 이제 너희는 마라톤의 세계로 갈 거라고 했죠." 오른쪽 왼쪽으로 엉덩이가 움직이는 인도네시아 춤의 특징이 ‘찰랑찰랑’이라는 우리 단어와 비슷해 제목으로 삼았다는 기존 설명을 참고하면 이해가 보다 선명해진다.

무용가 안은미가 신작 ‘디어 누산타라 : 잘란잘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무용가 안은미가 신작 ‘디어 누산타라 : 잘란잘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안은미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의 춤꾼들이 만들어 내는 아시아의 새 '몸의 언어'를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 시국에도 자카르타로 건너가 오디션을 봤다. 작품의 주제도 '공존'이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K 무용'의 춤사위에 3천 개 이상의 독창적인 춤 형식을 가진 인도네시아의 개성을 더했다. "예전에는 젊은 친구들더러 한국에 오라고 하면 잘 안 왔어요. '왜 오냐, 한국이 어디냐'. 그런데 요즘은 묻지를 않아요. 이미 드라마를 통해서 한국 말을 하고 있고…. 이때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어요." 안은미가 꿈꾸는 '아시아 르네상스'는 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영화 '곡성', '타짜' 등의 음악감독이자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 '이날치'로도 유명한 장영규가 음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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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짜 춤꾼’ 안은미 신작은?…인도네시아와 만난 ‘K무용’
    • 입력 2022-09-02 06:02:38
    취재K

한국인 5명, 인도네시아인 5명. 독특한 전자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보이는 무용수들의 국적이다. 1만 7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섬나라답게 같은 인도네시아 국적이라도 출신이 모두 다르다. 공연 도중 우르르 쏟아져 바닥을 굴러다니는 하얀 공들에도 '다양성'의 의미를 담았다. 하나하나가 무대를 둥둥 떠다니는 조그만 섬이다. 성별 관계없이 치맛자락을 펄럭이는 무용수들은 큰 공 위에 올라타 뛰어오르고, 독무를 출 때도 손가락 사이에 흰 공을 끼우고 등장한다.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괴짜 무용가', '자유인'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안은미의 신작 '디어 누산타라'다.

"거침없이 굴러가는 구형의 운동을 좋아해요. 아시아의 움직임이 사실은 직각이 아니잖아요. 직선도 아니고." 스스로를 '구체(球體)의 여신'이라고 소개한 안은미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의 새 수도인 '누산타라'에 '산책'이라는 뜻을 가진 '잘란잘란'이라는 부제를 붙였지만, 여유롭고 느릿한 산책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무용수 한 명이 작품을 처음 다 끝내고 나서 이건 걷는 게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하더라고요. 알았으니 됐다, 이제 너희는 마라톤의 세계로 갈 거라고 했죠." 오른쪽 왼쪽으로 엉덩이가 움직이는 인도네시아 춤의 특징이 ‘찰랑찰랑’이라는 우리 단어와 비슷해 제목으로 삼았다는 기존 설명을 참고하면 이해가 보다 선명해진다.

무용가 안은미가 신작 ‘디어 누산타라 : 잘란잘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안은미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의 춤꾼들이 만들어 내는 아시아의 새 '몸의 언어'를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 시국에도 자카르타로 건너가 오디션을 봤다. 작품의 주제도 '공존'이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K 무용'의 춤사위에 3천 개 이상의 독창적인 춤 형식을 가진 인도네시아의 개성을 더했다. "예전에는 젊은 친구들더러 한국에 오라고 하면 잘 안 왔어요. '왜 오냐, 한국이 어디냐'. 그런데 요즘은 묻지를 않아요. 이미 드라마를 통해서 한국 말을 하고 있고…. 이때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어요." 안은미가 꿈꾸는 '아시아 르네상스'는 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영화 '곡성', '타짜' 등의 음악감독이자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 '이날치'로도 유명한 장영규가 음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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