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지구촌 비호감’된 중국…왜?

입력 2022.09.02 (10:51) 수정 2022.09.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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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주요 국가 국민들에게 중국이 점점 호감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쟁 관계인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등 아시아, 유럽 주요 국가들까지 중국에 대한 인식이 해마다 나빠지고 있다는 건데요.

어떤 배경이 있는 건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황 기자,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기자]

미국의 여론 조사 업체 '퓨 리서치'가 매년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국민들을 상대로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선호도를 조사해 발표하는데요.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에 대한 선호도가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올해는 19개 국가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물어봤더니, 절반 이상이 중국이 싫다, 고 답한 나라가 16개 나라나 됐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87%가 중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대답해 가장 높았고, 호주 역시 86%. 스웨덴과 미국, 우리나라도 80%를 넘기며,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네덜란드 같은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70%를 넘겼습니다.

[앵커]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 관계인 미국이나 역사, 문화적으로 갈등을 겪었던 동아시아 국가들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유럽 국가들도 반감이 높은 것이 의외인데요?

[기자]

네,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과 중국은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유럽 관광지와 명품가의 주요 고객은 중국인들이었고, 폭스바겐, 지멘스 등 유럽 내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투자를 늘려 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식어가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유럽연합이 발표한 '대(對) 중국 전략 보고서'를 보면, 중국을 '체제적, 경제적 경쟁자'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까지 하나로 이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우려, 또 반인권적인 중국 체제에 대한 반발 등 중국을 두고 유럽의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앵커]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한 시점에 중국발 코로나19까지 터진 거군요?

[기자]

네, 코로나19 대유행도 중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결정타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였습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북서쪽에 있는 곳인데요.

분리 독립을 희망하는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을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탄압해 왔죠.

지난해 유럽연합은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을 이유로는 처음으로 대중국 제재에 나섰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까지 선언했었죠.

이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EU 의원들과 유럽 기업인들을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등 강하게 맞섰습니다.

이런 와중에 올해 초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서면서 유럽과 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습니다.

지난 4월 유럽연합 지도자들과 시진핑 주석이 화상으로 회의를 열었는데, 서로 하고 싶은 말만 하다가 끝난 자리였습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 "어떤 유럽 시민도 러시아의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중국이 유럽에서 평판을 크게 잃는 일이 될 겁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지난해부터 중-EU 관계는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진전을 이뤘고, 중-EU 협력은 새로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최근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두고, 미국과 오랜 우호 관계인 유럽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또 한 번 중국과 대척점에 섰습니다.

[앵커]

유럽과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협력관계라고 하더라도 인권 문제같은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관계가 나빠지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네, 인권과 민주주의 등을 강조하는 유럽과 애국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이 부딪히는 겁니다.

여기에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 패권을 쥐려는 중국과, 미국과의 협력을 우선하면서도 중국과의 사이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해야 하는 유럽의 입장이 양측의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서로 마냥 싸울 수만은 없는 관계인 거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양측 관계가 나빠지는 가운데서도, 유럽연합 기업들의 올 상반기 중국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최근 "중국과 유럽은 동반자이지 적수가 아니"라며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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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2 10:51:30
    • 수정2022-09-02 10:59:39
    지구촌뉴스
[앵커]

전 세계 주요 국가 국민들에게 중국이 점점 호감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쟁 관계인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등 아시아, 유럽 주요 국가들까지 중국에 대한 인식이 해마다 나빠지고 있다는 건데요.

어떤 배경이 있는 건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황 기자,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기자]

미국의 여론 조사 업체 '퓨 리서치'가 매년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국민들을 상대로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선호도를 조사해 발표하는데요.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에 대한 선호도가 해마다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올해는 19개 국가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물어봤더니, 절반 이상이 중국이 싫다, 고 답한 나라가 16개 나라나 됐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87%가 중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대답해 가장 높았고, 호주 역시 86%. 스웨덴과 미국, 우리나라도 80%를 넘기며,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네덜란드 같은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70%를 넘겼습니다.

[앵커]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 관계인 미국이나 역사, 문화적으로 갈등을 겪었던 동아시아 국가들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유럽 국가들도 반감이 높은 것이 의외인데요?

[기자]

네,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과 중국은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유럽 관광지와 명품가의 주요 고객은 중국인들이었고, 폭스바겐, 지멘스 등 유럽 내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투자를 늘려 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식어가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유럽연합이 발표한 '대(對) 중국 전략 보고서'를 보면, 중국을 '체제적, 경제적 경쟁자'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까지 하나로 이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우려, 또 반인권적인 중국 체제에 대한 반발 등 중국을 두고 유럽의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앵커]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한 시점에 중국발 코로나19까지 터진 거군요?

[기자]

네, 코로나19 대유행도 중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결정타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였습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북서쪽에 있는 곳인데요.

분리 독립을 희망하는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을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탄압해 왔죠.

지난해 유럽연합은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을 이유로는 처음으로 대중국 제재에 나섰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까지 선언했었죠.

이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EU 의원들과 유럽 기업인들을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등 강하게 맞섰습니다.

이런 와중에 올해 초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서면서 유럽과 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습니다.

지난 4월 유럽연합 지도자들과 시진핑 주석이 화상으로 회의를 열었는데, 서로 하고 싶은 말만 하다가 끝난 자리였습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 "어떤 유럽 시민도 러시아의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중국이 유럽에서 평판을 크게 잃는 일이 될 겁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지난해부터 중-EU 관계는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진전을 이뤘고, 중-EU 협력은 새로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최근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두고, 미국과 오랜 우호 관계인 유럽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또 한 번 중국과 대척점에 섰습니다.

[앵커]

유럽과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협력관계라고 하더라도 인권 문제같은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관계가 나빠지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네, 인권과 민주주의 등을 강조하는 유럽과 애국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이 부딪히는 겁니다.

여기에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 패권을 쥐려는 중국과, 미국과의 협력을 우선하면서도 중국과의 사이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해야 하는 유럽의 입장이 양측의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서로 마냥 싸울 수만은 없는 관계인 거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양측 관계가 나빠지는 가운데서도, 유럽연합 기업들의 올 상반기 중국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최근 "중국과 유럽은 동반자이지 적수가 아니"라며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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